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급등 없을 것…상한제가 변수"
"서울 집값 급등 없을 것…상한제가 변수"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19.09.0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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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3대책을 '절반의 성공'

   

전문가들은 9·13대책을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했다.

    대책 발표 직전 다락같이 오르던 서울 집값을 안정시키는데는 성공했지만 뚜렷하게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보긴 어렵고 주택 거래 침체로 실물경기 악화로 이어졌다는 이유에서다.

    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주택도시연구실장은 "서울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9·13대책 이후 집값 상승세가 둔화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가격 안정 효과에 비해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면서 거래량 급감, 건설투자 급감 등의 부작용이 확대된 것은 우려할 만한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대출 규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의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면서 지난해까지 사회적 문제가 된 갭투자가 많이 줄었다는 게 성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저금리로 인한 시장의 유동성을 잡는데는 실패하면서 완벽한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진 못했다"고 분석했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는 주효했지만 결과적으로 9억원이 넘는 고가주택들이 즐비한 강남권 등지에서는 현금 부자들의 잔치가 돼 버린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청약시장을 무주택 실수요 중심으로 개편하고, 예비당첨자 비율을 5배로 늘려 '줍줍' 차단에 나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박 위원은 "청약제도 개편은 무주택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9·13대책의 가장 큰 성과중 하나"라고 말했다.

    다만 로또 아파트 양산으로 청약가점이 오르면서 젊은층, 갈아타기 수요들이 청약을 통한 내집마련이 어려워진 점은 아쉬운 점으로 지적했다.

    3기 신도시 공급에 대해서는 우려가 많았다.

    서울 등 정작 주택 공급이 필요한 곳은 규제로 묶고 외곽에 공급을 확대하면서 기존 1, 2기 신도시까지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앞으로 인구 감소를 고려하면 도심 안쪽으로 효율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해야 할 시점인데 외곽에 공급물량을 확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판단이었다"며 "서울 주택수요 분산 효과는 적고 아직 개발이 끝나지도 않은 2기 신도시를 죽이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서, 앞으로 서울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민단체들도 3기 신도시 공급에 부정적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성달 부동산건설개혁본부 국장은 "신도시 정책은 집값 안정책이 아니라 투기조장책"이라며 "공급 확대정책은 투기로 인해 집값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집값 향배의 최대 변수 중 하나로 분양가 상한제를 꼽는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내에서 지정할 수 있는 상한제 적용 지역을 얼마나 광범위하게, 얼마나 빨리 지정하느냐에 따라 집값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는 분양가 상한제를 일부지역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라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국토교통부는 우선 10월 중으로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되는대로 적용 지역과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상한제 도입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면서 되레 신축 아파트값이 뛰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박원갑 위원은 "상한제 시행에 따른 불안심리로 청약시장이 들끓고 공급 부족 우려로 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하반기에 추가 금리 인하도 예정돼 있어서 서울 집값이 쉽게 빠지진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국감정원은 올해 서울 아파트값이 2%대의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집값 상승세를 봐가며 집값이 과열되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을 확대하고 시행 시기도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앞으로 집값이 오르더라도 작년과 같은 과열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출이 막혀 있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가 심해 갭투자자 등 투기수요의 유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허윤경 실장은 "최근 경기침체, 저물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도 침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서울 집값만 나홀로 상승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수도권 집값이 안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집값 하락을 위해서는 매물을 늘려 거래의 숨통을 틔워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근 강남 집값이 다시 오른 것은 양도세 중과, 재건축 지위양도 금지, 임대사업자 규제 등으로 주택시장에 매물이 부족한 영향이 큰 만큼 거래 가능한 유통 물량을 늘려야 집값이 잡힌다는 주장이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최근 거래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오르는 것은 매물 잠김 현상 때문"이라며 "다주택자에게 매도의 길을 터줘야 매물이 늘고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앞으로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집값 안정을 기대하려면 서울 등 대기수요 높은 지역에 대한 꾸준한 공급 확보 방안, 보유세 인상에 발맞춘 거래세 정상화 등의 후속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청약열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주택정책실장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등으로 청약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는 가운데서도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단지와 없는 단지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미분양 해소 지원 정책 등 지방시장을 정상화할 수 있는 정책이 나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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