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인터뷰] '이낙연의 언어' 저자 유종민, "언어가 사람을 만듭니다"
[FN인터뷰] '이낙연의 언어' 저자 유종민, "언어가 사람을 만듭니다"
  • 신성대 기자
    신성대 기자
  • 승인 2020.03.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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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낙연의 언어(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 출간

 

이낙연의 언어 / 타래
이낙연의 언어 ㅣ저자 유종민 ㅣ타래

[신성대 기자] 촌철살인 화법으로 유명한 이낙연 전 총리의 언어에 대해 심도 있게 분석한 책이 나왔다. ‘이낙연의 언어’(유종민 저, 도서출판 타래)가 그것이다. 2017년 출간된 ‘총리의 언어’ 개정 증보판이다. ‘총리의 언어’는 2017년 문재인 정부 첫 대정부질문을 맞아 이 전 총리의 부드러운 카리스마 화법을 분석한 책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총리의 언어’가 이낙연이라는 인물에 더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 출간된 ‘이낙연의 언어’는 이순신, 볼테르, 한비자를 중심으로 이 전 총리의 글과 말, 생각을 깨알같이 분석했다. 이 책을 쓴 유종민 저자를 만나 인터뷰 했다.

Q. 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대한 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전 총리의 ‘언어’에 대한 책이다. 그는 2000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20년 넘게 정치 생활을 한 ‘뼛속까지 정치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정치인에 앞서 21년간 기자생활을 한 기자 출신이다. 그는 21년을 기자로서, 또 20년을 정치인으로 살았으니 그의 인생의 5할은 기자요, 남은 5할은 정치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는 또 4선 국회의원을 내리 지내면서 다섯번의 대변인직을 수행했다. 정당의 입으로서 국민 앞에 섰다. ‘이낙연’이라는 인물을 떠나 21년간 기자로서 단련된 ‘글쓰기’와 20년간 정치인으로서 훈련된 사람의 ‘말하기’는 무엇인지 밝히고자 했다.

Q. 부제인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의 의미는?

이낙연 전 총리는 말과 글에 있어 간결하고 정제된 표현을 사용했다. 이것은 비단 말과 글 뿐만 아니었다. 그는 평소 자신을 낮추는 것을 소신으로 삼았다. 스스로를 낮추다 못해 ‘남루하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았다. 꾸미지 않고 소박했고, 소박하다 못해 남루했다.

그의 삶을 품사로 얘기하면 ‘형용사’가 아닌 ‘동사’였다. 무엇이 되기보다 무엇을 했다. 꾸미는 것에 신경쓰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는데 시간과 공을 들였다. 남들이 책상에 앉아서 고민할때 현장을 누볐다. 스티븐킹은 “지옥으로 가는 길은 부사로 덮여 있다.”고 말했는데, 그는 스스로의 수식어구에 갖혀 못 나아가는 것이 아닌 동사로서 길을 열어 나갔다. 형용사가 아닌 명사와 동사의 삶을 살아온 그의 삶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 부제로 삼았다.

Q. ‘총리의 언어’와 무엇이 달라졌나?

‘총리의 언어’가 이낙연 전 총리 인물에 대해 초점을 두었다면 이번 ‘이낙연의 언어’는 그의 언어관을 체계화 하였다. 이미 ‘총리의 언어’를 읽은 독자에게는 이 전 총리의 언어관을 다시한번 정리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아직 읽지 못한 분에게는 그동안 국회의원, 전 국무총리로 알려진 이낙연이라는 인물을 다시 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책을 다 읽고 덮을 즈음에는 ‘이낙연’이라는 익숙한 인물은 사라지고 20년 동안 말과 글을 다듬은 낯선 이만 덩그러니 남아 있기를 기대한다.

Q. 이낙연 전 총리의 언어를 어떻게 분석했나?

쓰기, 말하기, 생각하기 세가지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그것들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다.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말과 글은 생각을 이루고, 생각은 말과 글로 드러난다. 이 전 총리의 말과 글을 통해 한 사람의 언어 내공이 어떻게 완성되는지 살펴보았다.

 

"이 책은 글을 쓰는데 난항을 겪고 있거나 상대에게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에게 약이 되기를 바란다"는 유종민 작가는 현재 한국경제TV에서 파트장으로 재직중이며, 깨움연구소 소장이다.
"이 책은 글을 쓰는데 난항을 겪고 있거나 상대에게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에게 약이 되기를 바란다"는 유종민 작가는 현재 한국경제TV에서 파트장으로 재직중이며, 깨움연구소 소장이다.

