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영의 CEO 칼럼 [11] 아름다운 조연이 필요한 시기
신근영의 CEO 칼럼 [11] 아름다운 조연이 필요한 시기
  • (사)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KBSA) 회장
    (사)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KBSA) 회장
  • 승인 2019.12.08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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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엉 울다가 잠이 깼다.
일년에 한번 정도 꿈을 꾸는 내 입장에서 울면서 잠이 깬 경우는 거의 없는데 특별한 일이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속에서 누가 죽거나 떠난 것은 아니었다. 
슬픈 영화를 본 것도 아니었다.
다만 직원들이 둘러선 사무실에서 내가 회사대표로 생각되는 사람에게 “이제 나는 아래층으로 물러가니 자네에게 회사를 부탁합니다”라는 얘기를 했고,
영화 속 장면과 같이 홀로 두 손 가득 내 사물을 들고 복도를 걸어 내려가는데, 갑자기 터져 나오는 눈물로 엉엉 울면서 잠이 깬 것이다.

잠이 깬 후 왜 그런 꿈을 꾸었는지 생각해보았다.

최근 회사의 대표를 영입했고 다음주에는 업무의 대부분을 넘겨주고 이제는 조연으로 내 역할을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었고, 아마도 그런 내 결심이 머리 속에서 맴돌다 꿈으로 나타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그렇게 회사의 자리를 넘겨주는 일이 서러웠던 것일까?
눈물을 펑펑 쏟다가 잠을 깨고 나니 좀 어이가 없었다.

4일 전 구글의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 두 창업자가 일선에서 물러났다.

물러나면서 그들은 “이제는 잔소리보다는 사랑과 충고를 주는 부모 역할을 할 때”라는 소감을 이야기 했다.

그 뉴스를 접하고 그런 두 사람이 부럽다는 이야기를 페북에 올린 게 엊그제 일이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 역시 젊은 나이에 후계자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2선으로 물러났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역시 젊은 나이에 CEO 자리를 물려주고 2선으로 물러났다.

그리고 예외 없이 그렇게 창업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물러난 기업은 젊고 새로운 피를 수혈 받아 한 단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구글은 더욱 발전할 것이다.

우리는 때가 되면 누구나 자리를 비켜주어야 하고 또 해야 한다.

자기 업무와 자리를 후임에게 물려주고, 때가 되면 지구라는 별에서 다른 별로 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며 자연의 섭리다.

물러나야 할 사람들이 물러나지 않고, 사라져야 할 낡은 것들이 붙박이로 버티고 있으면 혁신은 자리잡을 수 없으며, 생태계는 썩어간다.

정치권 역시 마찬가지다.
권력의 달콤함에 취해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줄 모르는 정당은 필히 썩어가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 식상한 기존 정치인들은 대거 옷을 벗어야 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한때의 성공에 자만하여 새로운 기술이나 인재의 영입을 통한 세대교체를 등한시하는 기업은 퇴보하기 마련이다.

봄에 자란 나뭇잎이 한 여름의 뙤약볕을 가려주다 가을이면 아름다운 자태로 세상을 이쁘게 만드는 자기 역할이 끝나고 나면 땅에 떨어져 썩어 거름이 되어 자신의 근본인 나무의 성장을 돕는다.

이렇게 자연은 세대교체를 통해 성장하는 것이 우주의 진리다.

따라서 지구라는 별에 태어나 다른 별로 가야 할 운명을 지닌 인간이라면 자기 역할과 자신이 소유했던 모든 것에 아쉬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가장 바보 같은 자가 죽을 때까지 까지 권력과 재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있다가 죽는 자다.
권력이나 재산은 나눠주고 사용한 것만큼만 자신의 것이다. 다 쓰지도 못할 것을 움켜쥐고 아등바등하는 것도 현명치 못한 처사다.

비워야 채울 수 있고, 버려야 얻는다.

다만 손에서 놓을 때, 자리를 떠날 때, 아쉬움과 회한이 남는 것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리라.

자리를 비킬 때 미련을 갖지 않고 주위의 박수를 받으며 떠날 수 있는 사람, 가진 권력과 재산을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다.

이제 우리나라 정치계는 아름다운 조연이 필요한 시기다. 
입으로만 나라를 위한다는 가식적인 이야기가 아닌, 자신의 역할이 어디까지 인가를 냉정하게 따져보고 진정으로 나라의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는 젊은이들에게 자리를 물려주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다. 

그리고 기왕 조연을 할 바에는 아름다운 조연이 되는 것이 당신의 삶을 더 빛나게 만들 것이다. 

칼럼니스트  소개 

< 前>
-, 코스닥 상장기업 소프트랜드 대표이사 (창업기업)
-, 코스닥 상장기업 넷시큐어테크놀러지 대표이사
-, 해태그룹 해태 I&C 대표이사 
-, 스카이인베스텍투자자문 대표이사 

 <現>
-, 사단법인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장 
-, 한국 시스템트레이딩 협회장 
-, ㈜토파보기 CEO / 회장 (서울 강남구 역삼로 120 성보역삼빌딩 5층)
-, ㈜기프트랜드 회장 
-,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 아주경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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