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계륵이 된, 보수우파 유튜버들
[박한명 칼럼]계륵이 된, 보수우파 유튜버들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4.2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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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와 코인 따먹기 시장판이 된 유튜브 여권 도우미로 전락

[글=박한명 기자]역대 최악의 참패로 끝난 이번 총선 이후 보수우파 성향의 유튜브가 화두로 떠올랐다.

선거 참패의 원인 중 하나가 우리끼리 확증편향이나 강화한 유튜브에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 때문이다. 이 문제를 공론장에 가장 먼저 꺼낸 건 필자였던 것 같다.

수일 전 칼럼에서 보수야당이 기성언론이 편향적이고 자기들 말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언론대응을 포기하고 유튜브에 기대 것은 패착이라고 했다. 기성언론들도 이 문제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 같다. 예컨대 조선일보의 경우 22일 관련 보도를 통해 ‘가까이 하기엔 부담스럽지만 멀리하기엔 아쉬운’ 계륵과 같은 존재가 유튜브로서 이들 유튜버들과 적당한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식의 결론을 내렸다.

본인이 유튜버이자 유튜브의 피해자이기도 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이 문제를 거론했다. 자기 페이스북에 모 유튜버의 공천 관련 유착 의혹을 제기하면서 “유튜브가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방송되고 운영 되어야 하는데 거짓 낚시성 선정성 기사로 조회수나 채워 코인팔이로 전락하는 모습은 앞으로 정치 유튜브 시장의 몰락을 초래 할 수도 있다.”고 했다. 

홍준표는 그러면서 “유튜버들의 각성이 없으면 앞으로 격심한 회오리바람이 몰아쳐 올지도 모른다는 느낌을 요즘 갖는다.”는 소감을 남겼다.

필자 역시 이 부분에 크게 공감한다. 이전 칼럼에서도 소개했지만 구독자수가 수십만 이상인 대형 유튜브 채널들이 매일같이 한 방송이라곤 보수야당 당 대표를 싸고도는 빠돌이짓 아니면 여론조사는 조작이라고 선동하거나 정권에 대한 무조건적인 증오심을 심는 것, 별 근거도 없이 무조건 우리가 승리한다는 마취약 방송이었다. 그 결과가 현실감각의 완전한 마비, 처참한 총선 성적표였다.

예컨대 백만이 넘는 어떤 유튜브 채널은 “통합당 170석 가능한 3가지 이유” “한국 여론조사는 국제기준 미달” “황교안 현장 민심 역전했다” “사전 투표율 문재인을 심판했다” 등 이런 방송으로 소위 보수우파를 우물안 개구리로 만들어버렸다. 대형 유튜브 채널들은 냉정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도 대개 “그럴 리가 없다”며 빅데이터 결과는 다르다며 여론조사 결과를 불신하는 허황된 여론을 퍼트렸다. 

총선 폭망과 유튜버들의 책임론

보수우파는 그렇게 유튜버들이 만든 가상현실 속에서 ‘트루먼 쇼’의 삶을 살고 있었다.

선거가 끝난 지금 유튜브 세상은 또 다른 음모론으로 가득하다. 보수우파는 대체 언제까지 코인팔이들에 낚여 팔딱거리는 신세를 벗어날 건지 암담하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야당의 참패 원인은 분명하다.

국민이 우한 코로나 사태를 지휘하는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현대판 막걸리·고무신 선거의 재현 ‘코로나 재난지원금’ 살포 위력도 대단했다.

대통령이 매일같이 방송에 나와 돈을 퍼주겠다는데 안 넘어갈 국민이 어디 있겠나. 이 무지막지한 관권·금권선거 광풍 속에서도 갈등과 분열, 사고만 친 야당 지역구 후보에게 우리 국민은 온갖 유혹을 뿌리치고 무려 총 1191만5277표를 주었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얻은 1434만5425표보다 불과 8.8%정도 밖에 뒤지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이 결과를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강경 유튜버들에 휘둘려 중도 확장에 실패한 탓이라고 했지만 틀린 분석이다. 

극단적인 주장이 아니라 사실과 다른 주장, 현실과 거리가 먼 주장으로 지지자들이 좋아할만한 사탕발린 얘기만 하느라 현실적인 얘기에 고개를 돌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과 거리를 둬야한다는 조선일보의 조언이 적절한 대안이 되기도 힘들다.

공영언론이든 상업언론이든 방송 전체가 사실상 문재인 정권 휘하에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현실 아닌가. 그런 상황에서 야당에 비우호적이고 적대적인 기성언론 현실을 바꾸지 못하는 이상 유튜브 의존도는 계속 높을 수밖에 없다. 실천이 어렵긴 하지만 해법은 있다.

필자가 앞선 글에서도 말했듯 기초부터 시작해야 한다. 미디어정책이란 걸 만들고 처음부터 실천해야 한다. 혼탁한 유튜브 시장도 스스로 개선해야 한다. 여당이 선거에서 이기면 몇몇 유명 채널은 손을 보지 않을까 했지만 지금 하는 걸 보면 그냥 놔두지 싶다. 자기들끼리 조회수와 코인 따먹기 경쟁하면서 자멸하며 여당 선거에 도움을 주는데 왜 굳이 손을 대겠나.

유튜버 스스로 자정운동을 벌이고 시청자들도 황색보도로 시청자를 우롱하는 채널은 절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모두가 각성하지 않으면 모두가 다 같이 필망한다는 대오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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