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4월 총선과 미디어, JTBC 뉴스룸의 경우
[박한명 칼럼]4월 총선과 미디어, JTBC 뉴스룸의 경우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1.1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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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권력 비판이 실종된 뉴스룸

[글=박한명]미디어연대가 4월 총선 공정선거를 위해 모니터를 시작했다. 필자도 참여한다. 개 중 JTBC 뉴스룸을 맡았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손석희 앵커가 한창 날리던 시절, 일테면 2016년 총선이나 탄핵 때 보도와는 확실히 차이가 느껴진다. 2016년 총선 모니터 기사나 자료를 찾아보면 그때 뉴스룸은 보수여당이었던 새누리당에 불리한 보도를 몇 꼭지씩 연속으로 방송했다.

새누리당과 소위 보수우파 정치인들은 매일같이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강펀치 주먹으로 대여섯 대를 연타로 매일 맞은 셈이니 얼굴과 정신이 온전할 리가 없었다. 그러고도 약삭빠른 한겨레신문과 같은 좌파언론은 “새누리당 200석이 허황되지 않다”며 보수를 마비시켰다. 그 결과 총선 패배. 그 정점에 JTBC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뉴스룸이 손석희 앵커 시대를 끝내면서 확실히 달라지긴 했다. 권력의 숨통을 끊겠다는 의지가 번뜩이던 비수 같은 뉴스는 실종됐다. 대통령을 탄핵시켰던 칼은 내다버려야 할 정도로 무뎌졌다. 

대통령 한 사람이 달라졌을 뿐인데 JTBC는 그렇게 변신했다.

뉴스룸은 문재인 대통령의 거짓말로 범벅이 된 신년사를 전혀 비판하지 않았다. 북한으로부터 “삶은 소대가리도 양천대소할 노릇” “보기 드물게 뻔뻔스러운 사람” 등 모욕을 당하고도 북한에 매달리는 문 대통령의 허황된 신년사의 의미를 시청자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다.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친서를 북한에 전달했다고 자랑하는 청와대를 향해 “주제넘게 끼어들지 말라”며 문 대통령에게 망신을 주어도 뉴스룸은 북한을 비판하지 않는다. 뉴스룸에서 문 대통령과 북한 비판은 금기나 다름없다. 뉴스룸이 정치뉴스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청와대발 여당발 주장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 뿐이다. 때로는 적극적으로 옹호하기도 한다. 청와대 권력에 대한 전혀 다른 태도, 이점이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변화다. 

역대 최악 국무총리 후보자 감싼 뉴스룸

그 하나의 사례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뉴스룸의 보도 태도다.

7일과 8일 정세균 인사청문회가 열렸던 이틀 간 뉴스룸은 국무총리 후보자를 적극 방어했다. 인사청문회에선 사생활 침해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자료제출을 거부한 정 후보자의 3억 축의금 출처의혹이 제기됐고, 문 대통령 재임 시기 국회의장을 지낸 자가 국무총리로 가는 삼권분립의 심각한 훼손 문제가 제기됐지만 뉴스룸은 일체 비판하지 않았다.

삼권분립 훼손은 심지어 여권 기관지라 비판받는 한겨레 신문마저 지적한 내용이다.

뉴스룸은 그 대신 일개 유튜버가 “문재인 정권 들어 화재가 늘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 말을 팩트체크 대상으로 올려 까기 바빴다. 팩트체크한다는 명분으로 애초 대상이 될 수 없는 개인의 주관적 느낌을 가지고 칼 도마질을 한 것이다. 그나마도 자기들이 제시한 소방청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대형화재의 경우 최근 10년 간 문재인 정권 들어 가장 많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건 뉴스룸이 보도한 팩트다. 

명색이 신뢰도가 높다는 공적 방송사는 3억 축의금이 사회통념상 문제없다는 주장, 뇌물이 섞여 있을 수 있다는 의심, 국무총리 후보자의 터무니없는 자료제출 거부 태도, 삼권분립 훼손에 대한 배째라식 태도를 보이는 정세균을 팩트체크 대상으로 삼아야 하나, 아니면 일개 유튜버의 푸념, 소감을 팩트체크 대상으로 삼아야 하나. 그런데도 뉴스룸은 정세균이 자녀 결혼식 때 받았다는 축의금이 증여세 대상인가 아닌가 여부를 알뜰히 살피곤 아니라고 결론을 내준다. 이게 정세균과 권력을 위한 보도인지 아니면 시청자 국민을 위한 보도인지는 누구나 안다.

뉴스룸은 문재인 정권이 윤석열 검찰 인사를 통해 권력형 비리와 공작선거 수사를 막고 있는 것, 역대 한 번도 없었던 특정 지역 편중인사, 또 그런 인사를 하고도 지역안배를 했다는 추미애 장관에 대해서도 비판하지 않았다. 추미애의 지역안배 발언이야말로 충분히 팩트체크 대상 아닌가. 

뉴스룸은 그 외에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 솔레이마니 폭살 사건의 경우 이란 사람과 결혼한 한국인을 출연시켜 솔레이마니를 칭송하고 반미정서를 부추기는 방송을 하질 않나, 정경심 표창장 재판이 왜 비공개로 전환됐는지, 그 배경에 법원의 편파재판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문재인 정권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불편한 진실도 전혀 전달하지 않았다.

필자가 보기에 뉴스룸은 손석희 전성기 시절처럼 맹목적으로 특정 진영에 올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반드시 짚고 넘어갈 부분은 맥락을 잘라 버리고 기계적으로 설명하는 데 그쳐 결과적으로 은폐의 효과를 낳고 있다. 이런 식의 보도는 드러내놓고 충성하는 것보다 더 질이 나쁘다. 중립을 가장한 편파보도, 왜곡보도가 국민을 더 잘 속이고 세상의 진실을 더 잘 감추기 때문이다.

미디어연대는 JTBC 뿐 아니라 KBS, MBC를 시작으로 해서 앞으로 YTN 그리고 더 많은 방송을 모니터 할 계획을 갖고 있다.

수십 년 경험과 노하우가 있는 좌파처럼은 못 하겠지만 첫 술에 배부르겠나. 미디어연대는 주류 미디어가 어떻게 국민을 기만하는지 감시하고 국민에 알리는 작업을 묵묵히 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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