Q. 1부 ‘쓰기의 언어’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이순신의 글쓰기는 무엇이 같은가?

이순신의 글은 ‘난중일기’를 통해 알 수 있는데, 문장 속에 단어 보다 침묵이 더 많이 들어 있다. 짧고 단호하며 공정하다. 군량미를 훔친 자를 처벌한 글을 쓰면서 “군량미를 훔쳤다. 목을 베었다”가 끝이다. 목이 떨어져 나간 자에 대한 연민과 감정선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공과 사가 분명하며 사실과 감정이 엄격히 분리되었다. 쌀 한 되까지 적는 디테일이 있고, 치열할 정도로 팩트에 충실하기도 하다. 20년 넘게 기자 생활에 한 자가 글을 쓴다면 응당 이렇게 써야 했다. 이순신의 관점에서 ‘이낙연의 글쓰기’를 분석했다.

Q. 2부 ‘말하기의 언어’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와 불테르를 비교하였는데?

볼테르의 대표적인 명언 중에 “나는 당신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그것을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위해 죽을 때까지 싸울 것이다.”가 있다. 언론의 자유와 관용의 정신을 강조한 말이다. 20년 넘게 언론계에 몸 담았던 이 전 총리에게는 각별한 문장이다. 볼테르는 촌철살인과 같은 화법으로 당시의 정치와 종교의 폐단을 지적했다. 볼테르의 ‘칸디드’를 읽은 아나톨 프랑스는 “볼테르의 손 끝에서 펜은 달리며 웃는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것은 ‘말을 옮기면 그대로 글이 된다’는 이 전 총리의 화법과도 맞닿아 있었다. 볼테르는 또 “형용사는 명사의 적이다.”라는 말을 남겼는데, 정제되면서도 상대의 허를 찌르는 이 전 총리의 화법이 그러했다.

Q. 3부 ‘생각의 언어’에서 이낙연 전 총리와 한비자의 세계관 차이는?

이 전 총리는 국무회의 때 한비자의 말을 인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즉 “정곡을 찌르면 목숨을 잃을 것이요, 정곡을 벗어나면 자리를 잃을 것이다.”로, 목숨과 자리 둘 중 하나는 내걸고 일하자고 한 말로 알려져 있다. 중용의 미덕을 강조한 것인데 이는 여러 곳에서도 나타난다. 한비자는 정치를 위한 3가지 도로 이익, 힘, 명분을 꼽는데, 이익은 민심을 얻는 근본이고, 힘은 법령을 시행할 추진력이며, 명분은 모두가 따라야 할 근거이다. 이 중에서 실행력인 힘을 가장 중시했다. 이 전 총리 역시 성장과 포용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실용적인 해결이 필요하다는 실용적 진보주의를 주창했다. 두 사람간 사상적 연관성을 엿볼 수 있다.

Q. 4부 ‘정치의 언어’에서는 무엇을 얘기했나?

왜 아무리 멀쩡한 사람도 정치인만 되면 막말을 하는가 라는 기본 질문부터 이 전 총리의 화법이 화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정치 현실을 거꾸로 되 짚는다. 또 그가 한 말 중 언론에 잘 소개되지 않은 어록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끝으로 부록에는 이 전 총리의 가족사 부터 취미나 하물며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인간 이낙연을 알고자 하는 분에게 도움이 되는 내용을 넣었다.

Q. 이 책을 읽은 독자가 도움될만한 내용은?

매 장 마지막에는 실전 쓰기, 말하기, 생각하기 지침을 요약해서 기술했다.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기 위해서 가져야할 기본 자세와 그러기 위해서는 생각의 틀을 어떻게 가져가야하는지 정리했다. 글을 쓰는데 난항을 겪고 있거나 상대에게 자신의 말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에게 약이 되기를 바란다. 

Q. 끝으로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말과 글은 생각을 이루고, 생각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거꾸로 인생을 바꾸려면 말과 글을 바꿔야 한다. 단순히 글 잘 쓰고 말 잘하는 것으로 그친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잘 쓰고 잘 말해야 한다. 인생이 바뀌기 때문이다. 글쓰기, 말하기 책이 시중에 연일 쏟아지는 것이 그 반증이다. 부단한 노력과 의식적인 훈련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여기 20년 동안 말과 글을 다듬은 한 인물의 노하우와 생생한 경험이 있다. 이 책 한권에 그것을 다 담을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언어의 내공을 탐구하는 과정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지난한 탐사 과정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바란다.

유종민 작가는 현재 한국경제TV에서 파트장으로 재직중이며, 깨움연구소 소장이다. 2018년에는 명작동화의 폐해를 지적한 ‘나쁜 동화가 아이를 망친다’를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이외에도 저서로는 ‘하사비스처럼 알파고하라’, ‘FUN WORK, 알짤릴만큼만 일해라’, ‘세월호, 꿈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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