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상의 미래 모빌리티 세상] (22)전기스쿠터가 가진 로망
[이주상의 미래 모빌리티 세상] (22)전기스쿠터가 가진 로망
  • 이주상
    이주상
  • 승인 2020.02.1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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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의 상징이자 많은 사람의 로망 Vespa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스쿠터, 하면 유난히 이탈리아의 로마가 생각난다. 로마는 더운 여름에 자동차나 웬만한 식당들도 에어컨을 틀지 않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 교통이 혼잡한 로마에서 스쿠터는 무적이었다. 빠르고 시원하고 주차걱정도 없고, 생긴 것도 예뻤다. 교통사정이라면 서울도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너무 비약적인 표현이지만, 트럭으로 운반하는 택배는 2-3일이 걸려도,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음식은 30분만에도 온다. (예전 칼럼에서 언급했던 것처럼)도시에서 가장 빠른 것은 때마다 다른 법인데, 오늘은 그 중에서도 특히 근거리 속도전에 강한 스쿠터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스쿠터는 오토바이의 한 종류로 언더본 프레임을 사용하는 형식이다. 1861년쯤 처음 생산되었다. 그 후 1946년 2차세계대전 시절 피아지오에서 항공기 제조기술과 접목하여 이륜차를 생산하고 보급한 것이 스쿠터 대중화의 시작이었다. 패전 이후 열악한 경제사정으로 인해 값싼 이동수단이 필요했던 이탈리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하나의 문화 아이콘으로까지 자리잡았다. (로마의 휴일) 이미지 그대로 스쿠터는 도심용 탈 것으로 최고 속도가 90km/h, 일반 오토바이보다 20~30% 낮은 셈이다. 즉 저속에 특화되어 있다. 오토바이보다 저렴할 것 같지만 가격대의 높낮이가 있는 것은 어떤 제품이라도 마찬가지이다. 또 기름만 넣어준다고 자전거처럼 반영구적으로 탈 수 있는 물건도 아니다. 가격이 저렴해도 주행거리에 따라 엔진오일부터 기어나 체인 등, 반드시 교체해줘야하는 부속품들이 꽤 있다. 게다가 오토바이나 스쿠터가 주요 이동수단이 되는 지역에서는 교통밀도가 높아질수록 공기질을 저해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전기스쿠터는 어떨까? 기존의 편리함을 그대로 가져가는 대신에 동력원은 전기배터리로, 당연히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을 방지할 수 있고 연료비 절감으로 경제성이 뛰어나다. 또, 앞서 언급했던 관리의 부담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 최근 전기스쿠터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사실 2018년까지만 해도 전기오토바이, 전기스쿠터의 구매율은 높지 않았다. 하지만 평균 400만원 안팍의 가격대로 출시하고, 여기에 정부 보조금이 230만원 정도 지원되어, 소비자는 70만원부터 100만원대 초반으로 구입할 수 있게 되고부터 판매가 급증하였다. 2018년 판매량은 2017년 판매량의 2배를 넘었고 확산 속도는 전기차와 비교했을 때 훨씬 빠르다. 충전소를 찾아다녀야 하는 전기차에 비해 충전이 편리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충전기를 설치할 필요도 없으며 배터리 분리형으로 휴대폰처럼 일반 콘센트(220V)로 충전할 수 있다. 엔진 이륜차에 비해 연간 연료비도 1/10 수준에 불과하여 경제적이다.

정부에서 지원한 지난해 전기이륜차 구매 보조금은 125억원이었다. 2020년 확정, 발표된 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보조금은 126억 5000만원, 신규 사업으로 전기이륜차 배터리팩 교체 시범사업으로 13억 5000만원까지 추가 편성되어 총 140억원이 전기이륜차 관련 사업 예산으로 편성되었다.

출처:환경부

전기 스쿠터는 근거리 출퇴근용뿐만 아니라 배달서비스가 발달한 한국에서 사업용도로도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는 맥도날드, 피자헛, 교촌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체와 손잡고 내연기관 오토바이를 전기 오토바이로 바꾸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배민라이더스나 부릉 같은 배달서비스 전문 회사들도 함께 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5년까지 배달용 오토바이는 전부 전기 오토바이로 교체할 계획이며 맥도날드 자체 목표는 2021년까지 교체완료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요상황에 따라 정부 인증을 신청하는 전기 오토바이 모델도 30여개에 달하며, 해외 제조사들까지도 한국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 중 눈에 띄는 중국 전기스쿠터 업체 니우(NIU)의 해외시장 총괄하고 있는 캐스퍼 자오(Kasper Zhao, 37)에서는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는 2019년 처음 선을 보였지만, 2014년에 설립되어 2018년 전세계 27개국 시장에서 전기 스쿠터 34만대를 판매하였다. 규모가 작은 편인 한국시장에 들어오는 이유가 여러가지 있겠지만 그 중 인상적인 이유는 ‘한국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데 성공한다면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라는 것이었다. 환경부는 올해 국내 전기이륜차 보금 목표를 1만 1천대로 잡았는데, 니우(NIU)의 한국 총판 법인은 인에이블 인터내셔널 측에서는 국내 시장에 전기스쿠터 5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달대행 플랫폼에 납품하는 것까지 고려한 것이다

(“중국 전기스쿠터 업체가 규모작은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이유”, 2019년4월10일, 동아닷컴)

몇 십년 전과 비교하면 우리가 가진 이동수단의 모습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어떤 사람들은 기술이 발달할수록, (기능이나 디자인이)편리하고 실용적일수록 로망과는 거리가 멀어진다고 아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미세먼지를 절감하고 환경보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꽤 괜찮은 로망이다.

이주상 칼럼니스트

현 (주)네이처모빌리티 대표이사

KAIST 산업경영학/테크노경영대학원(MBA)
GIST 공학박사
Columbia University Post Doc.
삼성 SDS 책임컨설턴트/삼성테크윈 전략사업팀
한화 테크윈 중동 SI사업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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