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란
햇살이 돋보기로 모여들어
초점을 이루는 아침
아직 그늘에 잠긴 황매화
새 한 마리 흔들어도
대수롭지 않은 미소
그늘 지난 햇살도
꽃잎 흔든 새라도
그냥 함께 하는 것
둥글게 도는 햇살이
황매화를 비추는 아침
활짝 피어난 노란 미소
하루를 버티는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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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라는 말이 사람들 사이로 공용어로 쓰이는 요즘입니다. 그 말을 풀이하면 '존나게 버틴다'라는 말로 약간은 속어적인 용어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네 삶이 버텨야 사는 녹록치않은 팍팍한 삶을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어느날 아침, 햇살이 양달과 응달을 규정짓는 그늘을 만드는 시간, 시계바늘처럼 하루를 움직이는 태양에 맞춰 그늘속에 노랗게 핀 황매화를 발견했습니다. 그 황매화 사이로 날아다는 참새들의 시비 어린 행동에도 그저 노란 웃음을 잃지 않고 대수롭지 않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몇번의 공원을 돌아 다시 그 자리에 섰을 때 어느새 그늘은 땡볕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햇살을 보며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지만 여전히 황매화는 뿌리를 고정한 채 조금전 그늘 속에 있던 그 노란 미소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은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한 숱한 시간을 견디고 그 꽃의 향기를 잃어버릴 때까지 버티고 있을 황매화에 내 모습이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펼쳐진 너무나 일상적인 광경 앞에 왠지모를 내 마음이 노란 미소로 바뀌는 순간 산다는게 이런것은 아닐까하고 힘 같은게 생겼습니다. 그늘이 드러나고 햇살이 따깝게 비추어도 웃고 있는 황매화 처럼 가지사이를 넘나드는 새가 나를 흔들어도 함께 하는 것이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삶은 대단한 것이 아니고 소소한 아침을 걷는 산책길에 노란 미소로 반기는 황매화의 향기가 나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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