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人터뷰] 心琴(심금)을 울리는 성악가 테너 김형찬 (5)
[예술人터뷰] 心琴(심금)을 울리는 성악가 테너 김형찬 (5)
  • 이준규
    이준규
  • 승인 2020.01.2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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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김형찬의 (사랑의 묘약) 이야기

사랑에도 묘약이 있다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은 절대 없을 것이다. 어리석은 생각일 수도 있지만 사랑에 빠진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해 볼 법한 생각이기도 하다. 우리가 사랑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수 만 가지 이상일 것이다. 사랑하기에 고독했고 사랑하기에 좌절, 절망, 복수, 상실감 등을 모두 느낄 수 있다면, 사랑이 늘 행복의 전제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과연 사랑을 아무 두려움 없이 시작할 수 있는 이는 몇이나 될까?

2회에 다뤘던 푸치니의 ‘라보엠’이 지독하도록 처절한 슬픈 사랑이야기를 담았다면 ‘사랑의 묘약’은 순수한 사랑을 재치있고 위트있게 그려낸 오페라이다. 그리고 테너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고픈 오페라에서 주연 ‘네모리노’ 역할을 맡았던 성악가, 김형찬 교수과 함께 사랑의 묘약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인생에 단 한 번 찾아오는 운명 같은 사랑의 순간, 그리스 신화처럼 큐피트의 화살을 맞은 듯 소용돌이처럼 빠져드는 사랑이 있다. 지금은 믿어지지 않을 허무맹랑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사랑이라는 감정은 누군가 예언할 수 있는 성질의 감정이 아니기에 나도 모르게, 찰나의 순간 과 함께 일어날 수 있다.

여기 순박한 한 남자가 있다. 어느 한적한 시골의 가난한 농부 네모리노는 어느 날 운명처럼 아디나 라는 여인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이때 흐르는 네모리노의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는 오페라 역사상 아름다운 세레나데로 기록될 정도로 애틋한 마음이 묻어나오는 아리아이다.

하지만 애끓는 네모리노의 연정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관심조차 주지 않았고, 그러던 중 네모리노는 마을의 떠돌이 약장수에게 ‘사랑의 묘약’을 구입하게 된다. 실제로 이것은 싸구려 와인이었지만 이 사실을 알 턱이 없는 네모리노는 자신이 묘약을 직접 먹었지만 큰 효과가 없었다. 심지어 아디나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하기로 약속하고 이 사실을 안 네모리노는 약장수에게 분노했지만, 그는 더 많은 양의 묘약을 마셔야 한다고 거짓말을 하여 네모리노는 군입대까지 하며 받은 돈으로 묘약을 또 구매하게 된다.

결과적으론 아디나와 네모리노는 진정한 사랑을 하게 되었지만, 이는 사랑의 묘약이 가져온 효과라기 보다는 아디나가 점점 네모리노에게 관심을 갖게 되면서 사랑의 감정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오랫동안 그녀의 사랑을 갈구했던 네모리노의 감정이 극에 달할 때, 등장하는 곡이 바로 그 유명한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테너 루치아노 파파로티가 부르며 더 유명해진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오랫동안 짝사랑하던 여인이 자신의 사랑을 받아준 것에 감격하며, 부르는 남성의 순정이 담긴 곡이다.

오페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음직한 이 아리아를 직접 부른 성악가 김형찬 교수 역시 “가난한 농부 네모리노의 순수한 사랑이 폭발적으로 증폭하는 부분이고 서정적인 아리아에 왠지 모를 처연한 슬픔까지 담겨 있는 곡이었다”며 “오페라의 가장 유명한 아리아이기도 하지만 관객들이 많은 감동을 받는 곡이어서 많은 테너들이 애착을 갖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세계 3대 아리아라고 불릴 만큼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로 유명한 곡이다. 이 곡을 부른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167회의 기록적은 커튼콜을 받았으며, 기네스북에 등재된 기록에 따르면 커튼콜이 무려 1시간 7분이나 기록되었다는 오페라 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달성했다. 그만큼 ‘남몰래 흐르는 눈물’은 청중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사랑의 묘약’이라는 오페라가 유명한 테너와 소프라노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형찬 교수는 “시대가 변해도 사랑받는 오페라에는 변치 않는 진리같은 것이 있다. 바로 아름다운 아리아의 선율”이라며 “사랑의 묘약은 서정적인 아리아로도 큰 사랑을 받았지만 이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 즉, 인위적인 사랑이 진정하고 순수한 사랑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이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는 원동력”이라고 덧붙여 조언했다.

한 사람의 사랑을 얻기 위해 그녀의 곁에서 머물던 네모리노의 순수함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이유는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하여 퍼지는 선율처럼 때 묻지 않은 풋풋함이 서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많은 이들을 통해 사랑의 묘약에서 보여지는 연출, 그리고 작곡가 ‘도니제티’의 서정성과 박진감이 넘치는 선율들이 어우러지며 진실한 사랑의 모습을 한층 더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존의 오페라에서는 처절한 고통 같은 것들이 극의 전반을 뒤덮었지만, 사랑의 묘약은 사랑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 것 같은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에 관객들이 함께 동화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김형찬 교수는 “남몰래 흐르는 눈물 같은 경우에도 듣는 분들께서 눈물이 고일 정도로 절절한 마음을 느끼게 하는 아리아이고, 다소 엉뚱할 수 있는 이야기를 아름답게 이끌고 나가는 힘이 있는 오페라가 바로 사랑의 묘약”이라며 “오페라에 대해 막연히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 첫 도전작으로 매우 적합한 작품일 것”이라며 적극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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