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열의[단상] 신을 믿는다는 것
황상열의[단상] 신을 믿는다는 것
  • 황상열 작가
    황상열 작가
  • 승인 2019.09.2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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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믿는다는 것은

매주 일요일 오전마다 아내를 따라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린다. 결혼 전에 좋지 않은 술버릇을 고치기 위해서 그 당시 여자친구였던 아내와 상의했다. 아내는 신앙생활을 해보는 것이 어떻냐고 물어보았다. 그 질문에 나도 신앙생활을 통해서라도 고치고 싶어 수락했다. 그렇게 교회를 다니게 된지 벌써 10년이란 세월이 지났다. 그렇게 다니면서 아직도 가끔은 다 고치지 못했지만 마음의 수양을 조금씩 할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한 일이다.

아내는 20살부터 지금까지 교회를 다니며 성경 말씀대로 살고 있는 신앙이 아주 깊은 사람이다. 아내가 충실한 기독교 신자라면, 어머니는 절실한 불교 신자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생겨 걱정이 되시거나 본인의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늘 절을 찾는다. 108배를 하고 불경을 읽다보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한다. 장인어른은 성당에 다니신다. 자주 가지는 않으시지만, 미사를 드릴 때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한 종교를 가지고 있는 집안에 살고 있는 나는 아내를 만나기 전까지 신을 믿는다는 것에 회의적인 사람이었다. 지금도 교회를 다니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다 믿진 않는다. 그냥 내 마음의 평안을 위해 선택한 수단이 종교일 뿐이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활동하는 선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편견을 조금씩 내려놓고 있다. 예수를 믿고 성경을 읽으면서 그 내용대로 선하고 바르게 살아가는 모습에 많이 배우고 있다. 가끔 성당 미사와 절에 가서 108배를 통해 마음의 평안을 얻곤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신을 믿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인생을 살아가면서 지치고 힘이 들 때 안식처를 찾기 위함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어지러운 마음이 생길 때마다 신에게 기도하고 응답하는 과정에서 마음의 안식과 평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나이가 들어가면서 인생의 희노애락이 무엇인지 알아가다 보니 종교를 가지고 신을 믿는다는 의미가 조금씩 이해가 된다.

교회에서 말하는 천국과 지옥, 또는 불교에서 이야기하는 극락왕생이 존재하는지 잘 모르겠다. 나는 신이 진짜로 실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도 의문이다. 다만 이 우주 전체로 보면 우리 인간은 정말 티끌같은 존재이고, 그 위에 신이 지배할지 모른다는 망상도 가끔 해본다. 역사적으로 봐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숭배했던 기록이 남아있고, 지금까지 종교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신의 실재에 대해 증거가 될 수 있을지…

사회적으로 앞에서 신을 믿으면 천국에 간다고 하면서 뒤에서는 나쁜 짓을 저지르는 종교 지도자들이 보인다. 또 교회와 절을 막론하고 자본주의의 논리로 사유화하고, 온갖 비리의 온상이 되어버렸다. 정말 그들이 이야기하는 신들이 이 모습을 보고 뭐라할까?

오늘도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 길에 많은 생각이 든다. 마지막 기도시간에 목사님이 아픈 신도를 위해 낫게 해달라고 소리친다. 그 기도에 응답하여 과연 사람이 낫는다면 좋은 일일지 모른다. 학창시절 아팠던 친한 친구를 살려달라고 몇 개월을 기도했지만, 응답해 주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그 뒤로 나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내가 다시 종교에 가는 이유는 그냥 내 마음의 평안과 가족의 평화를 위해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종교가 갖는 참 의미가 아닐까 싶다.

▶황상열 작가
글쓰기를 좋아하는 서툰 아재이자 직장인이다. 저서로 <모멘텀(MOME독서와 MTUM)>, <미친 실패력>, <나를 채워가는 시간들>, <독한 소감>, <나는 아직도 서툰 아재다>, <땅 묵히지 마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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