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조선일보 "우병우 보도사건이 남긴 교훈"
[박한명 칼럼]조선일보 "우병우 보도사건이 남긴 교훈"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1.2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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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선수가 아니라 관찰자로 남아야

[글=박한명]조선일보가 1월 18일자 1면과 2면에 걸쳐 우병우 전 민정수석 처가에 관한 정정보도문을 실었다.

2016년 7월 18일 <우병우 민정수석의 妻家부동산 넥슨, 5년전 1326억원에 사줬다>, <진경준은 우병우·넥슨 거래 다리 놔주고 우병우는 진경준의 넥슨 주식 눈감아줬나>, <陳검사장 승진 때 넥슨 주식 88억 신고…禹민정수석, 문제 안 삼아>란 제목의 단독 기사들을 시작으로 장장 3년 6개월여 만에 조선일보의 우병우 의혹 보도 사건이 마무리 된 것이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사실이 아닌 허위보도였다.

신문은 "진경준이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 사이의 부동산 매매를 주선한 사실이 없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그 대가로 진경준의 검사장 승진 시 넥슨 주식 거래를 묵인한 사실도 없다"며 "이러한 실제 사실관계와 달리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처가와 넥슨 사이의 부동산 매매를 주선한 대가로,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진경준의 검사장 승진 시 넥슨 주식 거래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취지의 본보 기사는 실제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해당 기사들을 바로잡는다"고 밝혔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병우 사태는 조선일보가 박근혜 청와대를 흔들려는 악의에서 비롯된 기획이었다는 필자 생각은 변함이 없다. 법원의 최종 판결은 필자의 생각이 맞는다는 증거로서 뒷받침해준다.

2016년부터 작년까지 우 전 수석과 관련해 많은 칼럼들을 쓰고 수시로 “정권을 아프게 비판해도 선동하는 그들(한겨레·경향)과는 달라야 한다. 정론지 조선일보가 아닌 한경조(한겨레·경향·조선)의 조선일보는 삼류에 불과하다” “훗날 미운 권력 잡겠다고 나라와 국민까지 잡았던 조선일보의 부끄러운 흑역사로 남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경고했던 것도 처음부터 그런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약한 근거와 추측으로 범벅이 된 우 전 수석에 관한 조선일보 기사들은 팩트가 아니라 감정으로 가득했으니 흥분을 조금만 가라앉히고 본다면 누구나 같은 판단을 했을 것이다. 우병우 보도에서 시작해 발작적으로 감정이 증폭되어 오판한 게 최서원(최순실) 사건이고 그 결실이 바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었다. 

조선일보의 역할과 숙제

조선일보가 그때 박근혜 정권에 대한 이러저러한 감정을 추스르고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했더라면 어땠을까.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시대 헬게이트가 열리는 건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국가권력을 독점해 나라를 도륙 내는 지금의 쿠데타적 상황을 촛불혁명 운운으로 정당화하는 집권세력에게 적어도 명분은 내어주지 않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조선일보는 어서 빨리 탄핵의 강을 건너고 싶겠지만 아직도 많은 국민과 독자들은 탄핵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우병우의 멱살을 휘어잡고 박근혜 정권을 패대기친 후과가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어찌됐든 조선일보는 언론암흑기 이 시대 가장 앞장서서 권력의 횡포에 맞서고 있다. 하지만 앞날은 썩 밝지 않다.

올해는 종합편성채널의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있다. 조선일보의 자회사 TV조선도 대상이 된다. 총선 결과에 따라 어쩌면 TV조선의 존립여부를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를 만들어가는 문재인 정권에서 언론사의 안전이란 것도 보장된 것은 아니다.

조선일보(TV조선) 폐간이야말로 좌파의 오랜 숙원 아닌가. 짐작컨대 조선일보가 보수통합에 두 발 벗고 나서는 배경엔 그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다시 한 번 조선일보에 조언하고 싶다.

권력을 만들겠다고 나라와 국민까지 잡았던 부끄러운 흑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언론이 감시자가 아닌 플레이어로서 정치에 개입한 결과가 문재인 정권이고 그 대가로 국민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악몽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선일보는 보수통합의 설계자가 아니라 충실한 관찰자가 되길 바란다.

제2의 우병우 보도사태나 탄핵보도 사태가 없도록 자기 자리를 지켰으면 한다. 보수통합은 국민과 지지자들이 스스로의 열망으로 이루어야 한다. 최근에 보수통합과 관련하여 조선일보의 보도를 보면서 노파심에 한마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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