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가을
푸른 감잎이 돋고
잎 겨드랑이에
감꽃이 피고
꽃 진 자리에
애기 감이 불끈 주먹을 쥐었다
평화로운 아침
새소리보다
뜨겁게 험난한 더위
잊을만하면 몰아칠 비
온몸을 흔들 세찬 바람
이미 알고 있는지
더 단단히 가지를 움켜쥔다
파릇파릇 싱그러움이 감도는
감나무 그늘 아래서
잎 겨드랑이 안기어
불끈 주먹진 너를 보며
간절한 주문을 외운다
"붉은 홍시 너의 가을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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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익숙한 아침 산책길 늘 가던 코스를 가다가 나무아래 떨어진 설익은 어린 감 열매가 발에 치였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먹기에는 한참 떫을 것 같고 맛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상태였다. 감나무에 잎이 나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과정속에 갓 꽃옷도 다 벗지 못한 아기 감들이 안쓰럽고 귀엽기도 했다. 모진 더위와 비 바람을 이겨내야 제대로 감이 될 것이기에 떨어져 버린 감보다 나무가지에 움켜진 아기 감들의 치열함에 용기를 주고 싶었다. 수많은 가을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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