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규제 풀어 급격히 불어난 '중금리 대출' 부실 우려
가계빚 규제 풀어 급격히 불어난 '중금리 대출' 부실 우려
  • 장인수 기자
    장인수 기자
  • 승인 2019.11.0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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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대출을 줄이기 위한 정부의 정책에 따라 최근 빠르게 증가한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이 향후 부실화할 위험이 있다는 나이스신용평가가 주장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중금리 신용대출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위주로 구성돼 있고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아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부실화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중·저신용자가 이용하는 중금리 대출의 특성상 대출금이 생활자금이나 부동산 비용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큰 만큼 내수 경기나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지면 대출도 부실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중금리 대출은 중간 정도의 신용도를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연 10% 안팎∼20%의 금리에 담보 없이 돈을 빌려주는 신용 대출이다.

    금융 당국은 고금리 대출의 비중을 낮춰 중·저 신용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작년 10월부터 제2금융권의 중금리 대출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등 중금리 대출 활성화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총량 규제는 금융 당국이 금융사의 전년 대비 가계대출 증가율을 일정 수준 이하로 규제하는 것으로, 가계 부채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한 규제다.

    중금리 대출을 총량 규제에서 빼준 것은 저축은행 등이 고금리 대출 비중을 낮추고 적정한 금리로 대출 영업을 하라는 취지로, 금융업계의 중금리 대출을 독려하는 데 효과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이 같은 당국의 규제 완화에 힘입어 전체 금융권의 중금리 대출 취급액은 2017년 3조7천378억원에서 2018년 5조9천935억원으로 60.3% 늘었고, 특히 저축은행은 중금리 대출액이 2017년 8천905억원에서 2018년 1조7천974억원으로 101.8%가량 증가했다.

    저축은행 업계는 2014년 이후 연평균 10%에 달하는 자산 성장세를 보이다가 최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데, 기존 가계대출 비중이 높았던 저축은행들은 중금리 대출 규제 완화 효과로 당분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전망했다.

    그러나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들이 신용 정보가 부족한 계층이나 중·저신용자에 관한 빅데이터, 머신러닝을 통한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을 도입하고 있으나 중금리 신용대출 만기가 대부분 길어 아직 검증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중·저신용자의 경우 대출을 시도한 기록 자체가 아예 없는 사람이 많아 오히려 다양한 연체 기록이 있는 저신용자에 비해 상환 능력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저축은행의 중금리 대출은 경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일시에 부실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저축은행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필요하다면 신용등급에 반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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