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 정확도 논란…학회 "현재 RT-PCR이 세계 표준"
코로나19 검사 정확도 논란…학회 "현재 RT-PCR이 세계 표준"
  • 박준재 기자
    박준재 기자
  • 승인 2020.03.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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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신뢰 의심할 여지 없어…미국 FDA도 국내 진단키트 4개 심사 중"

대한진단검사의학회 "국내 시행 RT-PCR이 코로나19 진단검사 '스탠더드'"
복지부·질본, 미국 의회서 언급된 진단키트는 국내서 안쓰는 '항체검사법'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업체 '씨젠'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뒤집히는 사례가 잇따르고 미국에서도 한국의 진단키트를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진단검사의 정확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국내 진단검사의 정확도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미국에서 언급된 진단검사법은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항체 검사법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검사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5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대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자체를 확인하는 RT-PCR 검사 방법으로 진단하고 있다"며 "신뢰성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현재 어느 나라도 항체 검사 또는 바이러스와 관련한 항원 검사, 바이러스 자체를 분리하는 검사, 신속진단법 등으로 진단하지 않는다"며 "일부 유튜브 등을 통해 우리 진단검사의 정확도, 신뢰도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고 있으나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속진단법의 경우 민감도와 특이도 등이 검증되지 않아 어차피 RT-PCR 검사를 반복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전문가 조언을 받았다"며 "시간 소요, 정확성 문제 등으로 검사 자체에 신뢰도에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이 방법으로 확진하는 나라는 한 군데도 없다"고 설명했다.

    진단키트의 정확도는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때를 진단할 수 있는 '민감도'와 바이러스가 없어 감염되지 않은 정상인을 걸러내는 '특이도' 등 지표로 가늠한다.

    미국 의회의 한 의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답변을 인용해 한국의 진단키트는 비상용으로 쓰기에도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도 '와전' 가능성을 점쳤다.

    권 부본부장은 "신속진단법, 항체검사법 등은 아직 전 세계에서 검증되지 않았고 이제 개발되고 있으므로 미국 FDA를 인용한 의원의 청문회 발언이 와전됐을 수 있겠다고 추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사용이 허가된 4개 진단키트 역시 미국 FDA에서 승인(을 위한 심사 등)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이라고 해서 다른 판단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확진 검사에 사용하고 있는 RT-PCR 진단검사에 대해서는 신뢰성에 전혀 의심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확고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서도 국내에서 시행하는 RT-PCR 진단검사 방법이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에 사용하는 '표준'이라고 보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의 김재석 한림대 의과대학 강동성심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미국 하원의 발언은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없다"며 "전 세계에서 RT-PCR 검사를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진단에 사용하고 있고, 그게 가장 정확하다"고 밝혔다.

    특히 항원이나 항체로 코로나19를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지 않으냐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봤다.

    김 교수는 "예컨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신속항원검사도 정확도가 40∼70%밖에 안 된다"며 "외래에서 간편하게 간이 검사하는 정도이지 항원검사로 (코로나19를) 진단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신종 감염병에 대한 진단키트는 사용에 신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항체 검사 역시 진단검사로는 쓰기 어렵다"며 "단순히 이 사람이 (감염원에) 노출됐는지 아닌지를 확인할 수는 있겠지만 현재 진단검사 자체는 RT-PCR이 스탠더드"라고 덧붙였다.

    실제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미국 의회에서 '적절성'이 언급된 진단키트는 국내에서 사용하지 않는 항체 검사법에 관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항체 검사법의 정확도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코로나19 진단에 사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알 수 없는 한국 회사가 미국 FDA에 신청한 면역글로블린 항체 검사법은 국내 코로나19 확진 검사와 무관하다"며 "항체 검사법의 경우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하더라도 일절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씨젠, 코젠바이오텍, 솔젠트, 에스디바이오텍 등 4개 업체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확진을 위한 진단키트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다. 모두 RT-PCR 검사 방법으로 코로나19를 진단하는 키트다.

    진단검사 정확도에 논란이 벌어진 건 미국 하원의원의 발언 외에도 최근 국내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 결과가 번복되는 사례가 잇따른 것도 무관치 않다.

    실제 이날 푸른요양원 80대 환자가 앞선 1, 2차 검사에서 음성으로 나왔다가 다시 양성으로 판정됐고, 분당제생병원을 면회차 방문했던 40대 여성도 음성이었다가 양성으로 판정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감염됐더라도 바이러스 배출이 많지 않은 초기에는 음성으로 판정될 수 있다고 누누이 지적해왔다.

    권 부본부장 역시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지병) 등을 앓는 환자는 바이러스가 제대로 발견이 안 되다가 시간이 흘러서 다시 바이러스 배출이 왕성하게 되면 양성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나라의 검사법에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로 밝혀진 만큼,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심의 목소리는 당분간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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