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칼럼]뉴스타파로 복귀한 최승호에게
[박한명칼럼]뉴스타파로 복귀한 최승호에게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5.07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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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받고 고통 받은 사람들에게 사과부터 하라

[글=박한명]최승호 전 MBC 사장이 본연의 피디직으로 5월 4일 뉴스타파로 복귀했다고 한다. 최 피디는 언론을 통해 “MBC에서 역할을 끝내면 다시 뉴스타파로 돌아오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다시 한 명의 저널리스트로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고민하며 새 인생을 살아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우선 전직 공영방송 사장이 현역 피디로 복귀하는 전례 없는 일의 주인공이 됐다는 사실엔 박수를 보낸다. 사회적 권위나 명예를 따지는 전임들과 비교해보면 현역 복귀는 확실히 사회적으로나 후배 언론인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최 피디는 복귀 후 뉴스타파 구성원들에게 “언론 신뢰도 추락이 우리 사회에 가장 심각한 문제다. 뉴스타파만큼 언론 신뢰도를 올릴 수 있는 매체는 없다고 생각한다” “시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반쪽짜리 정의감을 가진 최승호라는 사람이 언론 현역에 복귀하는 게 과연 사회정의를 위해서 환영할 일인지 의문이 든다. 

최 피디의 비뚤어진 정의감은 이미 MBC 사장으로서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았나.

자신의 경험으로 보니 “해고는 살인과 같다”던 최승호는 역대 유례가 없는 잔인무도한 경영자였다. 한 직원에 대해 한 번도 아닌 두 번 해고하는(김재용 전 부장) 최악의 기록을 세웠다. 사람을 한 번 죽이고 무덤을 파 두 번 죽인 꼴이라고나 해야 하나. 취업규칙 위반이라고 해고한 그를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로 복직 구제하자마자 다시 해고했다.

이뿐인가. 현 모 차장, 박 모 전 국장 등 최 사장이 징계한 직원들은 오히려 문재인 정권 아래 행정기관, 사법기관으로부터 부당징계라는 판정을 받았다.

최승호가 부당하게 근로계약 관계를 끝냈던 십여 명에 가까운 계약직 아나운서들도 구제받았다. 전임 사장들이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주겠다고 이 젊은이들에게 한 약속을 MBC 사장 최승호가 무참히 깼던 것이다. 이들이 그렇게 버림받았던 건 지난 우파정권 시절 경영진 때 채용됐다는 이유 말곤 딱히 찾기 어려웠다.  

다시 정의를 떠들기 전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난장판은 소위 보수정권에서 열심히 일했다는 이유로 어떤 꼬투리라도 잡아 징계를 남발했던 소위 적폐청산 차원의 최승호의 정치보복과 마찬가지 맥락에서 벌어진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다 못해 생존위협에까지 이른 심각한 경영난은 최승호 사장 시절에 결정적으로 악화됐다는 사실까지 굳이 꺼낼 필요가 없을 것이다.

이 칼럼은 “언론 신뢰도 추락이 우리 사회에 가장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최승호의 언론 현업 복귀가 박수쳐줄 일인가, 아니면 걱정거리가 또 하나 생긴 일인가를 따져보자는 게 목적이다.

자기 생각과 다르다고 사장 지위를 이용해 불법적이고 정치적인 보복을 남발하는 수준의 공적 마인드로 사회고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그것이 과연 대한민국 국민과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프로그램이 될 수 있느냐의 문제다. 또 그런 프로그램이 최승호의 바람대로 언론 신뢰도를 높일 수 있을까 아니면 정반대로 더욱 깊은 나락으로 추락시킬까.

일부 언론은 최승호가 1986년 12월 MBC에 입사해 ‘방송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PD저널리즘을 개척한 대표 언론인이라며 칭송한다. 2005년 한학수 피디와 함께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파헤쳤고 2010년 PD수첩 ‘검사와 스폰서’, ‘4대강, 수심 6미터의 비밀’ 편 등을 통해 ‘한국PD대상’, ‘한국방송대상’, ‘송건호언론상’, ‘안종필언론상’ 등 각종 언론인상을 휩쓸었다고 추켜세운다.

그러나 이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

다른 반쪽에선 광우병 허위보도 등으로 멀쩡한 보수정권을 반쯤 죽이는데 앞장선 MBC 선동 언론인이자 주역 중 한 명이다.

최승호는 2010년 출간된 <PD수첩 진실의 목격자들> 책에서 “쇠고기 수입 협상이라는 사안이 터졌을 때 ‘PD수첩’이 취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거고, 당시 옳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을 방송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건 그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실들엔 눈을 감는다는 의미가 된다.

다시 현업에 복귀한 만큼 최승호는 자신이 생각하는 정의를 다시 따를 것이다. 그 정의감에 고통 받은 많은 사람들이 아직 MBC에 남아있고, 견디다 못해 뛰쳐나간 사람들도 많다. 최승호는 다시 언론인으로서 정의를 떠들기 전에 이들에게 진솔한 사과부터 하는 게 맞다. 그게 사람 된 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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