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칼럼]청와대의 국정농단, 마피아만도 못한 리더십
[박한명 칼럼]청와대의 국정농단, 마피아만도 못한 리더십
  • 박한명
    박한명
  • 승인 2019.12.23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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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통 의혹’ 문재인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글=박한명]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수사 의혹이 전방위 부정선거 의혹 사건으로 커지는 걸 보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며 국민에게 한 약속이 떠올랐다. “문재인과 더불어민주당 정부에서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특권과 반칙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기기묘묘한 속사정과 의혹이 새로 불거지는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 등은 대통령의 이런 약속과 정확히 반대의 형태를 띠고 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 8전 8패의 아픔과 15% 이상의 열세를 딛고 극적으로 당선된 인간승리의 아이콘 송철호 울산시장의 당선 배후에 청와대 하명에 따른 김기현 표적수사의 결실이라는 의혹이 짙게 깔려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송철호의 드라마틱한 승리 배경에 “내 가장 큰 소원은 송철호의 당선”이라 했던 ‘30년 지기 절친’ 문재인의 힘이 있었다는 게 지금까지 검찰 수사로 드러난 정황이다. 

요컨대 검찰 수사 결과가 사실이라면 송철호의 승리는 ‘친구 찬스’로 얻은 특혜와 불공정, 불의의 산물일 뿐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펼쳐진 그림이 단순히 힘 있는 좋은 친구를 뒀다는 선의 붓 터치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첩보를 처음 청와대에 제공했다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나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임동호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 신데렐라 송철호 스토리에 등장하는 주·조연들을 둘러싸고 불거지는 의혹들은 하나같이 국기문란 사건이자 민주주의를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들이다.

영화로 치면 뒷골목 마피아의 음습한 세계를 연상시킨다고나 할까. 자신이 보필했던 시장 측근의 비위를 엉터리 제보하면서 상대 후보의 2인자가 된다거나 마피아 권력과 거래하며 자기탐욕을 채우는 공권력의 추악한 모습, 보스의 최측근을 위해 한 순간에 삶의 의미와 존재의 가치를 강탈당한 뒤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던 조직원의 고뇌에 찬 갈등. 21세기 한 복판에서 마치 옛날 싸구려 갱스터 영화 한 편을 보는 것만 같다. 

마피아만도 못한 청와대 리더십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사건도 현재까지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04년 금융위원회 근무 당시 참여정부 청와대에 파견 나갔다가 노무현·문재인과 인연을 맺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문 대통령을 ‘재인이형’이라 부를 만큼 가까웠던 사이라고 한다.

청와대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면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고 대가를 챙기는 등 유재수의 지속적인 비위행위를 그냥 넘기지 않았을 것이다.

유재수가 거침없는 뇌물생활을 즐기면서도 어떤 견제와 감시도 피해갈 수 있었던 것은 ‘형님 찬스’가 아니고선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조국 전 민정수석,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그리고 유재수가 구명 전화를 넣었다는 김경수, 윤건영, 천경득 등 감찰무마 사건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이들의 인연도 하나 같이 형님, 동생의 정으로 연결돼 있지 않은가. 금융전문가인 유재수가 친노와 친문 커넥션의 어떤 은밀한 내막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들의 우정과 의리는 범죄를 저지르는 마피아식 의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 씨는 귀걸이 증명사진에 제출일자도 다르다는 의혹의 이력서로 공공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 5급으로 취업한 사실이 논란이 되자 ‘아버지 찬스’는 없었다고 항변했다.

문재인 정권 정당성의 밑동부터 흔드는 여러 게이트와 국기문란 사건의 주역들이 하나같이 친구 찬스, 형님 찬스를 쓰다 빚어진 걸 보면 아버지 찬스는 정말 없었을까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신데렐라 송철호 당선 휴먼스토리 배경에 싸구려 갱스터 영화 한편이 있다고 비유하긴 했지만 검은 범죄의 세계로부터 배울 점이 없는 건 아니다. 마피아는 조직과 보스에 대한 충성심과 맡은 일에 대한 확실한 보상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생존력이 강한 조직으로 꼽힌다고 한다. 친노로부터 친문까지 이어진 그들 세계의 한 단면을 보면 폐족이라 불리던 그들이 어떻게 부활하고 현재까지 왔는지 이해된다. 

2007년 시칠리아 팔레르모에서 조직 회의 도중 체포된 이탈리아 마피아 대부 살바토레 로 피콜로 소지품에서 마피아 10계명으로 불리는 ‘명예로운 남성’ 이란 제목의 행동강령이 나왔다고 한다.

술집과 클럽에 드나들지 말고 남의 아내를 탐하지 말며 도덕적으로 행동하고 항상 진실하라는 얘기가 들어 있다. 도덕적으로 행동하지 않으면 단원(조직원)이 될 수 없다는 얘기도 있다. 음습한 범죄의 세계에서도 나름의 도덕률이 작동한 모양이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청와대가 국가와 민주주의를 농단한 범죄소굴로 전락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몸통으로 의심받고 있다.

영화 <대부>에서 주인공 마이클 꼴레오네는 조카에게 이런 조언을 한다. “Never hate your enemy, it effects your judgement.(적을 미워하지 마라, 그럼 판단력이 흐려진다)”라고...

지금 일들은 문 대통령과 측근들이 판단력을 잃어 벌어진 일로 밖에 안 보인다. 어떤 면으로 봐도 정권의 최고 리더인 문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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