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챙겨보지 못하지만 시간날때마다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편이다. 또 하나의 명품 드라마가 끝났다. '바람이 분다.' 치매에 걸린 도훈(감우성)은 사랑하는 아내 수진(김하늘)에 대한 기억을 점점 잃어간다. 처음 병에 알게 되었을 때 혼자 정리하기 위해서 일부러 아내를 밀어낸다. 그 사실을 모르는 수진은 다른 사람으로 변장까지 하며 도훈을 유혹하지만, 결국 아이를 낳고 헤어지게 된다.
점점 병세가 심해지는 도훈은 여전히 수진을 잊지 못한다. 우연히 친구 결혼식에 두 사람은 재회한다. 수진은 변장했을 때 그녀와 자신의 이름을 헷갈려 부르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의심하게 된다. 결국 친구를 통해 모든 사실을 알게된다. 도훈이 일부러 수진을 밀어내기 위해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숨겨 달라고. 그녀는 이제 서서히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그를 찾아간다.
치매와 정상을 오가면서 도훈은 다시 수진, 자신의 아이 아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짧아지는 도훈이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수진은 슬프기만 하다. 마지막 순간 짧게나마 도훈은 기적적으로 수진을 알아보며 고백한다.
“내가 잊을 수 없는 사람. 사랑해.” 그의 말에 그녀는 눈물이 터진다. 잠깐이나마 자신을 기억해준 것에 대해 감동했을 터.
“당신이랑 함께 하는 모든 순간이 지금 나에게 너무 소중해. 오늘보다 내일이 조금 더 힘들 수 있지만 괜찮아. 내가 도훈씨를 사랑하고 도훈씨가 나를 사랑하니까. 당신이 나를 기억하지 못하는 걸 내가 기억해주면 되니까. 지금처럼 내 곁에 있어주고 언제나 지금처럼 당신을 사랑해.”
수진은 다시 한번 도훈에게 화답한다. 비록 그가 앞으로 영원히 자신을 기억하지 못해도 사랑하는 마음만은 변치 않다는 것을 알기에. 두 사람은 소소한 일상을 이어가며 해피엔딩을 맞는다. 아마도 영원히 서로를 챙기면서 살아가지 않을까.
나에게 사랑이란 주제는 여전히 아프고 어려우며 서툴다.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옆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좋은 기억만 만들자. 헤어지거나 도훈처럼 기억을 잃어가더라도 좋은 추억의 잔상이라도 남겨 놓을 수 있게. 그 시간만큼은 후회하지 말고 원없이 사랑하자. 지나고 나면 그 시절 사랑으로 채웠던 순간들만큼 소중한 게 없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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