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지오영 특혜 의혹’ 허위정보유통 부추기는 정권
[박한명 칼럼]‘지오영 특혜 의혹’ 허위정보유통 부추기는 정권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3.12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합리적 의문 설명하지 못하는 정부

[글=박한명]우한 코로나 사태에서 공적마스크 유통채널로 선정된 지오영에 관해 숱한 의혹이 불거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마스크 공급을 하필이면 왜 약국에 맡겼는가 하는 질문에 설득력 있는 답을 하지 못하는데서 모든 문제가 비롯된다. 치료제도 딱히 없고, 감염되어도 병상조차 못 구해 차례를 기다리는 천운에 맡겨야 하는 현실에서 국민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거의 유일무이한 방법은 마스크를 쓰는 것뿐이다.

그러니 최대한 빨리 손쉽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마스크 공급 창구를 약국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마스크가 언제 들어오는지 입고 시간은 약국조차 모른다. 약국은 입고된 마스크를 일일이 2매씩 재포장해야하고 주민번호까지 확인해가며 파느라 시간을 다 보낸다고 한다. 많은 국민이 마스크를 사러 약국에 갔다가 헛걸음했다는 뉴스는 지금도 쏟아지고 있다. 파는 쪽도 사는 쪽도 피곤한 비효율의 극치다. 약국이 공적 창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정부 해명처럼 마스크 수급에 공공성과 접근편이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했다면 약국이 아니라 각 지역 주민자치센터와 통반장 등을 활용하는 생각을 먼저 했을 것이다. 우체국이나 동네 곳곳에 널린 편의점을 활용해도 된다. 공적마스크 판매처로 약국을 지정한 것이 영 생뚱맞은 건 이렇게 국민이 마스크를 사는데 더 불편하고 구하기 힘들게 만들어 놨기 때문이다.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정부가 이렇게까지 국민을 개고생시킬 이유가 없지 않나. 정부는 아니라지만 아무리 뜯어봐도 이 업체가 특혜를 받는다는 의심은 지우기 어렵다. 백번 양보해 공적마스크 채널로 약국을 지정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약국에 마스크를 납품하는 국내 톱5 의약품 유통업체(지오영, 백제약품, 쥴릭파마코리아, 지오영네트웍스, 온라인팜) 중 하필이면 왜 지오영인지 설명해야 한다. 

백제약품도 있다지만 지오영 독점이 논란이 되자 정부가 뒤늦게 선정했고, 그나마 마스크 공급 25% 정도에 불과하다. 사실상 지오영 독점이나 다름없다.

유통업체 간 경쟁 입찰 과정을 거쳤다면 소비자인 국민이 더 싼값에 구입할 수 있는데 정부는 왜 수의계약을 했고, 결과적으로 지오영에 이익을 몰아주게 됐는지 구체적으로 해명해야 한다.

이런 식의 일처리는 정의롭지도 않고 공공성을 강조하는 정부의 설명과도 전혀 다르다.

초유의 사태에 효율성을 우선 따졌다는 것도 납득하기가 어렵다.

지오영에 몰아주는 게 왜 효율적이라는 건가. 정부는 지오영, 백제 두 곳만 지정한 이유가 유통 경로를 효과적으로 추적·관리하고 매점매석이나 폭리와 같은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럼 지오영과 백제까지는 마스크 추적관리가 되는데 3군데, 4군데, 5군데 하면 추적관리가 안 된다는 얘긴가. 매점매석, 폭리를 막겠다는 이유라면 더 많은 업체를 선정했었어야 했다. 정부 설명은 어떤 면을 봐도 도무지 설득력이 없다. 

아무도 이해 못하는 지오영 마스크 공급 독점권

2월 말경까지만 해도 전년과 다르게 국내 마스크 중국 수출량이 비정상적으로 폭증하는 걸 방치한 정부다. 그나마 중국 보따리상들이 국내 곳곳에서 싹쓸이해 가져간 건 통계에 제대로 잡히지도 않았다.

관세청과 한국무역통계진흥원 수출입 통계에 의하면 2월 20일까지 전체 마스크 수출액은 1억 3548만 달러로 수출된 마스크의 90%(1억 1845만)이상이 중국에 쏠렸다고 한다.

우리 정부는 지금도 사재기를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

마스크 장당 100~200원의 마진을 남기는 것도 의약품 유통업계에서 보기 드문 고수익율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고, 사실상의 독점 공급권을 쥔 지오영이 한 달이면 마스크 유통으로만 300억 원 이상의 돈을 벌어들일 게 예상된다는 면에서 매점매석, 폭리와 무엇이 다른지에 대해서도 설명이 필요하다. 게다가 지오영은 공적마스크 유통으로 직접 얻는 수익 외에 따로 영업비를 안 들이고도 전국 약국 유통망을 확대하는 수확도 얻었다. 실제로 지오영은 직거래 약국 1만4000여 곳이던 것이 공적판매를 계기로 1만7000여 곳까지 늘었단다. 최소 수십억 원의 영업이익을 누린 꼴 아닌가.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씨와 손혜원 의원, 지오영 조선혜 대표 사이의 인연이나 ‘숙녀회’ 루머가 돌고 조 대표 남편이 문재인 대선캠프 출신이라는 거짓허위정보가 그럴듯하게 도는 원인이 다른 데 있지 않다.

지오영에 1조원대 투자를 한 사모펀드가 중국계 자본이라는 의혹이나 지오영 출신 인사가 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에 공모한 사실도 마찬가지다.

국민이 마스크를 손쉽게 구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할 정부가 왜 지오영을 사실상의 독점적 마스크 공급 유통채널로 지정해 더 어렵게 만들고 있느냐의 문제다.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막겠다고 약국 앞에 줄을 선 국민이 오히려 건강과 생명을 위협받는 꼴 아니냐는 얘기다.

국민은 왜 주민자치센터가 아닌 약국에서 마스크를 사야만 하며, 또 약국에 마스크를 공급하는 업체가 지오영이면 안 되는 이유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다.

우한 코로나로 모두가 피해를 입고 있는 현실 속에서 지오영이 거의 유일하게 큰 이득을 보고 있는 이유를 알고 싶은 것이다.

이 의문이 풀리지 않는 이상 문재인 정권이 국민을 희생시켜가며 지오영에 특혜를 주었다는 의심은 벗기 어려울 것 같다. 

후원하기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파이낸스투데이
  •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사임당로 39
  • 등록번호 : 서울 아 00570 법인명 : (주)메이벅스 사업자등록번호 : 214-88-86677
  • 등록일 : 2008-05-01
  • 발행일 : 2008-05-01
  • 발행(편집)인 : 인세영
  • 청소년보호책임자 : 장인수
  • 본사긴급 연락처 : 02-583-8333 / 010-3797-3464
  • 법률고문: 유병두 변호사 (前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서울중앙지검 , 서울동부지검 부장검사)
  • 파이낸스투데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파이낸스투데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1@fntoday.co.kr
ND소프트 인신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