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농민들 한숨
WTO 개도국 지위 포기에 농민들 한숨
  • 전성철 기자
    전성철 기자
  • 승인 2019.11.09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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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김제농협 양곡창고에 수매를 하러 온 박흥식 전국농민회 전북도 연맹 의장은 "정부가 지난 7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WTO 개도국 기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 표명 이후 지난달 농업 분야 개도국 지위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은 농업과 농촌을 말살하는 사실상의 백기 투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이 자동차 관세 부과, 한미 방위비 증액 등을 무기로 삼자 개도국으로서 유일하게 특혜를 유지했던 농업을 제물로 바쳤다는 것이다.

    박 의장은 "일제 강점기의 소작농들이 일본의 수탈에 목숨 걸고 항거했듯 농부들에게 쌀은 자존심이자 목숨"이라며 "다음 주부터 각 시군 농민회를 중심으로 농기계 반납 등 강경 투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더라도 미래에 새로운 협상이 타결되면 그때부터 개도국 특혜가 없어지는 만큼 당장 농업에 대한 피해가 없다'는 정부에 대해서도 "아무런 대책 없이 식성 좋은 괴물에게 곳간의 빗장을 풀어준 격으로, 안일하고 무책임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말하면서 " WTO 농업협상 개시 여부가 불투명할 뿐이지 협상이 진행되면 한국 농업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이나 미국산 쌀 가격이 우리 쌀의 4분의 1수준에 불과해 경쟁이 어려운 상황에서 그나마 수입쌀에 대한 관세(513%)로 버텨왔으나 이마저 무너지면 농업에 희망이 없다는 것.

    그는 "수지가 맞지 않는데 누가 농사를 짓겠냐. 농사를 짓는 농민이 없어지고 농업 생산 기반이 무너지면 결국 농촌도 사라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농업 전문가들은 개도국 지위가 사라지면 쌀 관세율은 513%에서 393%로 조정되며 고추는 270%에서 207%로, 마늘은 360%에서 276%로 낮아지는 등 8대 주요 기초농산물의 경쟁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또 보조금인 고정·변동직불금 등 연간 1조5천억원가량의 농업 보조총액(AMS)도 반 토막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달리 농민단체는 쌀 관세율이 513%에서 154%까지 대폭 낮아지는 등 기초농산물의 관세율이 200%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의장은 "우리가 혼동하는 게 자동차나 반도체 등 대부분 산업은 선진국형 수출국인 것이 맞지만 농업은 여전히 개도국 상태여서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도 전체적으로 '선진국'으로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는 사이 농업은 매번 희생을 강요당하며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농업이 더는 공업 일변도의 불균형 성장정책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은 21%지만 쌀을 제외하면 한 자릿수인 만큼 쌀을 포함한 농업은 주권이자 안보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소득 보전 등 농업 보호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농촌지도자회 등 도내 14개 단체로 구성된 전북농업인단체연합회도 최근 성명을 통해 "자동차산업이나 방위비 분담 등 농업 이외의 다른 목적을 위해 농업인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개도국 지위 포기는 농민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인 만큼 강력한 철회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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