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헌 기자]역대 최대인 39조5천억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이 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서울시의회는 16일 본회의를 열고, 서울시장이 제출한 2020년도 서울시예산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애초 예산안 39조5천282억원보다 77억원 늘어난 39조5천359억원이 통과됐다. 이는 올해 예산(35조7천416억원)보다 10.6% 증가한 규모다.

앞서 전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세출 예산안에서 6천135억원을 증액하고, 6천58억원을 감액해 총 77억원이 늘어난 수정 예산안을 의결했다.

노동복지와 평생교육, 지하철 편의시설 설치 등 교통체계 개선 분야는 증액 폭이 큰 반면 장애인 등 취약계층 복지와 도시재생 분야는 감액 사업이 많았다.

특히 광화문광장 사업의 감소 폭이 컸다. 월대 등 문화재 복원과 주변 정비는 213억원에서 153억원으로 60억원, 시민광장 조성 예산은 294억원에서 156억원으로 138억원 줄었다.

시의회는 내년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추진 일정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서울시가 예산을 배정한 것에 우려를 표해왔다.

이밖에 청년수당, 제로페이 등 박원순 시장의 역점 사업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내년 2천억원 규모의 지역화폐인 서울사랑 상품권 발행을 위한 조례안과 더불어 서울시 모든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급하는 내용의 어린이·청소년 인권 조례 일부개정안도 의결됐다. 생리대 무상 지급의 법적 근거가 마련됨에 따라 서울시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내년 예산안 역시 소폭 증액된 채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의결된 서울시교육청 예산은 10조846억원 규모로, 애초 예산안 9조9천730억원보다 1천117억원 늘었다. 올해 본예산(9조3천803억원)보다는 7천44억원 증가했다. 교육청 예산이 10조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의회는 지난달 말 교육위원회가 삭감한 관악구 은비유치원 공립전환 예산을 추후 교육위의 심사와 의결을 받는 조건으로 복원했다.

앞서 서울시교육청은 은비유치원 등 사립유치원 5곳을 사들여 공립으로 바꾸겠다는 취지의 공유재산관리계획과 예산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교육위는 은비유치원에서 부적절한 회계운영이 적발됐다며 이곳을 뺀 4곳만 매입을 승인했다.

예결위는 "유치원 존폐가 불투명하고, 이미 원아 모집이 끝나 학부모 민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복원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시는 내년 주거 지원, 돌봄, 청년, 경제활력 제고, 일자리 창출, 대기 질 개선, 생활 SOC(기반시설) 확충 등 7대 분야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박원순 시장은 "내년 예산은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정한 출발을 보장하고, 경제 활력을 불어 넣고 서민의 삶에 필수적인 곳에 소중하게 쓰겠다"며 "경제와 민생을 최우선에 두고 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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