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우한 폐렴’ 문재인 정권,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옳은가
[박한명 칼럼]‘우한 폐렴’ 문재인 정권,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옳은가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1.30 12: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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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괴담 유포하더니 이제는 인터넷 검열 여론탄압 하나

[글=박한명]박근혜 정권 때 일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 문제로 사회 갈등이 심해지면서 사드에서 나오는 전자파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글이 인터넷에 유언비어처럼 떠돌기 시작했다.

그중엔 그럴듯한 얘기도 간혹 있었지만 대개는 “사드 전자파로 인해 꿀벌의 활동이 교란되어 멸종하고 참외가 흉년이 들어 성주는 죽음의 땅이 될 것” “한반도 남쪽은 재앙을 맞을 것”이란 식의 극단적인 논리비약에 심한 과장이나 황당무계한 망상과 같은 얘기들이 대부분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아예 사드 괴담 노래를 만들어 성주를 찾아가 주민들 앞에서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찢어질 것 같아 싫어’라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까지 했다. 이때 괴담을 잠재우겠다고 나선 게 바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였다. 방심위는 사드 괴담 게시물 삭제 결정을 내리면서 그 이유에 대해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라는 점을 들었다.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규정’ 제8조 제3호(사회통합 및 사회질서를 저해하는 정보) 중 ‘카’ 항목에는 “그 밖에 사회적 혼란을 현저히 야기할 우려가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방심위는 이 내용을 근거로 게시글의 진위 여부와 상관없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게시물이면 삭제가 불가피하다고 했지만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오픈넷 등 여러 단체들은 ‘반민주적 여론탄압 행위’이자 자의적이고 정치적인 심의를 하고 있다고 정권을 맹렬하게 비난했다. 심지어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지부까지 나서 사드 관련 게시물 삭제 결정을 “탈법치주의적 심의기준에 근거한 공론장 파괴행위”라고 비난하면서 통신심의규정을 정비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많은 국민이 알게 됐듯이 국방부와 환경부가 측정한 결과 경북 성주에 배치된 사드의 전자파 수치는 휴대전화나 전자레인지에서 발생하는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게다가 사드 기지가 민간 마을에서 2킬로미터 이상 떨어져 있어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은 전무하다고 봐도 될 정도였다. 

‘사드 괴담’ 방심위는 틀렸고 ‘우한 폐렴’ 방심위는 옳은가

결국은 아무것도 아닌 괴담에 좌파단체와 언론 정치권 모두가 놀아나 ‘전자파에 내 몸이 찢어질 것 같다’고 허무하게 울부짖었던 꼴이었다.

당시 방심위의 게시물 삭제 판단은 지금 돌이켜봐도 합리적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드 전자파 위협을 과장하고 억지를 부리는 좌파단체가 내세운 ‘표현의 자유 억압’이니 ‘검열의 부활’ 논리에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자유민주주의에서의 표현의 자유란 헌법적 가치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권 때 블랙코미디 같았던 사드 괴담 스토리를 다시 꺼낸 이유가 있다.

방심위가 우한 폐렴과 관련한 루머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방심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즉 ‘우한 폐렴’과 관련하여 사실과 동떨어진 정보를 무분별하게 유포하는 정보들을 점검하고 삭제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도 사드 때와 같다. “국민들의 혼란과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등 불필요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중점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아무리 허무맹랑한 괴담이라도 게시물을 삭제하는 행위는 반민주적 여론탄압이라고 부르짖던 정권과 친위세력이 방심위 권력을 잡고선 자기들 주장과 정반대로 전 정부와 똑같이 통제에 나선 모습을 국민은 어떻게 볼까.

방심위와 함께 우한 폐렴과 관련된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적극 대처하겠다며 몽둥이를 든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과거 사드 괴담 허위조작정보에 적극 대처했던 방심위를 맹렬하게 비난했던 민언련 공동대표 출신이라는 사실도 아이러니하다.

친문 정권 인사로 추측이 되는 방심위 관계자는 언론에 “현재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는 (우한 폐렴 관련 허위) 정보는 언론에서 말하는 가짜뉴스와 차원이 다르다. 유·불리의 문제가 아닌 국민 생명과 건강, 안전을 위협한다”고 했다. 여론통제가 아니냐는 의심을 일축하며 자신들 행위를 정당화한 설명이다. 그렇다면 박근혜 정권 사드 전자파 괴담에 대한 방심위의 대처는 국민 생명과 건강 안전의 문제가 아니었던가.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옳은가. 언론노조 방심위 지부는 그때와 지금의 생각이 다른가. 

방심위가 우한 폐렴 허위조작정보를 집중 모니터하여 삭제하겠다고 밝힌 날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와 민주당은 우한 폐렴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홍보했다. 중국인 혐오증을 부를 수 있는 우한 폐렴이란 용어를 쓰지 말라는 뜻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 이런 상황일수록 한중 양국 국민의 혐오를 부추기는 행동을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영국 등 외국에서도 ‘중국 바이러스’로 부르는 걸 우리만 불러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게 중국 눈치보기, 중국 앞에서만 작아지는 문 정권 사대주의 근성에서 나온 것이 아니면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청와대나 여당의 이런 태도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것’이라는 방심위 입장을 믿지 못하게 만든다. 그렇기에 검열과 삭제를 통한 중국몽의 완성이라는 한 정치인의 지적을 흘려들을 수도 없다. 사드 때나 지금이나 필자 생각은 같다. 괴담에 대해 모니터를 강화하는 것, 좋다. 찬성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인터넷 정보 유통 단속은 불신을 더 부추길 뿐이다. ‘반민주적 여론탄압’ ‘공론장 파괴’ 등 과거 스스로 했던 말들을 되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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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2020-01-30 12:32:01 (218.51.***.***)
우안 폐렴이 들어 올때 휴가가서 축구 보고, 페이스북에 글이나 올리고, 이제는 대책 방법이 가짜 뉴스하지 말라. 뭐하냐 도대체,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컨트롤 타워도 정하지 못하고, 맨날 말만, 지겹지 않냐, 입만 살았네. 에라이
오직 선거 쇼만 할라는 이자야. 이제는 대통령이란 말이 짜증난다. 내려와라. 너 때문에 나라 다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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