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처럼 '21세기 원유' 거래…데이터경제 시대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시급
주유소처럼 '21세기 원유' 거래…데이터경제 시대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시급
  • Seo Hae
    Seo Hae
  • 승인 2019.10.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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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1일 경기 성남시 판교 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데이터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세계에서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잘쓰는 나라를 만들겠다."

2018년 8월31일 문재인 대통령은 '데이터 경제 활성화 규제혁신 현장방문' 행사에 참석해 '데이터경제'로의 전환을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데이터경제란 데이터의 활용이 다른 산업 발전의 촉매역할을 하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 경제를 말한다.

4차 산업혁명에 따라 데이터는 사람, 자본 등 기존의 생산요소를 능가하는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며 전체 산업의 혁신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기업은 더 큰 시장을 얻고, 데이터 생산과 활용이 잘 되는 국가의 경제는 더 발전한다. 특히 양질의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을 키우는 원천이라는 점에서 '데이터패권'이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아마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잘 다루는 기업들이 세계 시가총액 상위를 완벽히 장악한 것은 데이터가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세계 경제를 이끄는 핵심자원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증거로 꼽힌다.

한국은 그동안 데이터경제 흐름에 앞서 가진 못했지만 2019년 4월3일 세계 최초로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통해 막대한 데이터 자본을 손에 얻을 기회를 얻었다. 초고속, 초저지연, 초연결성을 기반으로 한 5G 네트워크는 데이터의 흐름을 극적으로 향상시켜 데이터경제를 일으킬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데이터량은 2016년 16제타바이트(ZB)에서 2025년 163ZB로 10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1ZB는 1조1000억 기가바이트(GB)에 해당되는 단위로 MP3곡 281조5000억곡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앞으로는 이렇게 폭증하는 데이터를 어떻게 잘 유통하고 활용하는 가에 데이터경제의 성패가 달려있다.

흔히 데이터를 '21세기 원유'로 표현하듯 데이터는 원유와 같이 활용 목적에 맞게 제대로 정제하고 유통해야 비로소 가치있는 제품으로 탄생한다. 데이터의 수집과 저장, 유통, 활용 등 생태계의 가치사슬을 기반으로 '공급-중개-수요'를 연결하는 '시장'이 탄탄하게 구축돼야 비로소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데이터가 폭증하는 시대지만 기업들은 여전히 데이터에 목말라 하고 있다.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AI 기반의 서비스들은 알고리듬 학습을 위한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다. 각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데이터만으로는 이런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에 데이터를 서로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이 필수적으로 뒷받침 돼야 한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의 '2018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 데이터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3253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 전체 데이터산업 시장규모가 15조원 이상이라는 점을 두고 보면 아직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수준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데이터 거래를 활성화 하기 위한 유통 생태계 구축이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은 정부 주도로 2015년 전 세계 최초로 국가급 빅데이터 거래소인 '구이양 데이터 거래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으며, 2016년에는 민간과 공공 데이터가 융합된 '상해 데이터 거래소'를 설립했다. 일본도 지난해 10월 민간 데이터 거래소를 가동했으며, 미국은 2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 브로커'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데이터 산업 세부 시장규모(자료 : 2018년 데이터산업 현황조사)

 

 

◇'데이터스토어' 1400여건의 데이터 거래…24만건 외부 데이터 연계

국내에서도 데이터 거래를 활성화 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추진되고 있다. 2013년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이 구축한 '데이터스토어'는 데이터 제공기업과 수요기업을 연결해주는 중개·거래 플랫폼이다. 데이터스토어는 지난해부터 개방형 데이터관리시스템(CKAN) 기반으로 전면 개편해 국내외 플랫폼과 연계한 다양한 분야별 데이터들을 한 곳에 모아 제공하고 있다.

데이터스토어에는 현재 177개사의 1437종의 데이터 상품과 10만638건의 이미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KTH, LG CNS 등 민간 데이터 플랫폼과 서울시, 경기도청, 영국, 덴마크, 아이슬란드 등 국내외 15종 데이터 포털의 데이터 상품 24만4316건도 연계해 제공한다. 현재 국내 민간 데이터 플랫폼 및 해외 주요 개방형 플랫폼과의 연계 확대도 추진 중이다.

데이터스토어는 올해 데이터경제 활성화 정책에 따라 예산 600억원을 신규로 투입해 추진 중인 '데이터 바우처' 사업을 통해 운영에 탄력을 받고 있다. 데이터 바우처 사업은 비용이나 전문성 부족 등으로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기업 등에 데이터 구매 및 가공 비용을 정부가 바우처 형태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올해 1640개 기업의 데이터 거래를 지원하며 성공적인 첫 해를 보내고 있다.

데이터 바우처는 사업 지원 창구로 데이터스토어를 활용했다. 이를 토대로 스토어 등록 상품 수와 이용률, 회원 가입 등이 크게 증가해 데이터 거래 활성화의 촉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회차를 거듭하며 데이터 바우처 지원을 원하는 기업들이 빠르게 늘면서 데이터 수요 발굴도 보다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데이터 거래 지원책·표준계약서 마련…'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초석

정부가 올해 데이터스토어와 데이터바우처, 빅데이터 플랫폼, 마이데이터 등의 사업을 통해 데이터 수급을 촉진하고 있지만, 실제 데이터의 산업적 활용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선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데이터바우처 사업 등을 통해 데이터 공급과 수요가 빠르게 발굴되고 있어 안전하고 손쉽게 데이터가 거래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되면 데이터 활용률을 빠르게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로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부족하고 데이터 품질이나 가격 문제, 개인정보보호 등 법·제도 규제 등이 거래 활성화를 가로막는 걸림돌로 파악되고 있다.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은 국내 실정에 맞는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 구축을 위한 기반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빅데이터 플랫폼을 아우르는 범국가적 통합 거래 기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데이터 거래 기반 체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진흥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단계별 통합 거래 시스템 구축방안을 설계하고, 데이터의 품질과 가격, 법·제도 등 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원칙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거래 유형별로 계약시 고려해야 할 법적 검토사항과 참여자간 준수 범위·기준 등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과 표준계약서도 개발하고 있다. 진흥원은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선행사례를 벤치마킹하고,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거래계약서를 분석해 현업 실정에 맞는 표준 계약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재진 데이터산업진흥원 유통기반실장은 "이번 연구에선 플랫폼 간 데이터 연계, 표준화 및 품질확보 등 본격적인 운영 및 연계방안 설계 등을 구체화 할 예정"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데이터 거래 관리·지원을 위한 '한국형 데이터 거래소'의 설립과 운영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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