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10배' FX마진거래 200% 급증
'레버리지 10배' FX마진거래 200% 급증
  • 이준규
    이준규
  • 승인 2020.04.2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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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환율 변동성 커진 영향…'원유 선물 ETN'처럼 투기성 짙어

환율 변동성에 투자하는 외환 차익거래(FX마진거래) 규모가 200% 넘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FX마진거래는 두 개 통화(通貨)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고위험·고수익 금융투자상품으로 개인 투자자가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 '개미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다.

 레버리지(차입투자) 비율이 10배로 최근 개인 투자자 거래가 급증한 원유 선물 연계 상장지수증권(ETN)처럼 투기성이 짙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의 FX마진거래 대금은 총 213억5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1% 늘었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로 계산하면 약 26조원 규모다.

 지난달 FX마진거래 거래량은 19만4천212계약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93.9% 증가했다.

 FX마진거래 대금은 1월 54억7천만달러에서 2월 98만6천달러로 증가한 데 이어 지난달 폭발적으로 증가해 단숨에 200억달러 선을 넘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식·원유와 마찬가지로 환율 변동성이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FX마진거래는 환율 변동성이 높은 국가의 통화를 사고팔아 환율 변동에 따른 손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156.4원에서 올해 1월 말 1,191.8원, 2월 말 1,213.7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지난달 말에는 1,217.4원으로 올랐다.'

 특히 지난달에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하며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달 19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하루 40원 폭등해 1,285.7원으로 마감하며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가 바로 다음 날에는 한국은행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60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39원 넘게 폭락했다.

이처럼 환율 변동성이 커지자 '한방'을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FX마진거래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FX마진거래의 증거금률은 10%이고 계약당 기본 단위는 10만달러다.

1만달러를 국내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맡기면 레버리지를 활용해 그 10배인 10만달러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다.

이 경우 환율이 5%만 변동해도 ±50%의 수익을 내거나 손실을 본다. 투자 방향이 다를 경우 작은 환율 변동만으로도 강제청산을 당해 전액 손실을 보고 '깡통계좌'가 될 수 있다.

이처럼 투기성 짙은 금융투자상품이지만 개인 투자자의 리스크(위험)에 대한 인식이 미흡해 손실을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외화 변동성이나 손익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단타매매 위주로 이뤄지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FX마진거래를 하려면 원화, 달러, 유로화 등 상대적인 통화가치 변동 폭과 환율 변동 폭을 동시에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금융당국이 2012년 증거금률을 기존 5%에서 10%로 상향 조정한 것도 조사 결과 개인 투자자의 90%가량이 손실을 보고 있다는 결과를 토대로 진행한 것이다.

FX마진거래가 '개미들의 무덤'으로 악명을 떨치자 투자 매력을 줄여서라도 개인 투자자들이 해당 시장과 거리 두기를 하도록 만든 것이다. 환 헤지라는 순기능보다는 투기 부작용이 더 우려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당국이 칼을 빼 들자 FX마진거래 규모는 감소세를 보였지만 지난달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다시 기록적인 수준으로 급증한 것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고위험·고수익 금융투자상품에 대해 경계할 것을 당부했는데 소비자경보가 발령된 레버리지 원유 선물 ETN 상품이 원유 가격 급등락과 연계된 상품이라면 FX마진거래는 환율과 연계된 고위험 상품이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금융권 간담회에서 "아직 경제 및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데도 고위험·고수익 금융상품 판매가 다시 증가할 조짐을 보인다"며 "투자자들은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냉정하게 투자 판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FX마진거래 증거금률을 높이고 교육도 받게 하는 등 진입장벽을 높이긴 했는데 원유 선물 ETN 상품도 그렇고 모르는 사람들이 들어와 투기적인 거래가 횡행하는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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