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세월호, 5·18을 종교화하는 방통위
[박한명 칼럼]세월호, 5·18을 종교화하는 방통위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2.1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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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 야당 추천권 묵살하고 검열기관으로 전락

[글=박한명]자유한국당이 추천한 KBS 보궐 이사 후보를 연속으로 두 차례 거부한 방송통신위원회의 행태를 보면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됐다가 ‘천안함 북한 소행을 믿지 않는다’고 낙마한 조용환 변호사(현 KBS 이사)를 감쌌던 이들이 떠오른다.

물론 헌법재판관과 KBS 이사의 경우가 그 무게나 책임에서 동일할 수야 없겠지만 헌법의 가치를 따른다는 점에서 두 사건은 본질적으로 같은 케이스다.

2012년 2월 당시 야당인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은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되자 이후 의사일정을 모두 거부한 채 극렬하게 반발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이념의 잣대로 헌법재판소 구성의 다양성을 파괴했다”며 “야당의 추천권을 묵살한 다수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이때는 새누리당이 조용환 후보자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원내대표였던 황우여 씨는 자당 의원들에게 사실상 찬성투표를 권고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은 각 개인의 양심에 따라 투표를 했고, 그 결과가 조용환 낙마로 나타났던 것이었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한상혁 방통위원장과 방통위원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좌파단체와 언론노조, 여당의 뜻처럼 움직이는 것과는 천양지차다. 그때 언론노조 간판스타 중 한 사람이 조용환 낙마 사태에 여당을 비난했던 말도 떠오른다.

그 기자는 “천안함 믿음의 여부를 법관 자격요건으로 문제삼는다는 것은 천안함 사건을 종교화하려는 것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한국당이 자당 몫의 이사로 추천한 이헌 변호사와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에 연거푸 부적합 결정을 내린 방통위는 그렇다면 세월호와 5·18 광주를 종교화하려는 것일까. 법적 결격사유가 없는데도 신념과 믿음을 이유로 거부하는 행태야말로 이념의 종교화 증거로 봐야하는 것 아닌가. 지금 방통위의 독주는 훗날 역사책에서 전체주의의 하나의 심각하고도 강력한 징후의 사례로 제시될지 모른다. 

헌법과 방송법 무시하는 독재기구

언론 보도에 의하면 방통위 폭거에 제대로 항거하지 못한 자유한국당은 세 번째 추천 인사를 골랐다고 한다.

전통적 관례는 물론 헌법 정신과 법률도 무시한 방통위가 합격점을 내릴 인물을 고른다면 민주당과 언론노조 좌파단체 입맛에 맞는 인물일 것이다. 보궐 이사 세 번째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서정욱 변호사)에 대한 세평이 다행스럽게도 좌파에 꼼짝 못하는 인물은 아니라고 하니 일단 다행스럽다.

그러나 최종 판단은 지켜봐야하지 싶다.

말로만 강경파가 KBS 이사 방송문화진흥회 연합뉴스 이사회 등에 들어가 회색 미꾸라지로 변신한 일이 없지 않다. 이 사람이 ‘입보수’인지 아닌지는 실제 그가 KBS 이사로서 활동을 보며 평가할 일이다. 우리가 지켜봐야 할 건 방통위가 세 번째 후보마저 그들만의 잣대로 묵살할 것인지 여부다. 언론노조와 좌파단체가 반대만 하면 부결시켜온 방통위는 이번엔 야권의 뜻을 존중할 것인가. 

언론노조 쪽 인사는 서 변호사에 대해 “서정욱 변호사는 방송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모독했다. 세월호에 이어 5·18, 전직 대통령에게 막말한 인사를 한국당이 추천했다”고 비난했다고 한다.

저들이 다시 프레임을 건 것이다. 그렇다면 세월호와 5·18에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도 방통위의 금기와 성역이 될 것인가. 그리고 자유한국당은 저들의 광적인 막말 프레임에 눌려 허둥지둥 제4의 후보자 물색에 나설 것인가.

한국당은 좌파가 의도적으로 친 프레임에 걸려들기만 하면 추천한 인물들까지 스스로 사냥하고 끝내는 자해를 반복할 것인가. 한국당은 이번 사태를 성명 한 장에 손 털고 끝내선 안 된다. ‘너희들의 머릿속까지 검열해 우리를 따르도록 하겠다’는 방통위와 여권, 언론노조 좌파단체의 행태를 지속적으로 문제 삼아야 한다. 법적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은 다해야 한다. 좋든 싫든 이번 사태는 한국당의 투쟁 의지, 총선 승리 의지와도 직결돼 있다. 헌법 정신을 수호하는데 이렇게까지 밀려서는 오는 총선에서 보수야당이 좌파권력을 이기고 나라와 국민을 구할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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