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톱다운 케미' 최대치적 꼽으며 유화적 손짓
트럼프, '김정은과 톱다운 케미' 최대치적 꼽으며 유화적 손짓
  • 유세인
    유세인
  • 승인 2019.09.21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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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비핵화에 대한 '새로운 방법론'을 꺼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 구축을 트럼프 행정부 들어 일어난 '최고의 일'로 꼽았다.

    여기에 더해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돌아온 뒤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의 부모와의 지난 14일 백악관 만찬을 언급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비난 대신 오히려 석방을 위한 신속한 대응에 나서지 못했다며 전임 행정부에 화살을 돌렸다. 북한이 껄끄러워하는 인권 문제는 피해간 것이다.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두고 김 위원장을 향해 연일 유화적 제스쳐를 보내는 모양새이다.

    특히 이날 발언은 실무협상의 새 북측 대표로 임명된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가 담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방법' 언급을 환영하며 협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가운데 나왔다.

    연일 북한을 향해 내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올리브 가지'가 실제 북측의 '새 계산법' 눈높이에 맞는 '새로운 방법'으로 구체화, 북한의 요구에 대한 '화답'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양자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나는 적어도 3년 동안 이 나라에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은 내가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아프가니스탄 무장반군조직 탈레반 지도자들과의 협상 결렬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외 지도자들과의 톱다운 협상에 대한 자신의 '지론'을 펴는 와중에 나왔다. 그는 북한의 '엄청난 잠재력'도 재차 거론했다.

    전임 정권들이 지난 50년간 하지 못한 일을 자신이 해냈다며 차별화를 시도, 미 조야 내 비핵화 성과 부진론을 불식시키면서 북미 정상 간 '톱다운 케미'를 토대로 비핵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새로운 방법'이 실제 가동되기 위해서는 그만큼 북한의 구체적 비핵화 행동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들어 김 위원장을 향해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비핵화 결단에 나서라는 촉구 차원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10일 북한이 '눈엣가시'로 여겨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한 뒤 볼턴 전 보좌관의 리비아 모델'(선(先) 핵폐기-후(後) 보상) 언급을 연달아 비판했다. 지난 18일에는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며 '새로운 방법'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의 극적 변화를 가져온 김 위원장과의 '톱다운 케미'를 전면에 부각한 것을 놓고 비핵화 문제에 대한 구체적 성과를 조기에 도출, 대선 국면에서 최대 외교 치적으로 내세우려는 '재선 셈법'을 반영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나온다.

    앞서 실무협상 미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 6일 강연에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앞으로 1년 동안 중대한 진전을 이루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선 가도에서 갈 길이 바쁜 트럼프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조기 성사와 맞물려 연내 대북 성과물을 내기 위해 '새로운 방법'으로 대변되는 '제3의 해법'을 내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관건은 미국이 실무협상에 앞서 북한이 의제화에 나선 체제보장과 제재 완화 등 상응 조치에 있어 어느 정도 수준에서 '답'을 내놓느냐 여부와 북한이 이번에 김 대사의 담화를 통해 재확인한 '단계적 접근' 입장에 대해 일부 유연성을 발휘하느냐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일단 북한의 '단계적 접근' 입장에 대해 시간과 장소가 정해지면 관련 논의를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협상 테이블이 꾸려지면 양측의 안을 각각 올려놓고 '열린 자세'로 논의해보자는 취지로 보인다.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비건 대표와의 면담 후 특파원들과 만나 "북쪽에서 계속 신호가 오고 있다"며 비건 대표와 이 사안과 관련해 어떻게 같이 일할 것인지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북미가 "서로의 입장을 경청하고 거기서부터 어떻게 이제 접점을 찾아 나갈 건지 그게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이 '최종상태'를 포함한 비핵화의 정의를 비롯해 전체 로드맵을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단계적 이행'에 나서야 한다는 기존의 확고한 입장에서 유연성을 발휘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대선 국면에서 '섣부른 합의'라는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상응조치도 전체적 퍼즐 맞추기 속에서 비핵화 실행조치 조합과 연동돼 있다는 점에서 미국으로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최대치를 견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는 23일 유엔총회가 열리는 뉴욕에서 개최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방법'으로 대변되는 비핵화 해법에 대한 조율도 구체적으로 이뤄질지 주목된다.

    다음날인 24일 유엔총회 무대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발신할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에 '새로운 방법'의 일단이 담길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북측의 '새 계산법' 촉구에 어느 정도 '응답'할지 등에 따라 실무협상의 재개 시기와 협상 추이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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