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타락한 언론의 얼굴, 김의겸과 정필모
[박한명 칼럼]타락한 언론의 얼굴, 김의겸과 정필모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3.2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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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자유의 시대, 루비콘 강을 건널 것인가

[글=박한명]총선 결과에 따라 어쩌면 대한민국 언론은 더 암울한 시대를 맞을지 모른다. 문재인 정권 언론장악의 핵심 주역들이 이번 총선에 속속 출마한다.

지난 해 이맘 때 쯤 필자는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는 것은 그것을 남용하려는 사람뿐”이라는 말을 남겼다는 독일 극작가 괴테를 인용한 적이 있다.

국가기간방송으로서 국민 안전을 생각하는 재난방송엔 소홀하면서 수상한 종북단체의 김정은 찬양 인터뷰는 적극적으로 방송하는 KBS의 한심한 작태 때문이었다. 최근 소식을 들으면서는 이 나라 언론 수준이 어디까지 추락하는 것일까 하는 생각에까지 미치게 된다.

KBS 부사장 출신 정필모 기자가 더불어민주당 공식 참여 비례연합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후보로 선정됐다. 유력 순위권이라는 8번을 받았다. K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이창현 교수는 처음 비례 8번을 받았다가 예비명단에 포함됐다고 한다. 정필모는 부사장자리에서 물러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이창현은 위원장직 사퇴 이틀만이다. 둘 다 언론 개혁을 위해서란 핑계를 댔다. 

정필모가 누군가, 문재인 정권의 소위 언론 적폐청산의 주역이다.

말이 적폐청산이지 보수정권 시절 임명된 사장 이하 경영진, 기자와 피디에 보복하기 위한 작업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왜 좌파와 민주당에 유리하게 보도하지 않았는지, 왜 보수정권을 홍보하는 보도를 했는지, 언론노조가 차지해야할 밥그릇을 왜 빼앗았는지 당사자들을 골라내 주리를 틀고 망신을 주어 쫓아내려는 음흉한 정치공작이었다.

이 사람은 부사장으로 임명 당시에도 문제가 많았다. 회사에 알리지도 않고 외부강연을 하여 수천만원대 금품을 받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았다. 박사 학위 취득과정에서 회사에서 무단이탈했다는 불법 의혹도 받았다. 사규를 무시하고 겸직, 부당 부수입을 올린 게 감사원에 적발돼 징계요구까지 받았지만 징계절차를 밟다가 유야무야 끝나고 말았다. 자기식구(노조)들로부터 “불법 종합세트”라는 비판을 받은 사람이다. 

언론자유를 팔아먹은 언론인들

이런 사람과 비슷한 불법 의혹덩어리들이 만드는 방송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KBS시청자위원회 위원장이 나란히 여당 측 비례공천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이 정도면 KBS 보도가 왜 그 지경이 됐는지 알만하지 않은가. 누적 적자 2천억 원대의 기록적인 ‘마이너스 손’ 능력을 자랑하고도 뻔뻔하게 ‘특별 공로금’까지 챙기려 했다는 최승호 전 MBC 사장까지 공천명단에 이름을 올렸더라면 볼만했을 것이다.

참 기막힌 재주를 지닌 부동산 투자의 대가 한겨레 출신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의 비례공천도 빼놓을 수 없다.

김의겸은 열린민주당 4번을 받았다.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고 못 이기다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이젠 멈춰설 시간”이라더니 말을 바꿔 “국민들의 부름에 응했다”며 다시 등장했다. 김의겸을 불렀다는 국민과 김의겸의 부도덕, 파렴치를 꾸짖는 국민이 다른가. 김의겸을 부른 국민과 꾸짖는 국민 중 어느 쪽이 나라를 생각하는 국민인가. 

이쯤에서 괴테가 했다는 말 “언론의 자유를 부르짖는 것은 그것을 남용하려는 사람뿐”이란 격언을 새삼 떠올린다. 이 말을 “언론의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그것을 악용하려는 사람뿐”으로 고쳐 들으면 우리가 한 달 여 뒤에 마주하게 될지 모를 ‘신세계’를 정확히 묘사하는 것 아닐까.

2012년 11월 영국 수상 데이비드 캐머런은 “언론규제를 위한 법을 만든다면 영국은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고, 언론자유를 규제하는 법을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 수호에 돌이킬 수 없이 치명적이라는 얘기다.

언론인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김영란법)’에 포함시킨 건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보기 드물게 수치스런 일이었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감시하고 비판해 그들의 권력 남용을 강력히 견제해야 할 언론인들이 공직자들과 나란히 부정부패의 처벌 대상에 오른 것은 대한민국 언론의 타락상도 우려할 정도가 됐다는 뜻이다.

정필언, 김의겸 공천은 단적인 예다. 권언유착 타락상이 극에 다다랐다. 언론의 자유는 그야말로 이제 루비콘 강을 건넌 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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