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칼럼]통합당 총선 참패의 또 다른 원인
[박한명칼럼]통합당 총선 참패의 또 다른 원인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4.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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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연구원, 당사무처는 제 역할을 했는가

[글=박한명]더불어민주당이 총선에서 압도적인 대승을 할 수 있었던 요인은 우한 코로나 사태가 결정적이었지만 민주당은 디테일한 면에서도 미래통합당을 압도했던 선거였다.

예컨대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양정철 원장 체제에 들어서 빅데이터를 도입해 선거에 활용했다. 이동통신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선거용 시스템을 구축해 가입자의 수년 동안의 이동 동선과 소비 유형 등을 파악해 선거운동에 활용했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개인정보가 특정 개인의 것인지 공개되지 않는다면 정보 활용이 가능한 점을 이용해 빅데이터에 기반한 상업용 서비스를 선거에 접목해 성공했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후보자들이 놓치기 쉬운 지역구 숨은 골목길까지 찾아내서 아침과 저녁 인사 시간과 장소 등의 일정을 짜는 것 현수막 위치, 공약까지 연계해 활용했다고 한다. 이런 빅데이터 활용이 디테일이 승부를 가를 서울 경기 수도권 격전지 민주당 승리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추론은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미래통합당의 선거 전략은 어떠했나.

당원도 아닌 필자가 그 속사정이야 자세히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언론에 비친 행태들만 봐도 한숨이 나올 정도였다. 자기들이 뭘 하겠다는 가장 기본인 메시지조차 없었다. 고작해야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자는 구호뿐이었는데, 경제든 탈원전 에너지 전략이든 설득력 있고 호소력 있는 주장을 내놓는 걸 듣지 못했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경우도 지급 자체를 반대하다 갑자기 전 국민에 50만원을 주겠다고 입장이 바뀌었고 당내에선 그것 가지고도 서로 맞다, 틀렸다 옥신각신하면서 의견일치가 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은 이걸 무조건적인 ‘반대 정당’ 이미지라서 그렇다고 하지만 식상한 분석이다. 누구는 이렇게, 누구는 저렇게 메시지가 오락가락하고 혼선만 일으키는 정당이 어떻게 유권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겠나. 이런 메시지도 당의 싱크탱크라는 여의도연구원에서 수렴하여 선거 전략차원에서 연구, 실행됐었어야 했던 것 아닐까. 

관료화된 당 씽크탱크, 사무처 개혁이 절실

여의도연구원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르겠다. 필자가 모르는 어떤 장한 노력들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 며칠 전부터 떠돌던 얘기이자 전략이라곤 정확하기로 소문난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한 막판 여론조사에서 통합당이 개헌 저지선조차 위험해질 수 있으니 지지해달라는 호소 뿐이었다.

온라인과 SNS 상에서 사무처 당직자나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보이는 사람들, 당원들, 현역 의원 보좌진들이 개헌저지선만큼은 지켜달라는 징징거림뿐이었다.

이 얘기는 곧 통합당의 선거 전략이라곤 사실상 없었다는 고백과 마찬가지였다.

정권과 여당이 눈에 뻔히 보이도록 우한 코로나 정국을 선거에 이용하는데도 통합당은 메시지도 없었고 대응전략도 없었다. 조국사태 이후로 여권 실세들이 연루된 사모펀드, 성추문 등 여권발 악재들이 계속 터지는데도 무엇 하나 제대로 활용해 공격하는 경우도 없었다. 한마디로 속수무책이었다.

그 와중에 유튜버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온갖 게이트급 의혹, 비리를 당에 제보해도 당직자들이 꼼짝 않는다는 얘기들이 나왔다. 관료화된 체질의 사무처 당직자들이 여당 공격거리를 자기들이 알아서 차단한다는 불만이었다. 당직자들을 스카이대 출신 학벌 좋은 고학력자들로 채워놓으면 뭘 하나. 이념과 정신이 빠져있으면 무용지물이다.

예컨대 미디어담당 당직자들이 미디어를 잘 모른다는 것이 미래통합당의 현실 아닌가.

당 재건 작업에 들어간 통합당은 연구 없는 여의도연구원 뿐만 아니라 ‘철밥통’의 좋은 직장 정도로 전락한 당 사무처도 획기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보신주의에 찌든 무능력자들은 정리하고 열정이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능력자들로 채워야 한다. 당의 뼈대와 같은 싱크탱크와 사무처를 과거 그대로 가져가면서 통합당이 혁신하겠다는 건 거짓말이다.

이번 총선에서 극명한 결과를 가져온 여야의 싱크탱크, 사무처 문제 등을 간과한다면 통합당의 미래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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