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예전에 마른형이었다.우리나라 표준으로 정량화되어 있는 기본 몸무게로 따져본다면 저체중이었다.특히 바지를 입으면 엉덩이 핏이 살지 않았다. 살이 없으면 몸에 볼륨이 없고 볼륨이 없으면 옷을 입어도 옷태가 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단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사탕이나 초코렛을 굳이 찾아먹지도 누가 줘도 먹지 않는 형이었다. 그런 내가 살찌기 위해 초콜렛을 한달동안 질리게 먹어봤다는 것이다. 그래도 변동은 없었다.
밥 먹고나면 먹은 만큼 늘어났고 배 꺼지면 원상태로 돌아오는 몸무게였다.

거기다 입도 짧았다. 피자나 치킨, 기름지고 느끼한 음식을 좋아하지 않았다. 피자도 기껏해야 한조각도 다 먹지를 못했고, 치킨도 몇 조각 먹고나면 물렸다. 그래 입이 짧은 게 문제이기도 했다. 깨작깨작거리니까.
어떤 이가 한약 먹고 살이 쪘다는 말을 듣고 한약을 지어 먹었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마지막 방편으로 살찌는 약을 검색도 해봤다. 다이어트는 진지하게 다루면서 살찌고 싶다는 고민에 달린 말은 누가 봐도 장난스럽거나 무성의하거나 비난이나 욕도 있었다. 그래. 뚱뚱한 것만 문제라는 거구나. 그래 지네들 고민만 고민이라는 거네. 새삼스럽지 않다. 주위의 빈말에 또는 조롱 섞인 말에 조금은 익숙해지고 내성이 생겨서. 그래도 진지한 사람 하나는 있겠지 하고 포기하지 않고 스크롤을 내렸다.

'그냥 많이 먹으면 된다.' 가 다수의 의견이다.
살 찐 사람에게 적게 먹으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식욕부진이나 위가 작은 탓인지 많이 먹지를 못했다.살을 찌기 위해 억지로 먹는 건 곤욕이고 때로는 고문이다. 살 찐 사람이 못 먹는 고충과 다르지 않다.
살이 찐 사람만, 다이어트로 고통받는 사람만이 공감을 얻어내는 세상에서 말라서 고민인 사람은 그 고민 자체가 염장지르는 소리라고 치부되었다.
억지로 내 몸에 위해를 가하고 싶지 않았다. 몸이 싫어하는 짓을 하려는 시도 자체가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에 다 내려놓았다.
난 지금 체질이 많이 변했고, 식성도 많이 달라졌다. 지금은 마른 것이 고민이 아니라 살이 더이상 찌지 않도록 하기위해 하루 두 끼를 먹는다.
식성도 체질도 변하며서 내 몸도 변화를 맞았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칼럼니스트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하는 전문적인 정보를 자유로운 형식으로 표현하는 '전문가 칼럼'을 서비스합니다. 전문가 칼럼은 세상의 모든 영역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글들로 구성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새로운 스타일의 칼럼입니다. 칼럼 송고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gold@fntoday.co.kr 로 문의해 주세요.
후원하기
- 무통장입금: 국민은행 917701-01-120396 (주)메이벅스
- 정기후원 (만원/삼만원/오만원)
- 일시후원 또는 자유금액 후원
- ARS 후원하기 1877-0583
- 후원금은 CNN, 뉴욕타임즈, AP통신보다 공정하고
영향력있는 미디어가 되는데 소중히 쓰겠습니다.
저작권자 © 파이낸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Fn투데이는 여러분의 후원금을 귀하게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