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백자 세계지도문매병’ 희소성과 미술성을 한 몸에 지녀
‘송 백자 세계지도문매병’ 희소성과 미술성을 한 몸에 지녀
  • 김진선 기자
  • 승인 2019.08.05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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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여주서 11~12세기 전후 변조된 것으로 추정, 현대 지도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 자랑

 

송 백자 세계지도문매병의 신비롭고 매력적인 자태에 빠져보자. 중국 오대와 북송의 남방계 요는 초기 고려자기의 형태나 기법 면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10세기를 전후해서 사라졌다. ‘송 백자 세계지도문매병의 태토는 상아빛이 도는 연질의 백자토이고 유약은 달걀빛에 가까운 백자유로 번조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질의 태토와 유약은 서로 밀착이 덜 된 상태로 구워진 것으로 보이며 그 사이에 기포가 생겨 산화되거나 요변 이후의 변화로 이와 같은 작품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모습이 마치 세계지도를 너무 닮아 신비스러울 뿐이며 원주나 여주에서 11~12세기 전후해서 변조된 것으로 추정해 본다.

 

이 작품을 소개한 장지호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약 20여 년 전에 사업차 일본에 자주방문 하던 중 일본 현지인의 소개로 일본 동경 부근 가나가와현 카마쿠라시에 거주하는 오카다 씨를 소개받았고 그는 우리나라 사대부에 해당하는 사무라이(에도시대17~18세기) 집안의 자손이었습니다라며 당시 그의 집에서 소장 중인 세계지도문매병을 보게 됐고 너무나 매력적이고 신비로워 보였습니다. 작품을 얻기 위해 3년여 동안 노력 끝에 기어이 본인이 소장할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되어 지금까지 소장하게 됐습니다라며 작품을 소장하게 된 동기를 전했다.

 

이 작품은 고령토가 많이 섞인 양질의 태토 위에 백토로 문장을 하고 그 위에 다시 백자 유약을 바른 것을 보면 고려백자라기 보다는 중국의 작품으로 여겨진다. 유약을 넉넉하게 발랐고 발색이나 투명도가 면경 알처럼 맑고 대단히 뛰어난 작품이다.

 

특별히 주목해야 할 것은 오랜 세월의 풍상을 겪는 동안 찌들고 스며들고 다시 스며 나오며 웅크리고 뭉치고 퍼지면서 용변과 지변에 의해서 만들어진 세계지도의 형상이다. 특히 중국 대륙과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이어지는 선은 유럽과 미국,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남극과 북극,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까지 현대 지도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신이 아니고는 도저히 이처럼 만들어 낼 수 없는 이 지구상에 유일한 보배라 할 수 있다.

 

공자는 인격도야의 완성은 예술이라 했다. 천 년을 늙어 때 묻고 찌들대로 찌든 한 점 백자 매병이 지닌 긴 세월을 참고 견디며 지켜온 고결한 생명을 예의로써 받아들이는 우리의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열려진 세계를 받아들이는 참 예술이기 때문이다. 자신을 모두 내주면서 얻은 불가사의한 세계지도가 자신을 스스로 위대하게 지키는 참 거룩함이기도 하다.

 

찌들뿐만 아니라 스며 나오기까지, 한 동네 어르신처럼 경륜을 쌓아 인간을 인간답게 인내하려는 큰 뜻처럼 깊은 의미가 있는 매병!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까지 드러내 주고 있는 이 지도매병이야말로 자기 경륜으로 인해 세계지도를 몸에 담고 보여준 자태는 누가 뭐라 해도 떳떳하다. 세계인 중 어느 누가 이 지도 매병의 천륜에 고개를 뻣뻣이 들 수 있으랴!

 

이 세계지도문매병을 장지호 회장은 이렇게 평한다. “세계지도문매병은 송나라 1126년에 당시 세계지도를 도자기에 새겨 만든 매우 보기 드문 도자기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 점 밖에 없는 희귀한 국보급 도자기입니다.”

 

골동품의 가치 기준이 희소성과 미술성에 있다면 세계지도문매병이야 말로 이 두 가지 가치를 한 몸에 지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연대 : 송 시대 11-12세기

규격 : 27.5cm / 구경 5.0cm / 동경 15.8cm / 요경 9.1cm / 지경 9.8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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