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톱은 누가 한국에 소개했을까?
고스톱은 누가 한국에 소개했을까?
  • 등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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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9.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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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들어온 화투에 관해서는 대체로 이야기가 모아지는데, 고스톱은 해방후에 도입되었는데도 오리무중입니다.

누가 들고 들어왔을까요? 고도리는 그럴 듯 한데, 왜 생뚱맞게 일본어도 아니고 한국어도 아닌 영어 '고스톱Gostop'일까요?

"인간 우장춘"(김태욱, 1984)를 갖기 전까지 나는 우장춘 전기가 이리도 없는줄 미처 몰랐다. 김태욱은 1950년 우장춘 박사가 귀국한지 돌아가실 때까지 9년동안 한결같이 가까이에서 모셨다. 그때의 일화담이 담뿍 들어있어 흥미롭다.

우장춘 박사는 유머감각도 좋고 대인관계도 상당히 너그러운 위인으로 그려진다. 술은 거의 못하고 도박과 화투에도 조예가 깊어 화투를 수학적으로 접근한 책을 쓰려다 말았다고 한다. 그 중에 '고스톱'의 유래에 관한 흥미로운 구절이 있어 모셔온다.

김태욱은 고스톱 방식을 도입한 이가 우장춘 박사라고 적시하고 있다. 일본말로는 '고이'이였다. '고이'라는 말의 의미는 우리말로는 '오라'라는 의미이지만, 이때는 '덤벼라'라는 도전의 뜻이다.

일본에서는 '코이코이(こいこい)라는 게 '오다'라는 뜻의 래(來)의 명령형이다. 말그대로 '와라'와 함께 '덤벼라'도 있는데, 꽤 그럴싸 해보인다. 이 일화의 소개자가 9년동안 우장춘과 동거동락한 이의 말이니 더더욱 고려해 볼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위키에서는 위 사진과 함께 "코이코이(こいこい) 방법으로 정렬된 하나후다 모습"이라는 설명을 달고 있다. 무엇보다도 우리에게 코이코이라는 뜻을 알게 해 준 게 의미가 커다고 하겠다. 나무위키에서는 코이코이에 대한 설명이 자세하다.

그러나 언제 한국에 들어왔는지, 왜 이름이 고스톱이나 고도리로 바뀌었는지에 대한 '구라'가 없다. 화투는 100년이 넘었는데, 이야기의 얼개가 짜여져 있는 것과 비교하면 의외다. 그나마 제일 근사치로 접근한 건 '산하'라는 필명으로 유명한 김형민 Pd의 2019년 기사로 보인다.

고스톱의 연원은 짐작하기 어렵다. 지역마다 사람마다 다양한 '썰'이 있을 뿐이다. ....

1997년 한겨레신문은 “50년대 일본에서 개발돼 70년대 한국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쓰고 있지만 60년대 중반 해외 중소기업 탐방단으로 유럽 각국을 방문했던 일행이 '선반이 있는' 영국 기차에서 고스톱판을 벌여 영국의 노년부인들로부터 “화툿장이 굉장히 예쁘다는 칭찬을 받았다.”고 1966년 매일경제신문은 기록하고 있으니 '고스톱' 게임의 연원은 예상보다 더 거슬러 올라간다 하겠다.

김형민은 김태욱의 이 책을 보지 못한 것 같다.그랬더라면 호사가적 관심으로라도 우장춘을 언급했을 것이다. 아무튼 그의 조사에 의하면 고스톱은 1950년대 또는 1960년대 초에 도입되었겠다. 거없이 짐작하는데 이러하다.

나는 김태욱의 회고가 사실에 근접했으리라 전제하고, 고스톱의 명명유래를 이렇게 본다

첫째 해방후 한일간의 험악한 분위기를 전제하면, 고스톱은 선원 등이 아니라 우장춘과 같은 인텔리에 의해 들여왔을 가능성이 높다.

둘째, 고스톱 - 일설에는 고스톱이라는 명명 유래가 한국에 진주한 일본거주 미군들에 의해 붙여졌다는데, 점령군 미군이 왜 패전국의 화투에 관심을 가졌을까를 생각해보면 허랑한 이야기이다. 짐작컨데, 덤벼라라는 뜻의 '고이'를 당시 한국인들이 초딩영어 '고Go'로 치환해서 연관어인 스톱을 생각해내서일 가능성이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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