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의 시화 에세이] (17) 조팝나무 꽃
[신성대의 시화 에세이] (17) 조팝나무 꽃
  • 칼럼니스트 신성대
    칼럼니스트 신성대
  • 승인 2019.10.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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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꽃

튀긴 좁쌀을 붙여 놓은듯
조팝나무 꽃 활짝 웃는 아침
삶은 또 하루의 꽃을 피운다
한주 전만 해도
봄이 오는구나했는데
며칠 사이 푸른살 붙은
연두빛 나무를 보니
실감나지 않을 만큼 곱고 신기히다

나무에 꽃이 보이고
가지에 새순이 보이고
길가에 풀꽃을 가까이 느껴 질 때
나이가 들었다는 누군가의 말이
새삼 떠 오른다

나무만 보고 꽃만 보고
풀들만 바라보던 청년시절
그것으로 충분히 좋은 봄이었는데
이제는
가지에 붙은 새순을 보고
꽃속의 꽃을 들여다 보고
풀밭에 몸 낮추어 꽃을 살피는
세심한 중년이 되어
어느덧 삶의 깊이를 되뇌이는
신기한 봄을 맞는다

그래도
조팝나무 꽃을 보는 마음은
그냥 있는 그대로 보는
청년이 되어도 좋고
아니 꽃속의 꽃 향기를 맡는
중년이 되어도 좋은 것은
맑게 들이키는 꽃향기 만으로
충분히 행복한 봄이기 때문이다

조팝나무꽃 활짝 웃는
솜사탕처럼 하얀 향기야
니가 너무 달콤해서
이 아침이 참 좋다

 

**

봄은 언제나 싱그럽습니다. 마른나무가지에 새순이 돋고 불쑥불쑥 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마음을 들뜨 고 신기하고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이지요. 봄은 예고없이 나무마다 수시로 꽃을 피웁니다. 일주일 전 만도 해도 아무른 반응이 없었던 조팝나무에 우연히 눈을 돌리니 언제 피었는지 튀긴 좁쌀을 붙인 것처럼 꽃 모양이 하얗게 보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꽃을 보는 순간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가장 좋아하는 꽃이 산수유꽃이지만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꽃이 조팝나무 꽃이기 때문입니다. 나이들면 꽃을 좋아한다고 하는 말이 실감나는 듯 합니다. 지나칠 수 없는 꽃 앞가까이 그 향기를 맡는 순간 왜 조팝나무가 좋은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저 꽃이 보이는 것만도 좋은 청년시절도 좋지만 꽃속에 향기를 부비며 기억하는 중년이 싫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삶이 주는 하루하루의 과정은 늘 같을 수는 없지만 길가에 핀 조팝나무에 꽃향기는 똑 같기 때문에 변화고 싶지 않은 나를 다독이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유난히 더 달콤했던 어느 하루의 아침 산책길. 기억의 조각들은 다시 필 새봄의 조팝나무 꽃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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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팝나무 전설 한 꼭지

"중국에서는 조팝나무를 수선국이라고 부르는데 그렇게 부르게 된 전설이 있다. 어느 마을에 수선이라는 효성이 지극한 처녀가 아버지를 모시고 살았는데, 아버지가 전쟁터에 나갔다가 적군의 포로가 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기다리던 수선은 이를 알고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남장을 하고 몰래 적군에 들어가 감옥을 지키는 옥리가 되었다. 그러나 아버지가 감옥에서 죽은 것을 알고 통곡하는 중에 적군임이 발각되었으나 수선의 갸륵한 효성에 감복하여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때 아버지 무덤 가에 작은 나무 한 그루를 심었는데 이 나무가 하얀 꽃을 피워 수선국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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