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추미애 선택에 걸린 정권의 운명
[박한명 칼럼]추미애 선택에 걸린 정권의 운명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20.01.06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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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검찰 인사 보도는 사실일 것

[글=박한명]추미애 법무장관이 공식 취임 하루 만에 법무부와 검찰의 주요 간부가 포함된 인사 초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지난 4일 MBC 단독 보도가 파장을 불러왔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의하면 추미애 장관이 검찰과 법무부 인사 협의를 위한 초안을 청와대에 전달했는데, 그 안에는 주요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의 2인자 대검차장, 검찰 인사를 맡는 법무부 검찰국장 등 핵심 간부들이 포함됐다고 한다. 또 추 장관이 법무부 간부는 물론이고 검찰 수사 지휘부에도 비검찰 출신 인사를 임명하는 방안까지 유력하게 검토했다는 내용도 있다.

MBC는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이번 검찰 인사는 추 장관에게 일임했다”며 “대통령은 추 장관의 경륜과 판단을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검찰총장 측근 상당수가 교체될 것이라는이 보도가 나간 직후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고 했지만 보도한 MBC 기자는 여러 경로로 사실 확인을 했다고 한다. 자신이 보도한 내용이 확실하다는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다. 

MBC 보도는 사실일 확률이 높다. 언론 자유를 가장 크게 외치던 문재인 정권에서 언론탄압이 오히려 극심한 역설의 시대에 언론의 자기검열은 그 어느 때보다 내면화되었고 강화된 상황이다.

태양광 사업에 연루된 친문 인사와 청와대를 거론한 보도를 했다가 곤혹을 치르거나 정경심 교수 PB였던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 씨 인터뷰를 방송했다가 검찰과 유착했다는 공세와 외압에 시달렸던 KBS 기자들의 경우만 봐도 그렇지 않나. 이런 상황에서 MBC 기자가 미약한 근거로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으로 보도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

사실 확인을 위해 여러 경로로 검증했다는 기자 자신의 증언도 있지 않나. 보도 여부와 수위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더했을 것이다.

법무부와 청와대가 MBC 보도에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부인한 것은 이번 인사가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스스로도 인정한 방증일 것이다.

일단 윤 총장이 취임한 직후 인사를 한지 고작 6개월 만에, 인사철도 아닌 지금 인사를 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 문재인 정권 궁지로 몰았다

더구나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번 인사의 질도 매우 좋지 않다.

윤 총장의 수족을 잘라내는 인사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이들이 울산시 부정선거와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을 담당하거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들 사건에는 송철호 백원우 윤건영 이호철 한병도 등 문 대통령의 측근들 이름이 오르내린다. 추미애 장관은 본인이 당 대표 시절 있었던 울산시 선거공작 의혹으로 이미 고발당한 처지에 조만간 피의자 신분 조사가 불가피하다.

그런 추 장관이 장관에 임명되자마자 수사 담당자들을 교체하는 인사를 하는 것은 누가 봐도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이고 명백한 직권남용이다. 부정선거 사건으로 고발당한 사람을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도 세계사에 남을 희대의 코미디인데, 그런 의심을 받는 사람이 임명되자마자 수사 담당자, 책임자들을 갈아치운다면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가 추 장관 인사 초안을 받아봤다는 보도에 화들짝 놀라 부인부터 한 건 이런 사정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일종의 꼬리 자르기 반응이다. 다시 말하면 청와대의 이런 반응은 검찰총장의 수족을 잘라내는 인사가 내정됐다는 MBC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알려준다.

어찌됐든 보도대로 인사가 나면 울산시 부정선거 공작의혹, 유재수 감찰무마 등 국정농단에 청와대 연루 의혹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다.

사실상 청와대가 “내가 범인이요” 하는 자백이나 마찬가지다.

한 가지 더 부연하면 검찰 수사 지휘부에 민변 등 비검찰 출신 인사를 앉히는 듣도 보도 못한 인사도 불법이다. 옛 말에 순리를 따르지 않으면 화가 미친다고 했다. 국민의 뜻을 거슬러 추미애 법무장관을 임명한 것부터 역천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추미애를 통한 PK 친문의 검찰 길들이기”라고 했지만 그건 표피적인 얘기일 뿐이다.

MBC 보도가 현실화된다면 그건 정권에 조종을 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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