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짝퉁에 몸살 앓는 한국 중소기업들…유럽시장 '도전장'
중국 짝퉁에 몸살 앓는 한국 중소기업들…유럽시장 '도전장'
  • 김건호 기자
    김건호 기자
  • 승인 2019.09.0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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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9' KT파트너스 전시장에서 이재진 성창주식회사 대표가 허욱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만나 회사 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제품을 내놓은지 6개월 만에 중국에서 카피 제품이 나왔다. '직류 무정전 전원장치'란 이름을 우리가 만들었는데 구글에 검색하면 중국 업체들에 밀려 우리 회사 이름은 보이지도 않는 지경이다."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IFA) 2019' 현장에서 만난 이재진 성창주식회사 대표는 중국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한숨을 내쉬었다.

무정전 전원장치(UPS)란 정전 등으로 전원이 끊겼을 때 일정시간 동안 장비가 꺼지지 않도록 전기를 공급하는 보조장치다. 성창은 기존에 쓰이던 교류 방식의 대형 UPS 대신 보안카메라, 무선공유기 등 개별 장비의 전원 어댑터 뒤쪽에 설치하는 직류 방식의 초소형 UPS를 최초로 개발했다.

해당 장치는 기존 장치보다 훨씬 작은 크기에 제품 가격과 설치비도 낮아 보안·방재 등 다양한 용도로 국내외에 판매됐다. 하지만 금방 이 제품의 가능성을 눈치챈 중국 업체들이 카피 제품을 더 싼 가격에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다. 성창은 국내외에 10여개의 특허를 출원하고 상표권도 전부 등록했지만 중국 업체들의 노골적인 '카피캣' 전략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이 대표는 "중국 업체들은 조직적으로 카피 제품을 만들고 유통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며 "여기에 물건이 풀려 덤핑으로 팔려 나가면 원래 제품을 개발한 회사는 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새로운 '판로' 확보가 절실했다. 이 대표가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KT와 손잡고 이번 IFA 전시에 참가한 이유다. 동남아 등 개도국 시장에선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를 견디기 어려워 가격보단 품질에 대한 신뢰를 보다 중시하는 선진국 시장으로 선회한 것이다. 이 회사는 최근 독일 내 주요 판매처를 확보했고, 이번 행사를 통해 추가로 유럽 수출 지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동남아 등 개도국 시장에선 품질은 한국산을 원하면서 가격은 중국산을 원한다"며 "중국 업체들은 저가로 제품을 공급하면서 고장나면 새로 사서 쓰라는 식이기 때문에 유럽 등 선진국에선 그나마 품질에 대한 신뢰가 있는 한국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올해 IFA 2019 'KT파트너스관'에는 성창 외에도 체성분 분석기 시장을 개척한 '인바디'와 손바닥보다 작은 초소형 IPTV용 UHD 셋톱박스를 개발한 '이노피아테크',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스마트 가로등을 개발한 '가보테크', 시공현장에서 별도의 접속 장치 없이 바로 사용 가능한 광커넥터와 광분배기를 개발한 '고려오트론' 등 '실력파' 중소기업들이 공동으로 전시에 참여했다. 이들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들로 이번 IFA 전시 참여를 통해 유럽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다.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선진국 시장을 뚫기엔 기술력 외에도 장벽이 많다. 특히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 사업의 '물꼬'를 트는 일이 상당한 부담이다. 최근에는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선전하면서 한국 기업에 대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졌지만 중소기업에게 해외 진출은 여전히 '문턱'이 높다.

KT는 이런 중소기업들의 수요를 반영해 지난 2013년부터 기술력 있는 협력사들이 대규모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행사에 KT 브랜드로 함께 전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KT는 선발된 협력사에 부스 임차비, 전시에 필요한 장비 임차비, 현지 체재비 등을 전부 지원해 업체들이 해외 바이어들과 자유롭게 네트워킹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앞서 지난해에는 4개 주요 글로벌 전시회에 25개 협력사와 함께 참가해 총 70억원 규모에 이르는 수출 계약 성과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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