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속도전'…"구주가격 놓고 신경전"
아시아나 매각 '속도전'…"구주가격 놓고 신경전"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19.11.0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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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매각 무산되면 채권단이 재매각 진행…"금호가 차선책 택해야 할 것"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마무리된 가운데 8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작업이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금호산업은 입찰 서류 검토에 최대한 속력을 내 1주일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전날 본입찰에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매입 가격으로 2조5천억원 정도를 써내 1조5천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항공(애경) 컨소시엄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호가 현산 컨소시엄을 사실상 우선협상대상자로 점찍고 물밑 접촉을 시작했으며 양측이 구주와 신주 가격 책정을 두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업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전날 본입찰 마감 직후부터 입찰에 참여한 컨소시엄 3곳이 제출한 서류 검토에 착수했다.

    본입찰에는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 제주항공(애경)-스톤브릿지 컨소시엄,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이 중 KCGI 컨소시엄이 입찰 기본 요건인 전략적투자자(SI)를 구했는지 자신 있게 밝히지 못하면서 이번 입찰은 현산과 애경의 '2차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매입 금액으로 얼마를 제시했는지는 알려지고 있지 않은 가운데,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애경 컨소시엄은 1조5천억원 안팎을, 현산 컨소시엄이 2조5천억원 정도를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매입 금액에서 1조원 규모의 큰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실상 이번 입찰이 현산 컨소시엄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금호산업 측이 현산 컨소시엄과 접촉을 시작했으며 매각을 위한 물밑 협상에 들어갔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아시아나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298690], 아시아나IDT[267850] 등 6개 회사도 함께 '통매각' 한다.

   금호 측은 구주 가격을 높게 받길 원하고 대금은 모두 금호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무너진 금호그룹의 재건을 도모하려 한다.

    반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신주 가격을 높게 써낸 기업에 높은 점수를 주려 한다. 신주 대금은 향후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재원으로 투자되기 때문이다.

    인수자 측에서도 돈을 붓자마자 금호 측으로 흘러 들어가는 구주를 사는 데 많은 돈을 베팅하기보다 아시아나에 투자될 돈으로 쓰일 신주 매입에 크게 베팅하려는 유인이 크다.

    산은 등 채권단은 예비입찰에서 신주 가격을 최소 8천억원 이상 써낼 것을 조건으로 달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현산과 애경 모두 구주 가격을 4천억원 아래로 적어낸 것으로 안다"며 "이 때문에 금호가 애가 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날 종가 기준 금호가 보유한 아시아나 지분 31.0% 가치는 약 3천642억원 규모다.

    인수 후보들이 구주 가격을 4천억원 아래로 평가하면서 금호 측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일각에서는 금호가 이미 인수 후보들을 접촉하며 구주와 신주 가격 차이를 조정하려 한다는 말도 나온다.

    금호가 구주 가격을 더 높게 쳐주길 원하고 있지만, 인수 후보는 이에 난색을 표해 팽팽한 줄다리기를 진행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입찰은 금호가 매각 주체지만,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의지도 중요하다.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적임자에게 연내 매각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연내 매각이 무산되면 채권단 주도로 아시아나 재매각이 진행된다. 
    채권단은 4월 아시아나 발행 영구채 5천억원을 인수하면서 연내 매각이 무산될 경우 영구채르 주식으로 전환하고 매각 주도권을 넘겨받아 행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은 아시아나 매각이 계속 미뤄지거나 무산되는 상황을 막으려 당시 이런 조건을 내걸었다. 금호 입장에서는 인수 후보들이 내건 구주 가격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차선이라도 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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