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열의 [단상] 40대 가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황상열의 [단상] 40대 가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 황상열 작가
    황상열 작가
  • 승인 2019.10.1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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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가장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연말이다 보니 송년회등 술자리가 많다. 그저께 퇴근하고 이수역에서 지금은 각기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는 전직장 동기와 후배를 만나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30대초에 만나 이젠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 나이가 되었으니 세월이 참 빠르다. 내가 먼저 그만두고 파란만장한 이직의 역사를 쓰고 있을 시기에 두 친구는 진득하게 전 직장에서 잘 버티다가 후배는 건설사로, 동기는 같은 엔지니어링 회사에 근무중이다. 같은 건설분야에 있지만 각기 다른 회사에 근무하다 보니 서로 할 이야기도 많았다.

업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지만, 그래도 화두가 된 것은 앞으로 무엇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을지 또 어떻게 해야 인생을 잘 살 수 있는 문제였다. 나와 친구는 결혼 10년차고, 후배는 아직 연애중인 미혼자다. 서로 대화를 하다보면 역시 기혼자는 처자식이 있다보니 애들이 클때까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 미혼자는 나이가 더 들기 전에 결혼을 해야 하는 것인지 등 자기 입장에서 고민을 말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듣는 입장에서 같은 처지에 있거나 먼저 경험을 했다면 공감이 가지만, 반대의 경우는 맞장구는 쳐 주지만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치부하기도 한다.

마흔이 되기 전까지는 어떻게든 직장에서 자리를 잡고 성공하는 싶은 욕구가 강했다. 하지만 마음만 급하다보니 나와 맞지 않으면 금방 포기하고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월급이 밀려 어쩔 수 없는 이직도 있었지만...) 단지 나도 내 가족을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 욕심에 열심히 노력했지만, 방향이 틀렸는지 결과는 좋지 않았다. 늘 쪼달리는 삶을 살았고, 나보다 잘되는 지인, 친구들만 부러워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었지만, 재테크에는 일가견이 없었다.

그렇게 차가운 현실 속에 스스로도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면서 많이 방황했지만, 독서와 글쓰기를 통해 조금씩 내 상황을 바로 볼 수 있었다. 내 욕심만 차리고, 뭔가를 이루기 위해 너무 급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했다. 내가 가진 강점과 약점을 다시 파악할 수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가자고 생각했고, 욕심과 자존심을 내려놓기로 했다. 거꾸로 나 자신에 대해 너무 비판하지 말고, 사랑하기로 결심했다. 힘들면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몸과 마음을 다스리면서 어떤 상황에서도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했다.

이런 이야기를 동기와 후배에게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조용하고 차분한 동기도 마흔이 넘으니 이젠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은 하지만, 하루하루 버티면서 지금 현실에 충실하는 것이 맞지 않겠냐고 반문한다. 후배도 아직 젊은데 나중 일은 그때가서 걱정하는 게 맞다고 하며 술잔을 들고 웃는다. 그들의 말에 나도 동조한다.

40대 가장들이 빚에 허덕이고 삶이 힘들어 자기 목숨도 끊는 소식을 가끔 본다. 40대가 되기전에는 얼마나 능력이 없으면 저럴까 한심하게 쳐다본 적이 있다. 40대가 넘어보니 그들이 얼마나 힘겹게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아가다 저런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 온몸으로 느끼는 중이다. 밤에 자다가 깨서 자고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 가끔 나도 힘들때가 있으니 말이다. 물론 가족이 주는 행복은 정말 좋지만…

그래도 지금 내가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서 참 감사하다. 그리고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면서 나의 꿈을 준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아직도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못하다. 세 아이를 키우고 생활을 하다보면 늘 적자다. 빚 대출도 조금씩 겨우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이렇게라도 가장으로 조금 역할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고 감사하다.

이렇게 꿋꿋이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나와 같은 40대 가장들을 응원하고 싶다.

“2018년 한해도 열심히 잘 살아오셨습니다. 브라보 40 가장들의 라이프!”

황상열 작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서툰 아재이자 직장인이다. 저서로 <모멘텀(MOME독서와 MTUM)>, <미친 실패력>,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 <독한 소감>, <나는 아직도 서툰 아재다>, <땅 묵히지 마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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