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대혁명 후 처음 역성장한 중국…고강도 부양 '초읽기'
문화대혁명 후 처음 역성장한 중국…고강도 부양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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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7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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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중국 경제에 끼친 충격이 예상보다 컸다.

    중국이 온 나라를 혼란 속에 밀어 넣은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근 반세기 만에 처음 경제 역성장을 경험했다.

    17일 발표된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8%로 관련 통계가 있는 1992년 이후 가장 낮았다.

    1978년 개혁개방 이후 고속성장을 구가한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률을 경험한 것은 수십년 만이다.

    연간 기준으로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근 반세기 전인 1976년(-1.6%)이 마지막이었다.

    아울러 3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1∼3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 모두 1∼2월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2월 6.2%까지 치솟은 도시 실업률도 3월 5.9%로 소폭 낮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월의 극적인 붕괴에 이어 3월에도 여전히 중국 경제가 높은 압력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확산이 가장 먼저 시작된 중국은 1월 23일 인구 1천100만명의 대도시인 우한(武漢)을 전격 봉쇄하는 등 전국적인 규모의 '셧다운'에 들어갔다.

    사람의 이동이 제한되고 물류가 멈춰서면서 공장의 가동이나 기업의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걷잡을 수 없는 전염병 확산을 막고 주민의 건강과 생명을 챙기기 위해 '세계의 공장'을 멈춰세울 수 밖에 없었던 고육책은 이처럼 참혹한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예견됐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 초점은 이제 중국이 얼마나 빨리 경기를 반등시킬 수 있을지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바탕으로 조속히 경제를 정상화해 경기를 브이(V)자 형으로 반등시키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3월의 경기 개선 추세가 마땅히 계속 이어져 2분기 경제는 더 좋아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면 하반기 경제는 상반기보다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와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1.2%, 9.2%로 제시했다. 여기에는 중국이 2분기 이후 비교적 빠른 속도로 경제를 정상화할 것이라는 판단이 깔렸다.

    중국 안팎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피해가 구체적으로 파악된 만큼 중국 당·정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고강도 부양 노력을 펼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연초부터 중국 당·정은 지급준비율 인하를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 점진적 시장 금리 인하 유도, 중소기업 등 취약 계층 저리 대출, 지방정부 인프라 조기 투자 독려 등 경기 부양책을 펴왔지만 아직 본격적 부양 프로그램이 가동되지는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5.9%, -7.5%로 떨어진 미국이나 유로존 등 선진국보다는 여유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중국 역시 경기 부양이 절박한 것은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전쟁으로 시름하던 많은 중국 경제 주체들이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충격으로 큰 위기를 겪고 있다.

    가장 먼저 닥친 것은 실업과 급여 삭감, 기업 도산의 위기다. 공식 통계상의 도시 실업률은 5.9%지만 여기에는 도시의 기층 민중인 농민공의 실업 현황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

    중국 경제계 일각에서는 이미 중국의 실업자 수가 2억5천만명에 달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폐업 기업도 속출 중이다. 기업 정보 플랫폼인 톈옌차(天眼査)에 따르면 1분기 46만개가 넘는 중국 회사들이 문을 닫았다.

    대규모 인명 피해에 이어 경제마저 크게 악화한다면 중국공산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도력이 심각히 도전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올해 GDP를 2010년 GDP의 두 배로 늘림으로써 역사적 대업이자 '100년의 목표'인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 완수를 선언하려는 시 주석을 난감하게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 중국은 당초 올해 최소 5.6%가량의 경제성장률을 달성해야 했는데 현재 상황으로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하다.

    구체적인 경기 부양 계획은 이르면 5월로 예상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 회의 개막식에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직접 할 정부의 올해 업무보고 때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대체로 무제한 양적 완화 등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펴는 서방 선진국들과 달리 재정 정책에 더 무게를 실은 경기 부양 대책을 펼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공격적인 재정 정책의 방향성은 이미 확정된 상태다.

    중국공산당 정치국은 지난 3월 말 회의를 열고 ▲ 특별 국채 발행 ▲ 재정 적자율 상향 ▲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발행 규모 확대를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2007년 이후 13년 만에 부활시킨 특별 국채를 최대 3조위안(약 517조원)어치까지 찍어 인프라 투자 및 기업 지원 자금 등으로 쓸 것으로 예측한다.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런쩌핑(任澤平) 헝다연구원 원장은 작년 2.8%였던 재정 적자율이 올해 3.5%까지 늘어나고, 작년 2조1천500억 위안 규모였던 지방정부의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가 올해 1∼3조위안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 주석이 이끄는 현 지도부는 대규모 부양책의 부작용을 경계하고 있다.

    최근 들어 중국 당·정이 인프라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도 5세대 이동통신(5G) 등 '신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집권 때 부양책과 차별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후진타오 시절인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처하고자 4조위안대의 초대형 부양책을 펼쳐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인위적인 경기 부양은 지방정부 부채 급증, 부실기업 양산,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남겼다.

    재정 정책과 달리 중국이 통화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설 공간은 그리 넓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2015년 10월 이후 4년 이상 1년 만기 수신 기준금리와 대출 기준금리를 각각 1.50%, 4.35%로 유지 중이다.

    인민은행은 올해 들어 총 이미 세 차례에 걸쳐 지준율을 내려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고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정책 자금 금리 인하를 통해 점진적인 시중 금리 인하를 유도했다.

    또 봉쇄 조치로 어려움이 컸던 후베이성 기업과 개인사업자들에게 재대출을 통해 특별 저리로 자금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대부분 조치는 대체로 취약 대상 지원에 초점이 맞춰졌고 전면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통한 무차별적인 경기 부양은 지양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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