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일평의 1934년 일기 중에서...
문일평의 1934년 일기 중에서...
  • 등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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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7.2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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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하 언론인이자 사학자인 문일평이 조선일보에 근무하던 1934년 쓴 일기가 발굴되어 책으로 나와 있다.

'문일평 1934년'이라는 제목인데, 그 중에 몇몇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셔온다.

ㅁ 4월 28일 토요일 - 금녀가 인천으로 소풍을 갔다.....(생략)

일제 때는 4월 개학이었다. 개학한지 한달여 지나 소풍을 갔다는 뜻인데, '토요일날 인천'이라는 게 의외이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갔다는 것도 의외이다. 인천이라고 하면 월미도이고 아니라면 송도 쯤이었을 것이다.

ㅁ 4월 30일 월요일 - 동욱이가 우이동으로 소풍을 갔다....

아들 동욱은 더 의아하게도 월요일 소풍을 갔다는 것. 서울에서 벚꽃으로 제일 유명한 우이동 은 이때가 벚꽃이 만발한 때였다.

ㅁ 5월 28일 월요일- 김추사집을 읽었다. 개성으로 가는 길에'라는 시에 인삼꽃 피어 온 마을에 향기가 가득하네'라는 구절이 있는데, 인삼이 과연 향기가 있는지 모르겠다.

과연 연암, 추사, 다산이 없었더라면 조선후기 지성사를 어떻게 구성할 수 있을까 싶은터에, 문일평은 추사 김정희의 실학 정신에 고개를 갸웃하는 이야기이다. 그러고보니 인삼이 과연 향기가 있는지 궁금한 건 나뿐만 아니리라. 검색해보니, 인삼은 잠간동안만 꽃이 피고, 은은한 향기가 있는 것 같다.

ㅁ 5월 29일 화요일- 오늘 아침 춘원이 회사에 왔다. 금강산에서 돌아왔다고 한다.

춘원 이광수는 1921년, 1923년 두 차례 금강산에 올랐고, '금강산 유기'를 남겼다. 1934년 유산기도 있다면, 10년사이 금강산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면서 후학들에게 훌륭한 자료가 될터엔데, 그가 다시 금강산기행문을 썼다면 좋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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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평은 12월 10일 '내한운동과 동기등산'을 기고한다. 이 글을 기고하게 된 계기는 그해 말 일본의 교토제국대학의 동계 백두산 초등 움직임 에 자극을 받아서인 걸로 보인다.

그러나 조선의 지식인이 등산 또는 동계등반을 바라보는 관점은 지극히 전근대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바라보는 등산은 '산악의 미', '심신 수양' 그리고 덧붙이자면 '조선인의 자존심'이겠다. 지금까지도 한국에는 이런 식으로 '전문 등반'을 바라보는 이들이 많다.

경도대학의 백두산 동계 등반의 취지는 (지금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근대알피니즘의 핵심을 알고 추구한 것이다. 아래에 일기의 전문을 모셔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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