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철의 유통칼럼(9) 국경 없는 하나의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목표는 무엇인가?
권순철의 유통칼럼(9) 국경 없는 하나의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목표는 무엇인가?
  • 권순철
    권순철
  • 승인 2009.10.2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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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크게 중국에 의한 세계화, 이슬람에 의한 세계화, 유럽에 의한 세계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는데 산업혁명 이후 그 양상은 많이 달라졌다. 

개인의 자유를 바탕으로 한 물질생활의 추구, 기독교적 세계관에 바탕을 둔 유럽(미국 포함)인에 의한 세계화가 그것이다.

'국경 없는 하나의 자유로운 시장경제' 이른바 '자유주의 세계화'로 전세계가 격고 있는 미국식 자본주의의 바탕이 된 자유주의 가치관, 개인주의, 효율과 형평성, 자유와 권리, 민주적인 정치구조, 세속적인 부의 추구, 경쟁, 토론 등을 중시하는 가치관이다. 

개인의 자유와 합리적인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물질적인 풍요를 추구하는 유럽인의 생활태도는 전통적인 공동체 생활과 깊은 신앙심,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 등을 중시하는 여타 지역의 생활 태도와는 큰 차이가 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가부장적 가족주의, 협동주의, 조화, 권위와 서열, 수직적인 정치구조, 내세의 자유, 평온 등을 중시하는 사회는 '자유시장 경제의 세계화'에 편승하거나 거부하거나 혹은 이를 외면하려는 입장을 보일 수밖에 없다. 이른바 유교 자본주의, 시장 사회주의, 회교 원리주의 등이 이러한 예이다.

세계화가 남긴 심각한 문제 또한 많다. 세계화는 세계적인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시켰으며, 불평등은 국가간의 '전쟁의 위협'을 가져다 주어 군비경쟁을 가속화 시켰고, 자유시장 경제의 세계화는 인구폭발과 자원의 낭비를 가속화 시켰다.

유럽인들이 추구하는 세계화는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있을까? 자유시장 경제를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하는가?

이제 전세계는 '빠른사회'와 '느린사회'의 양대 문화로 나뉘게 되었다. 글로벌은 바르고 정확하며 가볍고 변화무쌍한 태도를, 로컬은 무겁고 고집스러우며 끈끈한 태도를 지향한다. 이 양자가 수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글로벌 문화를 갖고 있는 빠른 사회가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로컬의 느린 사회가 소멸할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빠르다는 것은 상대적인 개념이며 빠른 문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바람개비를 빨리 돌리면 단색으로 보이지만 그 본질은 여러 개의 색상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이다.

유럽과 인접해 있으면서 자원이 풍부한 이슬람문화권도 여성의 권위를 억압하는 회교원리주의를 바탕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대안이 될 수 없다.

우리가 갖고 있는 유교적인 가치관은 분명히 경쟁보다는 조화와 화합 그리고 중용을, 개인보다 가족과 국가를 중시하고, 정직보다는 성실과 근면을, 자유보다는 조직에의 규율과 질서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에, 서구적인 가치관은 경제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유교적인 공동체의 유지에는 역기능을 가져올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에 관한 한 충분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에드워드 로마르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는 '현대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교적 가치관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로마르 교수는 부모, 형제, 사제 등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유학적 사고방식은 현대 기업이 안고 있는 갈등 구조를 해결하고 조직 화합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도덕규범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학습을 통한 지식습득을 강조하는 유학적 가치는 전문지식과 도덕지식을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현대인에게 21세기적 지식규범으로 다가서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유교적 가치관에 주목하고 있으며 실제로 세계적인 기업인 IBM은 유학적 가치관인 '지식, 존경, 인간에 대한 서비스'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인의예지 수기치인(仁義禮智 修己治人)과 같은 덕목은 문명충돌, 환경파괴, 인권유린과 같은 인류사적 문제는 물론이고, 지역갈등, 노사문제, 교육문제 등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숙제에 명쾌한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유럽적인 가치관을 일부 수용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것보다 삶을 풍부하게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갖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고 받아들이기에는 우리의 감내해야 할 위험 또한 크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불교와 힌두교를 근간으로 한 남부 아시아, 민족종교로 가득 찬 아프리카 남부는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에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들은 그래도 다수가 행복해 한다.

다수 개인은 빠른사회에 익숙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느린사회에 익숙하다. 또한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주어지는 기회가 성공적인(행복한)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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