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 "전격 사퇴...모든 화살을 나한테 쏟아라"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 "전격 사퇴...모든 화살을 나한테 쏟아라"
  • 정성남 기자
    정성남 기자
  • 승인 2020.03.1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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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발단 "김미균, 소셜미디어 때문에 제가 하루 아침에 '문빠'가 돼 해명"

[정성남 기자]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은 어제(13일)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겠다."며 전격 사퇴했다.

이로써 통합당은 김 위원장의 전격 사퇴에 따라 격랑 속으로 빠져드는 가운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통합당 총선 공천이 더욱 수렁으로 빠져들고 큰 기대를 모았던 지지층의 한숨은 더 늘어가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서울 강남병에 김미균 시지온 대표를 우선추천(전략공천)한 결정을 철회한다.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저는 오늘부로 공관위원장직을 사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마무리 작업이 남았는데, 지금이 중요한 시점도 되고, 아무래도 내가 떠나는 게 맞겠다"며 "모든 화살을 나한테 쏟아라"고 덧붙였다.

발단은 황교안 통합당 대표의 '공천 재심의' 요구였다. 이에 김 위원장이 지난 12일 유승민계인 민현주 전 의원이 공천되고, 민경욱 의원이 배제(컷오프)됐던 인천 연수을만 되돌리는 결정으로 봉합을 시도했다.

그러나 공관위가 영입해 강남병에 공천했던 김미균에 대해 '친문(親文‧친문재인)' 지적이 나오면서 김형오 위원장이 사퇴를 결단했다.

문제는 이후 수순이다. 김 위원장은 "더 이상 공관위를 흔들지 말라"며 사퇴의 취지를 설명했지만, 진작부터 '사천(公薦‧사사로운 공천)' 비판을 했던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측에선 "공관위를 즉각 해체하라"며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의 사의 표명에 대해 황교안 대표와 사전 교감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직무대행을 맡게 된 이석연 부위원장은 "저도 물러났어야 하지만, 남은 위원들과 함께 끝까지 공천 혁신으로, 반드시 정권의 폭정에 제동을 걸 수 있는 기틀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남기로 했다"라며 "위원장 뜻을 받들겠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내에선 김 공관위원장의 용퇴로 공천 작업 전체가 뒤흔들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공관위원장의 퇴진이 지금까지 진행된 공천 작업의 정당성을 송두리째 흔드는 핵폭탄급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천을 받은 후보는 불안하고, 공천을 받지 못한 후보는 패자부활전을 기대할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김미균 대표가 전략공천이 철회된 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출처=연합뉴스]

김미균, 도대체 누구길래.....통합당 김형오위원장 사퇴 일으킨 인물

한편 김형오 위원장의 전격사퇴를 일으킨 인물로 지목된 김미균씨는인공지능(AI) 기반 소셜 댓글 서비스인 '라이브리(LiveRe)'를 운영하고 있으며 공천위에서 청년 IT 스타트업 사업가인 그를 젊은 인재 영입 차원에서 공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은 김 대표의 과거 행적을 놓고 벌어졌다.

김 대표는 이날 김 위원장 사퇴 직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소셜미디어 때문에 제가 하루 아침에 '문빠'가 돼 있더라.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으나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핀란드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했다. 청년 사업가란 점에서 보면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작년 9월 12일 문 대통령에게서 추석 선물을 받았다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택배에도 '문재인, 김정숙'이라고 보내서 더 다정한 선물을 받은 듯 했다"는 글을 게재했다.

​2017년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회사에 방문한 것도 소셜미디어에 알리기도 한것으로 알려졌다.

​한마디로 김미균 대표는 친문 성향의 인물이기 때문에 통합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고 통합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서울 강남 한복판에 전략공천한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인 것이다.

통합당 신보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분노하며 '조국 사퇴'를 부르짖던 9월, 어떤 청년은 문 대통령의 추석 선물을 받고 감사하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며 "정치적 신념도 검증 안 된 청년 후보가 강남벨트에 공천된다. 놀랍고 황망하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남병 선거구에 산다고 밝힌 주민 10여명은 이날 김형오 공천위원장 자택 앞에서 김 대표 전략 공천 철회를 요구하면서 출근 저지 시위를 벌였다.

이들 주민들은 "강남에 좌파 후보가 웬 말이냐"고 분개했다.

김 대표는 추천 철회 통보를 받은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가 다 해내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저 때문에 마음 상하시는 분들께도 미안하다. 그리고 너무 고마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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