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민주당 총선 압승의 원동력 '민언련'
[박한명 칼럼]민주당 총선 압승의 원동력 '민언련'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5.25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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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활동가 출신 공동대표 선출의 의미

[글=박한명]소위 조중동 최전방 공격수로 통하는 친문 시민단체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지난 3월 공동대표로 김언경 씨를 선출한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대부분의 국민은 김 씨를 잘 모르겠지만 언론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김 씨의 대표선출 의미를 나름대로 파악할 것이다.

좌파매체의 대표선수라 할 만한 경향신문이 기념 인터뷰를 할 만큼 민언련이란 단체의 대표가 갖는 상징성과 비중 그리고 그런 민언련 대표로 이 단체에서 오랫동안 잔뼈가 굵은 활동가 출신으로 그야말로 이 단체가 키워낸 인물이라 할 만한 김언경 씨가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는 사실은 꽤 놀라운 일이라는 점 말이다.

언론 소개에 의하면 학자 출신인 김서중 전 KBS 이사와 민언련 공동대표로 선출된 김 씨는 민언련 ‘언론학교’ 출신의 풀뿌리 시민언론운동가로 1992년부터 민언련 신문, 방송, 주부모니터분과 등에서 언론비평 활동을 지속했고, 민언련 모니터부장, 협동사무처장,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경향신문은 김언경 민언련 공동대표 선출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보통 민언련 대표는 언론인 출신이나 현직 언론학자들이 비상임으로 맡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이번에 순수 시민운동가 출신 상근대표가 탄생했다. 이는 그동안 언론 감시·비평이 ‘동업자 출신 대표’의 눈이 아닌 시민의 눈높이에 맞춰질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미 그는 지상파에서 날카로운 언론비평 단골 출연자로 자리 잡았다.” 활동가 출신이 상임대표를 맡은 것은 민언련 탄생 36년 만의 첫 변화라고 한다. 그만큼 상징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일단 정권의 언론정책 방향을 크게 가늠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때마침 MBC 사장의 수신료 배분요청을 계기로 소위 공영방송 재원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며칠 전 미디어스에 <공영방송 논의의 새 장을 열자>라는 칼럼이 실렸다. 이 글의 요지는 공영방송 거버넌스와 재원구조 논의에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민언련 발 언론정책 폭주 예상

이런 주장은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명분으로 이사회 구성에서 정당추천 관행을 없애고 국민이 직접 추천하는 것으로, 또 수신료 논의에도 납부자인 국민이 참여해야 한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이건 그나마 정당추천을 통해 야당의 의견이 반영돼 오던 관행마저 없애겠다는 뜻이다.

결국 민언련이 공영방송 이사회를 구성하고 경영진을 뽑고 시청자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것과 똑같은 말이다. 방송과 경영에서 보수우파 야당의 목소리나 흔적을 완전히 지우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완벽한 친문방송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니터를 통해 지상파와 종편 채널에서 보수우파 목소리를 내던 패널들을 완벽하게 퇴출시키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활동가 출신을 민언련 공동대표로 선출한 것은 그런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이미 친여단체와 좌파시민단체들은 자기들의 뜻과 목표를 담은 소위 미디어개혁의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80석 여당의 힘을 배경삼아 김언경 씨가 선두에 선 민언련을 필두로 언론 홍위병 세력의 거센 공세와 여론작업이 광풍처럼 몰아칠 것으로 본다.

한 가지 걱정스러운 건 김언경 공동대표의 민언련 독주를 견제할 반대단체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사실이다.

민언련 정도의 인력과 자금력은 비교할 바가 못 될 뿐더러 다른 방향에서 언론 개혁의 의지조차 갖지 못한다는 현실이 안타깝다. 언론 감시를 하던 모니터 활동가가 수십년 뒤 상임대표가 되기까지 민언련의 역사는 어찌 보면 민주당 승리의 역사나 다름이 없었다.

헌법 빼고는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압승 배경에는 민언련과 같은 단체의 지난한 언론감시 활동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었겠나. ‘민주어용상’을 주자는 아이디어를 낸 진중권 교수로부터 비록 제일 먼저 ‘어용화’된 시민단체로 민언련이 꼽히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정권을 만들고 사회를 그들 뜻대로 바꾸는데 민언련의 역할이 컸다는 반증일 것이다.

김언경 공동대표는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언론의 내로남불이 가장 큰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지금의 문비어천가 언론지형은 이런 인식의 결과다.

이런 민언련의 폭주를 누가 막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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