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살고싶어.
자연 속에서 살고싶어.
  • 송이든
    송이든
  • 승인 2019.08.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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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소유욕이 가장 하찮았다. 그걸 너무 오래 모르고 살았다. 인생은 미리 무얼을 알려주지 않는 것 같다. 어른들의 경험치를, 인생치를 우리는 귀담아 듣지 않았다. 잔소리로 치부해버렸다. 깨지고 부서지면서 여기까지 와서야 그걸 몸소 느끼고 있다.
무언가를 가지고 싶어 사들이고 나면 그 간절했던 마음은 온데간데 없고 또 다른 소유욕으로 옮겨갔다.
의. 식.주만 해결되는 것으로 행복했던 그 시절에서 멀어져 우리는 최신형, 최고급, 소장용 같은 것들로 채우기 위해 불붙고 타오른다.
욕망, 욕심, 욕구 그런거 절대 채워지지 않고 만족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평생 모르고 가는 사람들도 있다. 죽음의 문턱에서야 다들 헛되다 후회 한 줄 남기고 가는 이도 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높이 치솟는 건물이 어떨땐 무섭다.
전망권이니 조망권이니 하며 거대하게 붙는 숫자에도 어이상실일 뿐이다.
땅도 모잘라 좀 있음 하늘도 사들일 판이다.
창문을 열어놓으면 거실바닥에 먼지가 들어와 발바닥이 까매진다. 도대체 창문을 열고 내가 환기를 시키는걸까, 미세먼지를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짜증이 밀려온다.
산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 보면 안개도 아닌 미세먼지가 시야를, 풍경을 다 가리고 있다.
작은 산에 올랐는데 새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장마철에 여기저기 물이 범람하는데 개구리 소리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
여름이면 매미소리에 시끄러울정도였는데 지금 여름인데도 매미소리를 못 들어봤다.
흙을 못 밟아봤다. 언제나 뜨거운 시멘트 바닥이다.
새로 생긴 신상품과 건축물로 세상은 시끌벅적한데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관심은 어디에도 없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 점점 자연을 파괴하면서 가해자로 변모해가고 있다.
사람들의 욕심으로 자연이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다.
그게 안타깝다. 내 아이의 아이들이 살 세상이 너무 삭막한 우주공간 같으면 어쩌나 하고 말이다.
자연속에서 살고 싶다. 차를 타고 자연을 보기 위해 비싼 돈을 들여 여행을 가야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눈감고 눈뜨는 이 공간에, 이 작은 동네가 자연에 둘러싸여 있었으면 좋겠다.
만들어 놓은 인위적인 공원이 아니라 태초에 있었던 자연을 누리고 싶다.
사방에 숲이 있고, 호수가 있고, 산이 있고, 새가 있고, 산에서 열매를 따먹고, 미세먼지가 아닌 맑은 공기를 흡입하고 싶고, 밤하늘의 별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정도로 반짝반짝 했으면 좋겠다.
지나는 길목에서 우연히 발견한 들꽃에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시선을 뺏기면서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욕심이, 탐욕이 더는 자라지 않았으면 좋겠다.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편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은 이미 넘어섰다고 본다. 그만 해도 되지 않을까.
더 가지려는 더 누리려는 탐욕이 우리에게서 자연을 빼앗아 가고 있다는 걸 모르고 있는 것 같다.
인간애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발전을 이젠 멈추었으면 한다.
역으로 인간의 탐욕을 채우는 전진말고 인간애를 찾기 위한 후진을 할 수 없는걸까. 그랬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지구에서 이루어지는 전진은 소유가 아닌 자연속으로 인간을 되돌려는 것이었으면 한다.
지구멸망을 걱정해 다른 행성으로 옮겨가야 할 두려움에 내 아이들의 미래가 공포스러운 삶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나는 박물관이 자꾸 생기는 게 슬프다. 자꾸 유물로 사라져 인간이 만든 탐욕스러운 공간에 담기는 게 싫다.
자연이 최고의 예술품이고, 조각품이라 여긴다. 인간이 아무리 모사한다고 해도 자연의 솜씨를 따라갈 수 없다.
공룡이 사라져 박물관에 담기듯 많은 동물과 생물체들이 사라져 저 박물관에 박제되어 버릴 것만 같다.
난 박물관에 가서 감상하는 것보다 자연 그대로의 날 것을 보고 느끼고 싶다.
어릴 적 제주도에 살면서 많은 폭포를 보며 살았다. 자연이 품는 아우라에 입이 떡 벌어졌다.
폭포에서 물이 떨어지지 않으면 더는 폭포로서의 의미가 없다. 인간이 자연과 떨어져 있는 삶을 상상하기도 싫다.
요즘은 사람들로 인해 만들어진 공원과 여행객을 유치해 돈을 벌려고 만들어진 축제와 건축물들을 보며 씁쓸하다. 인공조미료가 아닌 천연조미료의 맛을 알기에.
나는 파리의 에펠탑보다는 아이슬란드 오로라를 보고 싶다.
"지니야, 난 자연속에 있고 싶어. 자연과 함께 살고 싶어. 자연을 지켜줘. 자연이 사라지지 않게 해줘. 자연속에서 사람들은 여유로웠고 따뜻했어.
아스팔트 인간들은 다들 살벌해. 어떨 때는 가슴이 없는 냉혈한같아. 자연에 담긴 인간으로 살게 해줘.
내 아이가, 내아이의 아이가. 그 아이의 아이가 숲과 강과 바다와 하늘과 땅과 조화롭게 어울려 살았으면 해. 자연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살았으면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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