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영원한 관계는 없다
[칼럼] 영원한 관계는 없다
  • 황상열 작가
  • 승인 2019.08.12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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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30대 초반까지만 해도 초등학교 죽마고우, 고등학교 친구, 대학교 동창 및 사회생활을 하며 알게된 선후배들과 시간이 맞을 때마다 만났다. 내 한달 저녁 스케줄은 정말 하루 이틀을 빼고 꽉 찼던 걸로 기억한다.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고, 사춘기때 부모님의 맞벌이로 꽤 오랫동안 혼자 지내면서 느낀 공허함과 외로움을 채우기 위해 미친 듯이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만났다. 그들과 술 한잔 나누어 마시고 왁자지껄 떠들다 보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렇게 마시다 취해서 오버페이스로 실수도 하다 보니 떠나간 사람도 많았다.

그 시절 술잔을 부딪히면서 영원한 우정을 다짐하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주위에 남는 친구는 별로 없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오랫동안 살았던 동네을 떠나면서 오래된 친구들도 이젠 1년에 한번 만나는 것도 힘들다. 30대까지는 남을 먼저 배려하고 내가 좀 손해보더라도 사람을 만났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는 것조차 싫다고 할까? 오래 만난 친구라도 맞지 않으면 조금은 시간을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었다. 어린시절에는 아무 거리낌없이 편하게 만났지만, 역시 나이가 들면서 각자가 처한 경제적인 상황이나 결혼유무 등에 의해 조금씩 멀어지게 된다.

요새 느끼는 건 어떤 인간관계도 영원한 것 없다는 것이다. 살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가만들어지고 오랜 인연이 끊어지기도 한다. 또 평생동안 함께하는 관계도 소수지만 분명히 남는다. 올해 봄까지만 해도 잘 지냈던 사람들과 예기치 않은 이유로 관계가 소원해지거나 끊겼다. 단지 성향이나 관심사가 달라서 관계가 끝난 것 뿐인데, 여전히 마음이 여려 혼자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나중에 다시 만나면 웃으면서 볼 수 있을텐데. 그게 잘 안된다.

19년만에 뭉친 왕년 여자 아이돌 그룹 <핑클>의 멤버들이 나오는 <캠핑클럽>을 보면서 이런 관계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활동당시 이효리와 나머지 멤버들의 불화가 많았는데, 방송이지만 나이가 들어 서로 서운한 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이해하고 사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로 성향이 다르고 어린 나이였으니 많이 부딪히면서 각자 상처를 많이 입고 그 감정들이 쌓여 있을 것이다. 그렇게 멀어지면서 평생 안 볼 수 있고, 다시 만나서 서로를 이해하면서 다시 친해질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모든 사람들을 다 챙길수는 없으니 지금 현재 내 앞에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먹고 사느라 자주 보지 못하는 친구나 지인들에게는 시간이 날 때 가끔 문자나 전화로 안부라도 전해보려 한다. 자주 봐도 멀어질 인연은 끊어지고, 1년에 한번 봐도 이어질 인연은 어떻게든 남는다. 진정한 관계는 내가 잘못해도 이해하고 괜찮다고 해주거나 서로 진솔한 대화를 통해 상처를 어루만져 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너무 애쓰지도 말자. 그냥 자기 마음가는대로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사랑하며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진짜 관계는 완벽함에 있지 않다. ‘좋고 싫음’, ‘서로 다른 의견들’이 공존하고 충돌이 허용되는 것이 진짜 관계다.” - 성유미, <이제껏 너를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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