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그래도 행복한 무명작가입니다.
[에세이] 그래도 행복한 무명작가입니다.
  • 황상열 작가
  • 승인 2019.08.0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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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동안 다른 작가 출간 강연회와 독서모임 등에 참석했다. 그동안 업무와 여러 벌려 놓은 개인적인 일을 처리하다가 가고 싶었던 강연회, 모임등에 가지 못하다 보니 뭔가를 채우고 싶었다. 역시 유명한 작가들의 강연회를 들으면서 재미와 감동, 교훈 등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조금 착잡한 심정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2016년 4월 <모멘텀> 책을 시작으로 지난 주 <괜찮아! 힘들땐 울어도 돼>까지 개인적으로 7권의 책을 쓰고 출간했다. 2015년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인생의 처음으로 절실하게 작가가 되고 싶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못쓰는 글이지만 정말 내 이름으로 된 책 하나를 가지고 싶어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아니 그보다 더 솔직하게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 않을까 욕심도 났다. 직장일과 집안일을 제외하고 모든 시간을 투자했던 것 같다. 여러 좋은 멘토와 좋은 동료들을 만나서 직간접적으로 도움도 많이 받았다. 그렇게 첫 책이 출간되고 저자 증정본을 받고 온라인 서점 배송과 오프라인 서점 배포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잠을 자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 아마도 꿈을 이룬 기쁨과 이제 나도 곧 유명한 작가가 되겠구나 라는 설레임과 기대 등이 뒤섞인 감정 때문이리라.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해서 일단 글이 좋은 것과 저자의 인지도, 인맥과 주변의 입소문등이 기본이라고 쳐도 막대한 광고비 투입과 홍보가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워낙에 책을 읽지 않는 시대가 되어 유명하고 인지도가 있는 작가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팔지 못한다고 한다. 그에 비해 나는 인지도가 그리 있는 사람도 아니고, 솔직하게 다른 작가들의 글에 비해 좋은 편도 아니니 뜰 수 있는 확률은 1%에 가깝지 않을까?

얼마전 참석한 독서모임에 MBC 피디로 근무하면서 베스트셀러 저자이신 김민식 작가님의강연을 잘 듣고 있었다. 그런데 인세로만 몇 천만원을 받는다는 이야기에 마음이 좀 복잡하면서 강연에 집중하지 못했다. 출간한 책으로 기껏해야 인세로 평균 3~4만원을 받다보니 은연중에 나도 모르게 부러움을 넘어서 시기와 질투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강연회가 끝나고 나서도 그 여운이 오래 남았는지 그렇게 좋아했던 글쓰기도 하기 싫었다. 설상가상으로 발목부상과 장염 등으로 몸도 아프다 보니 독서와 글쓰기도 손을 놓았다.

이래저래 열심히 한다고 하지만 하는 것에 비해 결과가 초라한 것을 볼때마다 힘이 빠지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내 노력의 부족이 가장 클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고 하지만 정말 절실하게 거기에만 매달렸는지 반성해본다. 혹시 이 글을 읽다가 혹자는 배부른 소리하지 말라고 할 수 있다. 책 한권을 내고 싶은 사람도 수두룩한데 이미 다작하고 있는 사람이 뭐가 아쉬워 그런 소리를 하냐고 말이다. 맞는 말씀이다.

그렇게 3일 정도를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금요일 퇴근 후 오랜만에 여동생 내외와 저녁을먹었다. 일하는 여동생 내외 대신 조카를 돌보기 위해 아내와 아이들은 미리 여동생 집에 와 있는 상태였다. 저녁을 먹으면서 요새 내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여동생 부부, 아내와 대화를 나누었다. 듣고나서 원래 좀 화끈하고 직설적인 여동생의 한마디에 마음이 펑 뚫렸다.

“오빠는 회사도 다니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고 잘하고 있잖아. 그냥 계속 글쓰고 지금처럼 좋게 지내. 참 글쓴다고 육아하느라 힘든 언니도 좀 도와주고.. 그런 걸로 고민하지 말고. 오빠처럼 못하는 사람이 더 많아. 그리고 안 유명하면 어떠냐? 오빠 글을 좋아하는 사람도 분명 어디에도 있을거야.”

또 한번 망각했다. 꼭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하더라도 그래도 어딘가에 내 글을 통해 위로받고 좋아하는 단 한사람을 위해 계속 글을 쓰고 싶었다는 사실을. 애써 위로한다고 정신승리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여동생의 말을 통해 내가 왜 글을 쓰고 있는지 다시 한번 자각하게 되었다. 어차피 죽는 그날까지 다산 정약용처럼 읽고 글을 쓰면서 생각하고 책을 출간하는 삶을 살 것이고, 100살에 죽는다해도 60여년 정도 인생이 남았는데 말이다. 60년 동안 1권씩만 써도 내 생애 70권은 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살아 생전에 주목받지 못하다가 죽은 뒤에 불멸의 명작으로 추앙받는 위인도 있고, 오랜 무명기간을 거쳐 폭발한 작가도 있다. 물론 글도 좋고 운과 타이밍이 맞아 한번에 뜨는 작가나 스타도 있기 마련이다. 불과 5년전만 해도 내가 글을 쓰고 책을 출간할지도 몰랐는데 말이다.

나란 사람은 여전히 불완전한 사람인지라 시기와 질투도 하고, 욕심도 부릴 수 있다. 마음속엔 정말 딱 한번은 유명한 저자가 되어 여기저기서 강연이나 인터뷰가 쇄도하는 그런 꿈을 꾸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무엇이 문제있는지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그 결과 지금까지 출간했던 7권의 책을 통해 어느 정도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는지 감은 익혔지만, 여전히 자기만족의 글이 많았고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문제을 알았으니 이제 어떻게 해결할지 좀 더 연구하여 어떤 글을 써야할지 공부하는 일만 남았다.

그래도 아직 쓰고 싶은 글이 많은 나는 행복한 무명작가다. 포기하지 않고 하나씩 문제를 해결하면서 글을 쓰다보면 나에게도 한번은 기회가 올것이라 믿는다. 뜨고 싶지만 아직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작가님들을 같이 응원하고 싶다.

“요새 또 예기치 않은 인생속에 정신이 붕괴될때가 많지만 웃으면서 털어내는 연습을 또 해본다.P90

인생의 방향이 맞게 가고 있다면 한쪽 길로 가든 안가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한쪽 길로 가다가 너무 힘들고 지치면 잠시 쉬었다가 다른 길을 찾아보고 다시 방향을 수정하여 묵묵히 걸어가면 그만이니까._P113" [출처] 괜찮아! 힘들 땐 울어도 돼, 황상열 저

내 글을 통해 내가 위로받는 기분은 처음이다. 다시 힘들고 지치면 다른 길을 찾아 방향을 수정하여 한번 더 묵묵히 걸어가면 그만이니까. 무명작가 황상열 파이팅!

 

#그래도행복한무명작가입니다 #에세이 #무명작가 #계속쓰자 #언젠간나도 #작가 #나는매일쓰는사람입니다 #단상 #황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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