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人터뷰]心琴(심금)을 울리는 성악가 테너 김형찬 (2)
[예술人터뷰]心琴(심금)을 울리는 성악가 테너 김형찬 (2)
  • 이준규
    이준규
  • 승인 2019.12.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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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테너 김형찬의 [세빌리아의 이발사] 이야기 

성악가 테너 김형찬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인생의 희로애락은 누가,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정지어진다.테너 김형찬 교수가 이번에 소개할 작품 역시 희극과 풍자의 경계를 넘나 들며 신랄하게 현실을 풍자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세실리아의 이발사’라는 유명한 오페라를 작곡한 로시니는(Rossini, Gioacchino, 1792~1868. 이탈리아) 가난한 트럼펫 연주자인 아버지와 가수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뽐냈던 작곡가였다.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세실리아의 이발사’는 프랑스의 극작가 보마르세의 풍자적인 3부작 희가극 제 1부를 스테르비니가 이탈리아 대본으로 쓴 희가극이며,로시니는 이 작품을 6개월만에 완성했다.

Q 1.왜 이 작품을 추천하신 건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의 줄거리는 알마비바라는 젊은 백작이 늙은 후견인의 집에 사는 로지나라는 처녀를 보고 첫 눈에 반하게 된다.그는 로지나가 자신을 부담스러워할까봐 평범한 사람처럼 신분을 속인 채 겁근을 하지만,후견인의 감시로 대화 조차 나눌 수 없을 만큼 먼 발치에서 그녀를 지켜봐야만 했다.그때 ‘마을의 해결사’를 자처하는 피가로가 나타나 자신이 결혼을 성사시켜줄 수 있다며 백작을 유혹하고 이때 부르는 노래가 바로 “나는야 거리의 만능 일꾼”이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등장한 피가로가 빠른 속사포 같은 말투와 유쾌한 리듬으로 ‘스스로 만능 해결사’임을 자랑하며 부르는 이 장면은 관객들의 박수 갈채를 끌어낼 만큼 빠른 노래이다.노래를 듣고 있자면 자신도 모르게 저절로 템포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어깨를 들썩이게 할 만큼 중독성 강한 부분이어서 대중적으로도 유명하고,오페라에서도 박진감 넘치는 구성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Q 2. 이 곡이 오늘날까지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시에 오페라는 오늘날의 대중가요처럼 수많은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기도 하며,내용이나 리듬에 박진감이 없으면 관객들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이런 측면에서 로시니는 대중들의 기호를 적당히 잘 맞추며 승승장구하는 작곡가에 속했고 비교적 젊은 나이에 확실히 이름을 알렸던 작곡가였기에 그의 오페라는 아직까지 건실하게 후세에 기억 속에 기록되어 있다.

특히 피가로가 기타를 어깨에 메고 나타나 “나는 이 거리에서 제일 가는 이발사.어디 그뿐인가” 하며 흥겹게 부르는 카바티나(단순한 형식의 독창곡)는 매우 유명한 파트이다.그의 말처럼 그는 머리를 깎고 면도를 해주기도 하며 남녀의 화장,몸치장,그리고 의사 대신 응급처치까지 할 수 있는 전천후의 직업을 가진 사람이다.

그리고 알마비바 백작 역시 그에게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간곡히 부탁하며 그가 원하는 물질적 보수를 제공했듯이,거리의 이발사는 더 이상 하인에 불과했던 계층이 아니다.마치 오늘날의 전문직처럼 누군가에게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고 표현하는 피가로는 그의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귀족들을 풍자하며 소시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Q 3. 로시니의 작품이 갖는 의의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세빌리아의 이발사의 경우 약 10여명이 넘는 작곡가가 오페라로 작곡했는데 그 중에서 오늘날까지 남아있는 작품은 1782년에 초연된 파이지엘로의 작품과 1816년에 작곡된 로시니의 작품뿐이다.

로시니라는 개인의 측면에서 봤을 때도 이 곡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그의 전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시발점이 된 곡과 같다. 이 작품은 익살스럽고 유쾌한 풍자적인 요소가 수십세기가 지난 오늘 날에들어도 전혀 손색이 없기에 오늘날까지 로시니의 오페라가 명작이라고 칭송을 받고 있는 것 같다.그리고 어쩌면 자신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상류층의 허상을 꼬집는 피가로를 통해 오늘날에도 존재하는 부조리함을 느끼며 여전히 소시민들을 위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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