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의 대화
가족과의 대화
  • 박다빈
    박다빈
  • 승인 2019.08.0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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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는 가족의 소중함을 별로 실감하지 못했다. 이들 모두 그냥 내 곁에 영원히 있을 거라고 감히 착각했다. 나는 살면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많은 죽음을 겪었다. 내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나는 자연히 인생에 대한 심오한 상념에 빠졌다. 우리는 언젠가 모두 헤어지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그러면서 인간관계에 대한 깊은 감사와 애정을 느끼게 되었다. 언제까지나 내 곁에 머무를 사람은 없었다. 나도 누군가의 곁을 영원히 지킬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나는 윤회를 믿는다. 생을 돌고 돌며 누군가를 여러 번 마주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의 죽음이 원통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 생에서 이 사람과 만나는 것은 단 한 번뿐이다. 소중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것을 박대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박대할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모든 사람과의 관계는 이제 더없이 귀중한 자산이자 보배요, 축복이자 선물이다. 특히 가족관계가 그렇다.

다른 가족들도 그렇겠지만, 우리 가족도 정말 많은 우여곡절을 경험했다. 작년까지 그랬던 것 같다. 작년, 절정의 언덕을 넘어, 우리는 평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면서 생산적인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에게 지지적인 면모도 많이 보이게 된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요즘 가족들과 대화하는 것이 무척 즐겁다. 같이 사는 가족과는 아침저녁으로 대화 나눌 때 번번이 즐겁고, 주말에 한 번씩 보는 가족과는 만날 때마다 안부 인사 나누는 것이 번번이 즐겁다. 별다른 주제 없이 그저 그런 얘기만 나누어도 따뜻하고 좋다. 전우애 같은 것도 형성된 것 같다.

얼마 전 글에도 썼지만, 가족을 이루고 산다는 일, 참 미묘하고 복잡하고 때로는 버겁다. 하지만 그 험난한 과정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게 되었고, 서로의 상처를 누구보다 잘 돌볼 수 있게 되었다. 고난이 다 지나고 나서야 속 편히 할 수 있는 소리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 버릴 갈등이 하나도 없다. 갈등이 갈등이기만 한 게 아닌 것 같다. 더 나은 가족이 되기 위한 산통처럼 느껴진다, 그간의 모든 갈등이.

가족이 있어 고맙다. 너무 많이 싸워 데면데면해진 이들도 있고, 서로의 삶이 너무 달라 서로를 새로 사귀는 듯 서먹한 이들도 있지만, 이들 모두가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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