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자급' 압박 통했다…TSMC 미국 공장 짓기로
트럼프 '반도체 자급' 압박 통했다…TSMC 미국 공장 짓기로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20.05.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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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가 미국 애리조나에 첨단 반도체 공장을 설립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미국이 첨단제품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 부품을 대만,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반도체 자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 행정부는 TSMC에 미국에 공장을 지으라고 압박해왔는데 결국 미국 측이 원하는 '투자 선언'을 이끌어낸 것이다.'
TSMC는 15일 발표한 성명에서 약 120억 달러(약 14조7천억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주에 5㎚ 공정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새 공장은 2021년에 착공해 2024년부터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TSMC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업체는 아니다. 하지만 애플, 퀄컴, 엔비디아 같은 미국 업체에서부터 중국 화웨이에 이르는 많은 기술기업이 자체 설계한 반도체 칩이 실제로는 TSMC에서 생산된다.

TSMC의 주력 생산 시설은 현재 대만에만 있다. TSMC가 생산비가 높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 것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화의 시대가 저물고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양분된 블록 위주로 급속히 재편되는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상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TSMC는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해 미국 정부 및 애리조나주와 강력한 동반자 관계를 맺기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노골적으로 TSMC의 미국 투자를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생산 계획에 대해 "공급망이 아니라 (반도체 생산 공정) 전부를 미국에 둬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에 공장 유치를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고 WSJ이 전했다.

특히 애리조나의 공화당 소속 마사 맥샐리 상원의원은 오는 11월 상원 선거에서 어려운 승부가 예상되지만 이번 공장 설립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TSMC의 공장 설립논의는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급속히 진전됐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TSMC 입장에서는 공장 설립으로 트럼프 정부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TSMC는 미국이 설계한 반도체 생산 공정에 따라 생산된 반도체를 중국의 화웨이에 판매할 경우 미국의 승인을 거치도록 한 규제가 통과되지 않게 로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규제가 통과될 경우 상무부는 미국의 주요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 화웨이에 TSMC의 반도체 수출을 금지할 수 있게 된다.

미국 내각의 고위 관료들은 지난 3월 말 규제 도입을 추진키로 했지만 상무부는 발표 시기를 특정하지 않은 채 보류 중이다.

이에 대해 TSMC는 규제에 적용을 받을 경우 수익이 떨어지고 자금 부족으로 미국에 공장 신설이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의 TSMC 경쟁사들이 TSMC 로비가 통할 경우 역차별을 우려하는 등 걸림돌도 있다.

미국 업체들은 현재도 반도체와 첨단 제품들을 중국에 수출하기 위해 상무부의 수출 승인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러한 규제가 TSMC에는 적용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국방부는 군사용 반도체를 미국 회사가 생산하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달 인텔은 국방부에 상업용 '파운드리'(foundry·반도체 위탁생산) 설립을 통한 군사용 반도체 생산을 제안했고, 이에 국방부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인텔 역시 TSMC의 공장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애리조나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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