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심상정의 진보정치가 보여준 것
[박한명 칼럼]심상정의 진보정치가 보여준 것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1.21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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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수호’ ‘민주당 이중대’ 패착 진보정치의 끝 부를 것

[글=박한명]범여권이 희대의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올린 이후,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 나가 “자유한국당은 심상정이 그렇게 밉느냐”며 원망인지 냉소인지 모를 말을 뱉은 적이 있다.

정의당과 심 대표에게 냉랭한 지금 민심을 보면 심 대표의 그 말은 내부로 향해야 맞지 않는가 싶다.

조국 사태에서 보듯 여당의 이중대 노릇까지 마다하지 않으면서 ‘국민은 몰라도 된다’는 선거법을 민주당과 함께 강행처리했건만 남은 건 내부의 원성과 원망뿐이기 때문이다. 우선 정의당의 충실한 당원이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당에서 받은 감사패까지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할 정도로 극도의 환멸감을 드러내곤 탈당해버렸다.

정의당으로선 뼈아픈 일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최대수혜자가 되리라 예상하지만 그것도 민주당과 한국당이 자매정당을 만들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다. 한국당은 벌써 미래한국당 자매정당 창당에 돌입했다. 민주당은 구경만 하고 있을까.

정의당 부대표는 비례대표자리 안 준다고 탈당해버렸다. 이 사람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골프장 동영상 촬영까지 해가며 애썼지만 당선 가능 최대치로 본다는 비례대표 24석에 낄 정도는 못되었던 모양이다.

심 대표는 비례대표 의석 일부를 원외 미래당,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아이쿱생활협동조합 등에 할당하려다 “정체성이 불분명하고, 돈 많은 노조, 이념검증이 안 된 협동조합 등과 의석을 나누려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당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고 한다. 화룡점정은 정의당이 비례대표 기탁금 7배 인상을 추진한 일이다.

2016년 총선 당시 경선 후보 기탁금이 500만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무려 7배나 올랐다. 여기에 선관위에 후보 등록할 때 내야할 1천 5백만 원까지 더하면 5천만 원으로 늘어났다. 돈을 돌려받을 수도 없다. 포털에는 “비례 장사하려고 악을 쓰고 선거법 고쳤나”는 종류의 비난 댓글이 빗발쳤다. 선거철 한탕을 노리는 떳다방 정당 이미지를 자초했다.

정의당 심상정이 증명한 진보의 민낯

심상정 대표는 전례 없는 돈 냄새와 악취를 풍기는 구설수 중심에 서 있다.

심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후 고 노회찬 전 의원의 묘소를 찾아 “노 대표님과 함께 꾸었던 꿈, 차별 없는 세상과 정의로운 복지국가의 길을 당당하게 열어나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금 심상정 체제의 정의당은 그 꿈을 열어나가고 있다고 할 수 있나.

대한민국 신기득권층의 양심불량과 위선을 상징하는 조국을 싸고 돈 것, 돈 없는 정치신인들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고액 기탁금제를 완화하는데 노력했다고 자랑하던 말과 다르게 당에 내는 기탁금을 무려 7배나 인상을 추진하며 정치신인들 참여에 거대한 장벽을 치려한 것, 이게 차별 없는 세상과 정의를 간판으로 내건 당의 정신을 받드는 길인가. 민주당 이중대 프레임에 치가 떨린다는 정의당 심상정이 실제로 한 일은 줏대도 버리고 당원과 지지자들의 비판도 무시하고 조국을 감싸면서 여당으로부터 준연동형 비례제라는 개뼈다귀를 얻는 일이었다.

정의당에서 요즘 들려오는 소식은 그 개뼈다귀를 놓고 벌어지는 그야말로 아귀다툼이다. 진보정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는 요즘이다.

정의당과 심 대표는 그러고도 자신들을 진보정치세력이라고 자임할 수 있을까. 이제까지 당당히 외쳐온 진보정신이란 게 그런 것인가. 진보정치의 본질이란 게 국민은 몰라도 되는 밥그릇 쟁탈전 수 싸움인가.

정의당은 진보정당이라 불리기에 이미 노쇠한 느낌이 강하다.

국민들은 선거법 내용은 알 필요 없고 자기들을 찍어주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심 대표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도 알지 모르겠지만 심 대표는 위압적인 전제군주의 상을 닮아 있다. 정의당이 총선에서 바뀐 선거법의 덕을 톡톡히 볼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으로 정의당 진보정치도 막을 내릴 것 같다.

민중을 외피삼아 정파 기득권 강화에만 올인했던 정의당식 정치, 심상정식 정치 아니 대한민국 진보정치를 표방한 세력의 진실이 물밑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심삼정은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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