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우한 코로나’ 방역실패보다 염장 지르기가 더 아프다
[박한명 칼럼]‘우한 코로나’ 방역실패보다 염장 지르기가 더 아프다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3.0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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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화나게 하는 여권 인사들의 망언 릴레이

[글=박한명]상대방을 화나게 하거나 약을 올릴 때 흔히 ‘염장 지르다’라는 말을 쓴다. 이 말의 어원은 분명치가 않지만 한 어문전문가가 전하는 세 가지 설을 소개한다.

하나는 염통(心臟)의 ‘염’과 오장을 뜻하는 장(臟)에 ‘지르다’가 붙었다는 가설이다. 염통과 오장을 힘껏 지르니 매우 고통스러울 것이다. 두 번째는 삼국사기 이야기를 근거로 나온 설이다. 통일신라의 해상왕 장보고는 심복 염장(閻長)의 칼에 암살당하면서 해상왕국의 꿈이 무너졌다. 이를 빗대어 마음 아픈 일을 당하면 ‘염장이 칼을 지른다’라는 표현이 나왔다는 설이다. 세 번째는 ‘소금에 절여 저장한다’는 뜻의 염장(鹽藏)에 ‘지르다’가 붙어 생겨났다는 설이다. ‘상처에 소금을 뿌린다’와 같은 말도 이런 가설에서 파생돼 나왔을 듯하다.

우한 코로나 사태가 진정될 기미가 안 보인다. 자고 일어나면 수백 명 씩 확진자가 늘어 한 달 조금 넘은 시점에서 판데믹(pandemic : 전염병이나 감염병이 범지구적으로 유행하는 것)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문제는 방역의 기초도 모르는 여권 인사들이 국민 염장을 지르는 실언들을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작가 공지영 씨가 대구 경북을 폄하하는 글을 썼다가 이 지역 주민들과 많은 국민의 가슴을 후벼팠다.

민주당 홍익표 전 수석대변인의 ‘대구·경북 봉쇄’ 망언도 빼놓을 수 없다.

대통령 부인의 절친 손혜원 의원의 비상식적 발언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를 샀다. “남편이 ‘전 국민이 다 마스크를 하고 다니는 것은 꼴보기 싫다’고 해서 나는 마스크를 안 쓴다”던 손혜원은 약 보름이 지난 뒤 “답답하고 화장이 지워지니까 내가 마스크를 잘 하지 않는다는 말이었다”며 건강상식과 아주 동떨어진 말로 일전의 자기 말을 해명했다.

국민에게 대놓고 사기를 친 사람도 있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감염학회가 중국발 입국제한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아예 거짓말을 했다. 박능후는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 건 중국에서 들어온 한국인이라는 망언의 당사자이기도 하다. 

◆망언 릴레이가 불러올 역풍

정세균 국무총리의 실언도 국민을 열 받게 했다.

우한 코로나로 생계를 걱정하는 상인들에게 ‘돈 많이 벌어 놓은 것 갖고 버텨라’ ‘손님이 적어져 편하겠다’는 엉뚱한 농담을 건넸다. 농담도 잘못하면 뺨을 얻어맞는 게 인심이다.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국무총리로서 상황인식을 의심하게 만든 실언이었다.

사태 파악도 못하고 자화자찬하던 철부지들도 있었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정부의 대응 태세가 세계적 모범 사례로 인증”이라고 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아주 합리적이고 실효적으로 차단했다”고 상황을 호도했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미국 타임지를 인용해 “확진자 수가 느는 것은 국가 시스템이 잘 작동한다는 의미”라고 궤변을 늘어놨다.

한국발 입국 금지조치에 나선 국가가 90개국을 넘어서면서 세계가 한국을 기피하고 코로나 판데믹이 코앞에 다가온 마당에 이들의 자화자찬을 생각하면 할수록 어처구니가 없어 쓴 웃음이 나온다. 

가장 큰 망언의 주인공은 문재인 대통령이다.

문 대통령이 지난 달 13일에 “방역당국이 끝까지 긴장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는 머지않아 종식될 것”고 한 발언이다.

보건당국은 소강 국면이 아니라고 하는데 대통령은 신규 환자가 사흘째 나오지 않았다고 성급하게 말부터 뿌렸다. 대통령이 한 이 말에 일부 국민은 쓰던 마스크를 벗고 마음을 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알다시피 이후 코로나 환자는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 며칠 전 문 대통령의 “만에 하나 아주 운이 나빠 감염되더라도 치료를 제때 받기만 하면 충분히 치료될 수 있다”는 발언도 입원을 기다리다 집에서 사망한 환자가 속출하는 현재 시점에서 망언록에 오름직하다.

지금의 여권은 과거 망언으로 선거에서 쓴 맛을 여러 차례 봤다. 2004년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 발언으로 선거에서 역풍을 맞았다.

2012년 총선에선 김용민 후보의 성적 비하 발언, 막말 파동이 있었다.

그러나 그때의 망언 파동의 역풍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다. 감염원을 없애야하니 중국발 입국금지 조치를 해야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은 귓등으로 듣다가 사태를 이 지경까지 만든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방역실패보다 국민을 더 화나게 하는 게 있다.

상처를 내고 거기다 소금까지 왕창 뿌리며 염장 지르는 여권 인사들의 가벼운 언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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