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人터뷰] 心琴(심금)을 울리는 성악가 테너 김형찬 (1)
[예술人터뷰] 心琴(심금)을 울리는 성악가 테너 김형찬 (1)
  • 이준규
    이준규
  • 승인 2019.12.2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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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테너 김형찬의 <메시아> 이야기

성탄절이면 어김 없이 교회와 거리 위에서 웅장하게 퍼지는 음악이 있다. 바로 헨델의 '메시아'이다. 부활절을 염두에 두고 탄생했던 메시아가 성탄절을 상징하는 음악이 되었듯이 모든 예술은 관객에 의해 재평가되고 가치를 되찾을 수 있다.

꿈 없던 평범한 한 청년이 운명처럼 교회에서 음악을 접한 뒤 그 길로 성악가의 길을 걷게 되었듯이, 그렇게 웅장한 선율처럼 어느 날 갑자기 삶의 방향이 정해지기도 한다. 성악가 김형찬 교수 역시 교회 성가대에서 찬양을 하다가 운명처럼 음악을 시작하며 그의 삶에도 웅장한 선율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하고 있다.

낮은 목소리로, 때로는 울림 있는 목소리로 깊은 감동과 진심을 전하는 성악가 김형찬 교수를 만나, 그가 추구하는 음악과 가치관을 들어보고 본지에서 연재될 그의 칼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완벽한 음악을 위한 온전한 연습, 인내의 시간들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영국 길드홀 음대 대학원 예술가곡 과정 장학생, 영국왕립음악원 Advanced Opera 석사과정 2년 장학생 졸업이라는 엘리트의 정석과 같은 길을 걸은 그를 보고, 사람들은 모두 그가 천부적인 재질을 타고난 음악가라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도 아닌 영국에서 유학을 하며 장학생을 놓치지 않았다는 것 자체가 예술적으로 타고난 인재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형찬 교수는 스스로를 설명할 때 “박자감, 리듬감, 음감 등 음악적인 배경이 부족해서 다른 사람 보다 두, 세 배가 넘는 연습과 노력으로 그 시절을 채워야 했다”라고 겸손하게 설명한다. “연습이 완벽을 만든다”는 속담처럼 그는 대학교 시절 실기점수 A를 놓쳐 본 적 없는 완벽함의 근원이 그만큼의 연습이었다고 고백하는 것.

노력형 예술가를 자처하는 성악가 김형찬 교수는 유학시절을 회고하며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연습을 했고 언어와 문화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긴장하며 노력했다”며 “하나님은 제게 뛰어난 음악성은 주시지 않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 성실함, 꾸준함,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을 차고 넘치게 주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에게 음악은 또 다른 신의 모습과도 같았다. 어떤 시련을 주어도 특유의 성실함과 고난을 극복해 내는 긍정의 마음으로 차곡차곡 자신의 스펙을 쌓아 나가며, 그는 성실하고 묵묵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과 음악적 과제를 극복해 나가고 있었다.

삶의 고통스러울 때 전하고 싶은 음악, 헨델의 메시아

앞으로 본지를 통해 음악과 클래식의 세계를 쉽게 풀어주는 칼럼을 연재할 성악가 김형찬 교수에게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음악을 묻자, 주저함 없이 ‘헨델의 메시아’를 꼽았다.

그가 메시아를 꼽은 이유는 성탄절, 연말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헨델이라는 음악가의 삶을 반추하자면, 곤경에 빠진 한 사람의 인생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예술가의 메시지가 극적으로 표현된 곡이 바로 ‘메시아’이기 때문이다.

음악의 어머니라 불리는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이지만, 그의 생 자체는 그리 순탄치 않은 인생을 보냈다. 그의 음악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에서 ‘메시아’는 24일만에 완성된 것으로 부활절을 위해 만든 곡이었다.

이에 대해 김형찬 교수는 “메시아는 헨델이 오페라 작곡가로서 겪어야 했던 경제적 실패를 만회할 수 있게 해준 곡이어서 그에게도, 음악사에 있어서도 운명처럼 웅장하게 태어난 곡”이라며 “1742년 4월 13일 더블린의 뮤직홀 입장권은 완전히 매진되었고 그 이후에도 메시아는 이름처럼 메시아 같은 존재로 기록되었다”고 설명했다.

메시아는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선율과 화려한 기교의 독창, 그리고 웅장한 합창까지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루며 완벽에 가까운 구성을 뽐내고 있다. 원래 이 곡은 그리스도의 탄생과 수난, 부활의 전 과정을 다루고 있어서 성탄절 보다는 부활에 가까운 음악이지만, 북미에서 헨델의 메시아를 크리스마스 때 연주하는 관습이 자리잡으면서 오늘날 ‘메시아’가 성탄절을 연상케 하는 곡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와 관련 김형찬 교수는 “유독 힘든 시기를 보낸 2019년, 고난을 음악으로 극복해낸 헨델의 메시아처럼 이 곡을 들으신 분들이 희망을 갖고, 드라마틱하게 고난을 극복하고 새해를 맞이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곡을 추천했다”며 “삶에서 누구나 고난과 고통은 있지만, 그 역시 신이 허락한 고통이기에 반드시 감내할 수 있는 용기와 희망도 주시리라고 믿는다”며 곡을 추천한 배경에 대해 밝혔다.

그가 꿈꾸는 음악의 미래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자신이 느꼈던 치유의 음악처럼 힘든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그의 목소리로 연주되는 음악을 들으며 치유하고 함께 극복해나가는 세상을 꿈꾸기를, 바랄 뿐이다. 그래서 그의 목소리는 오늘도 희망을 연주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웅장하지만 따스한 울림’을 담고 있다.

앞으로 그에 의해 연주될 세상과 김형찬 교수의 삶과 함께 들을 수 있는 음악 칼럼에도 많은 기대가 되는 이유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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