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대 시화 에세이] (10) 가을 아침
[신성대 시화 에세이] (10) 가을 아침
  • 칼럼니스트 신성대
  • 승인 2019.09.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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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아침

선선한 바람이 기웃거리는 아침
여름내 우렁찬 매미소리 시들고
마주 선 은행나무 가로수
주렁주렁 설익은 가을이 맺혔다

산다는 것은
가슴시린 겨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철 폭염에 시달려
무너지는 여름만 있는 것도 아니다
겨울과 여름 여름과 겨울 사이
시간의 숙성에 익어가는 가을처럼
희망의 열매가 맺히는
그 힘으로 사는 것이다

가을 아침 달콤한 꿈처럼
계절을 비집고 익어가는
주렁주렁 열린 은행나무 아래
하루의 천진한 걸음이 가볍고
살갗을 스치는 초록 바람을 쫒아가는
소소한 아침이 행복해진다

 

**

무덥던 날씨가 언제 그랬냔듯 아침저녁 선선한 바람이 갑자기 찾아오는 계절이 아름다운 가을입니다. 초록의 싱그러움이 남아 있어 여름같고 약간은 서늘한듯 선선한 바람이 가을 같은 경계의 시간은 환절기라 하여 감기도 함께 겪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쯤되면 자연스레 여름을 달궜던 매미소리도 서서히 잦아들기도 합니다. 가을은 추수의 계절이고 풍성한 열매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여름과 겨울 사이 풍요의 선물을 안기며 여름내내 더위와 태풍을 견뎌낸 농부의 고된 꿈을 거둬들이는 희망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가을은 여름과 겨울 사이 여름을 버텨내고 겨울을 준비하는 전선의 병참부대 같습니다. 은행나무 아래를 지나는 가을 아침에 알알이 맺힌 은행열매를 보다가 삶이 익어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인생은 잔인한 여름과 혹독한 겨울만 있는게 아니구나 그래서 내가 아니 우리가 살아가는 구나 하는 소소한 행복을 발견하는 가을 아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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