"정경심 차명계좌 사용 증언 나와...조국 민정수석 재직 시 증권계좌 빌려줘"
"정경심 차명계좌 사용 증언 나와...조국 민정수석 재직 시 증권계좌 빌려줘"
  • 정지영 기자
    정지영 기자
  • 승인 2020.05.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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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영 기자]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단골 미용사가 정 교수 요청으로 증권계좌를 빌려준 사실이 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사모펀드 혐의로 기소된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에서 정 교수가 조국 전 법무장관의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단골 미용실 디자이너에게 '차명 통장'을 받아 더블유에프엠(WFM) 주식 매입 등에 이용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에 정 교수측은 사적 이득을 위해 차명 계좌를 빌린 것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어제(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 교수의 15차 공판에서 사모펀드 혐의 관련으로는 첫 증인인 조국 가족의 헤어스타일링을 담당했던 디자이너 구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구씨는 1차 검찰 조사에서 정 교수에게 돈을 대여했다고만 진술했다가, 2차 조사에서 "1차때 사실과 달리 말했고 가족들과 상의 후 사실대로 진술하기로 했다"며 본인 명의의 삼성증권 계좌를 정 교수에게 대여했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다만 허위진술을 한 것은 정 교수측 요청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검찰은 정 교수가 공직자윤리법상 재산 등록 및 백지신탁 의무를 회피할 목적으로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구씨가 정 교수에게 본인 명의 계좌를 대여한 시점은 2018년 2월로, 당시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하던 때였다. 

구씨는 "2018년 1월말 정 교수로부터 WFM이 곧 외국 회사와 계약할 것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식을 샀다"면서 "제가 좋은 주식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먼저 부탁드렸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보다 구체적인 경위를 묻자 구씨는 "원래 주식을 2년 정도 갖고 있었는데 분할 매수를 조금씩 했다"면서 "당시 주당 4500원까지 떨어져 있는 상태라 정 교수가 미안하다고하면서 처음엔 돈을 꿔주겠다고, 매수를 좀 더 하라고 했는데 거절하고 차명 계좌를 빌려줬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이 "(정 교수가) 주식계좌를 빌려달라고 하면서 (제가) 민정수석 배우자라 주식 거래를 못한다고 했다던데 사실이냐"고 묻자, 구씨는 "네"라고 답했다.

구씨는 정 교수로부터 500만원을 송금받고 이 돈을 다시 자신의 국민은행 계좌로 이체했다가, 삼성증권 계좌로 또 다시 송금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WFM 주식을 대신 매입하는데 쓰였고 이후 추가로 220만원이 구씨 계좌에 송금됐고 추가로 주식을 '대리 매수'했다.

차명계좌 이용 당시, 보안이 취약한 안드로이드가 아닌 IOS 기반으로 한 기기를 사용해 매입한 정황도 나왔다. 검찰이 "IOS를 사용한 이유가 정 교수가 증인 명의 계좌를 차명으로 이용했기 때문이냐"라고 묻자, 구씨는 "네"라고 답했다. 이후 해당 계좌를 9월 20일에 해지한 경위에 대해서는 "(정 교수가) 지금 계좌 같은 것은 없애는게 좋겠다고 해서 없앴다"고 했다.

이밖에도 구씨는 검찰의 1차 조사 이후 조 전 장관(당시 민정수석)에게 전화해 "정 교수에게 계좌를 빌려줬는데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하자, 조 전 장관이 처음엔 놀라면서 "'그런 사실이 있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본인) 피해 보지 말고 사실대로 다시 가서 이야기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경심측 "수익 노린 것 아냐…금전적 도움 주려했다"

정 교수측은 반대신문을 통해 검찰 수사과정에서 구씨에 대한 검찰의 회유나 압박이 있었는지 추궁했다. 정 교수측 변호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검사나 수사관이 '금융계좌 빌려주면 처벌 받는다'는 얘기를 했냐"고 물었고, 구씨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다만 처음부터 한 것 아니고 중간부터 '계속 이렇게 하면 일이 커지고 죄가 커진다'고 했다"고 답했다.

변호인은 "혹시 공직자 가족이라도 3000만원 미만의 주식투자는 제한 없이 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냐"고 했고 구씨는 "모른다"고 답했다.

특히 정 교수측은 수익을 노리고 차명계좌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2018년 2월 12일 정 교수 기억에 따르면 증인이 여유자금이 얼마 없다고 해서 정 교수가 '여윳돈을 계좌에 넣어줄테니 WFM 주식 매수한 후에 수익이 어느정도 발생하면 아들 학비로 사용해도 좋고 가족처럼 함께 가자' 이런 대화를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묻자, 구씨는 "그렇게 말했다"고 증언했다. 또 "정 교수가 구씨 대신 돈을 벌어주고 이익이 나면 구씨가 갖고 손해가 나면 정 교수가 떠안겠다는 말도 했다"고 진술했다.

정 교수는 어머니를 통해 지난 2013년쯤 구씨를 소개받았고, 구씨는 조 전 장관과 아들 등 가족의 헤어스타일링을 담당해왔다.

변호인은 정 교수가 "선생님이 종일 서서 일하니 제가 직접 계좌를 운영해 손해를 좀 만회해야겠다고 했다"고 발언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변호인은 "정 교수가 구체적으로 날짜를 특정해 매수나 매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죠"라고 질문했고, 구씨는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또 정 교수가 2019년 9월 24일 삼성증권 계좌를 정리하며 WFM 주식을 매도할 때 구씨에게 "차명으로 하면 어쨌든 불법이니 걱정되면 계좌를 옮겨도 좋다"고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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